2020년 롯데쇼핑 할인점사업부장서 2021년 롯데마트 대표 선임
지난해 롯데마트 영업이익 873억원, 롯데슈퍼 256억원 흑자 전환
롯데가 정기 임원 인사를 앞둔 가운데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둔 강성현 롯데쇼핑 마트·슈퍼사업부 대표이사(부사장)의 연임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해 롯데마트의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되고 올해 새롭게 그리는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 등을 기반으로 강 대표의 재선임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3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내년 정기 인사를 위해 임원들의 자기 평가와 공적조서 제출을 마쳤다. 롯데는 통상 10~11월 임원 인사 평가를 실시했으나, 올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만큼 이른 인사 단행을 통해 경영 환경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롯데마트·슈퍼를 이끌고 있는 강성현 대표는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강 대표는 2009년 롯데 미래전략센터 유통팀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2012년 롯데쇼핑 H&B사업본부 롭스 대표, 2018년 롯데네슬레코리아 대표이사 등을 거쳐 2020년 롯데쇼핑 할인점사업부장을 맡았다.
롯데쇼핑에서 1년여간 경험을 쌓은 뒤 2021년 3월 정기주총을 통해 강 대표는 롯데마트 대표로 선임됐다. 강 대표는 수장 자리에 오른 뒤 가장 먼저 희망퇴직 카드를 꺼냈다. 또 12개의 점포를 폐점하며 조직 슬림화 작업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퇴직금 지급으로 일회성 비용이 증가해 강 대표 체제 첫해인 2021년 3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듬해 강 대표는 점포 리뉴얼 작업을 거치며 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특화 매장으로는 ▲리빙·식품 전문 매장 ‘제타플렉스’ ▲식료품 전문 매장 ‘그랑그로서리’ ▲장난감·완구 특화 매장 ‘토이저러스’ ▲주류매장 ‘보틀벙커’ 등 새로운 포맷을 선보였다. 이같은 작업을 거쳐 2022년 영업이익 54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강 대표는 슈퍼 사업부까지 맡게 됐다.
롯데마트·슈퍼 대표를 맡은 강 대표는 ‘통합 소싱’ 작업에 속도를 냈다. 양 사업은 업무 특성상 중복된 협력사가 많았다. 중복된 부문을 일원화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롯데슈퍼의 온라인몰 롯데슈퍼프레시를 롯데마트몰로 흡수했다.
이러한 사업 역량을 인정받아 강 대표는 지난해 3월 정기주총을 통해 롯데마트·슈퍼 대표 연임에 성공했다. 롯데쇼핑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강 대표가 롭스와 롯데네슬레, 롯데마트 대표를 역임하며 유통업에 대한 폭넓은 경험으로 마트/슈퍼 사업부를 통합하고 제타플렉스, 그랑서리와 같은 특화 매장을 도입, 향후 기업 발전에 큰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판단해 이사회를 거쳐 재선임했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가 펼친 ‘통합 소싱’ 전략을 통해 지난해 롯데마트와 슈퍼는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지난해 롯데마트의 영업이익은 8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4%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롯데슈퍼의 영업이익은 25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최근 롯데마트는 유통 채널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이커머스 사업부 내 e그로서리(식료품) 사업단 조직을 롯데마트·슈퍼의 사업부에 넘겨 통합했다. 그간 롯데쇼핑 내 그로서리 오프라인 채널은 롯데마트·슈퍼에서, 롯데마트몰은 이커머스사업부에서 각각 맡았다.
이번 조직 통합으로 롯데마트와 슈퍼는 온오프라인 그로서리 사업 전체를 전담하고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와 협력해 첨단 물류센터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올해 강 대표가 온오프라인 사업 조직 개편을 통해 유통 채널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만큼 연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 대표는 “e그로서리사업단과 조직 통합으로 롯데 그로서리 사업이 완전하게 하나의 팀으로 거듭나게 됐다”며 “통합의 시너지를 발판 삼아 수익성과 효율성을 개선하고 소비자에게는 혁신적인 온오프라인 쇼핑 경험을 제공해 국내 넘버원 그로서리 마켓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허서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