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정기 인사 앞두고 임원 자기 평가·공적조서 제출 마무리
올해 그룹 내 비상경영 첫 주자 롯데免, 사업 구조 개선 사활
김주남 대표, 29년여간 롯데면세점 몸담은 업계 전문가
롯데가 예년보다 빠르게 인사 평가를 진행한 가운데 ‘2025년 정기 인사’ 발표도 이르게 단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의 연임 여부가 주목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는 임원들의 자기 평가와 공적조서 제출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내년 정기 인사를 앞두고 계열사별 임원 평가를 실시한 것으로, 롯데는 통상 10~11월 임원 인사 평가를 진행했으나 올해는 예년보다 1~2개월 앞당겨 지난 7월부터 인사 평가를 진행했다.
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에서는 각 부문 대표이사와 헤드쿼터(HQ)의 평가를 기반으로 인사 폭과 시기를 조정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롯데의 이러한 행보는 경기 침체로 인해 경영 환경이 불확실해지자 빠르게 경영진 교체 및 외부 영입 등을 통해 경영 환경 개선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가 올해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하면서 롯데면세점이 가장 먼저 사업부 구조개선 및 인력 감축 카드를 꺼냈다. 그만큼 롯데면세점의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김주남 대표는 2023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1995년 롯데면세점에 입사해 롯데면세점제주 대표이사, 롯데면세점 경영지원부문장, 한국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약 29년간 경력을 쌓은 면세점 전문가다.
김 대표 선임 이후 경영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롯데면세점의 매출은 3조796억원으로 전년(2022년) 대비 38.8% 감소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159억원으로 전년 대비 1553억원 증가해 흑자 전환했다. 매출은 감소했지만 수익성은 큰 폭으로 개선됐다는 의미다.
그러나 흑자 기조는 오래가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롯데면세점은 46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416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1조6484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042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실적 개선을 위해 온라인 및 시내 면세점에 주력하고 있다. 또 지난 6월 임원 급여 20% 삭감, 전사적 희망퇴직에 나서고 있어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주남 대표의 연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대표가 롯데면세점을 이끌면서 지난해 한 차례 흑자 전환에 성공한 점에서 비상 경영 및 온라인 면세 사업 등을 통해 하반기 실적이 개선된다면 연임 가능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하지만 고물가로 인해 소비 위축이 뚜렷해지고 있어 하반기에 호실적을 마냥 기대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롯데면세점이 지난해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 탈락하면서 수익성 부담이 커지고 있어 이를 종합한 인사 평가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김주남 대표는 지난 6월 비상경영 선언문을 통해 “고물가와 고환율 그리고 외부 환경의 급격한 변화 등으로 성장은 멈췄고 수익성은 악화됐다”며 “선제적인 비상 경영체제 전환을 통해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의 기반을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품 원가와 경쟁 비용을 통합 관리해 수익구조 안정화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허서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