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사들이 잇달아 SK렌터카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이어 한국기업평가도 SK네트웍스가 SK렌터카를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해 SK그룹 차원의 지원 가능성이 소멸됨에 따라 신용등급을 하향한다고 밝혔다.
22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회사는 앞서 21일자로 SK렌터카의 무보증사채 및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각각 A+(부정적검토), A2+(부정적검토)에서 A(안정적), A2로 하향 조정했다. 나이스(NICE)신용평가도 같은날 SK렌터카의 장기 및 단기신용등급을 이같이 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 금융2실은 조정 사유와 관련 “이달 20일 SK네트웍스가 카리나모빌리티서비시스(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또는 그 계열사가 자문을 제공하는 펀드의 100% 계열사)와의 SK네트웍스 보유 동사 지분(지분율 100%) 매매거래가 종결되었음을 공시했다”며 “이에 따라 동사의 최대주주가 사모펀드로 변경됐으면, 사모펀드 특성 감안 시 기존에 동사 신용등급에 반영되어 있던 SK그룹의 지원가능성을 인정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서 20일 SK네트웍스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운영하는 카리나모빌리티서비시스에 SK렌터카 지분 100%를 양도했다고 밝혔다.
SK네트웍스는 기존의 SK렌터카 지분 매각으로 8200억원을 마련했다. 이처럼 PEF의 소유로 넘어간 상황은 기업의 지분 구조가 분산되는 영향으로 이어지고,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자금 지원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한기평은 “사모투자펀드는 설립 목적상 투자회사의 가치를 높여 그 수익을 출자자에게 배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지분구조가 분산돼 스트레스 상황 하에선 투자사에 대한 재무적인 지원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렌터카업계 시장점유율 2위 기업…타인자본 의존도 매년 상승
SK렌터카의 시장점유율은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3.2% ▲13.7% ▲15.4% ▲15.9%까지 상승하며 렌터카업계에서 롯데렌탈(21%)에 이어 점유율 2위를 점유하고 있다.
한기평은 “렌터카업계에서 2위의 시장지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사업경쟁력이 큰 폭으로 변동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도 “외형 확장에 따라 레버리지배율(자기자본 대비 총 자산 배율, 타인자본 의존도)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SK렌터카의 레버리지배율은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5.9배 ▲6.4배 ▲6.7배 ▲6.7배 등으로 점차 상승하는 추세로, 신용평가사는 레버리지배율 7배를 한도로 자본적정성을 평가한다.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도 SK렌터카에 대해 비슷한 맥락으로 신용등급 하향 배경을 밝혔다. “최종신용등급 결정 과정에서 유사시 SK계열로부터의 비경상적인 지원가능성을 고려한 1노치(단계) 상향 조정이 반영돼 있었다”는 시각이다.
나신평은 이어 “20일 변경된 최대주주 카리나모빌리티서비시스는 SPC(특수목적회사)로, 주요 출자자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로 해당 구조를 통한 인수 방식의 경우, 일반적으로 출자자의 출자 구조, 추가 출자 여력 등을 파악하기 어렵고, 운영 목적 자체가 투자수익률을 극대화하는 FI(재무적투자자)성격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회사의 최종신용등급 결정 과정에서 반영됐던 SK계열로부터의 비경상적인 지원가능성에 따른 상향 노치 조정은 제거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