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임시 주주총회서 기업 분할안 가결
위기 속 다방면의 경영 효율화 작업 박차
최근 김택헌·윤송이도 사업 일선서 손 떼
“임원은 무한 책임...성과 없으면 나간다”

사진=엔씨소프트
사진=엔씨소프트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의 개혁 드라이빙이 속도를 내고 있다. 김택진 공동대표의 동생인 김택헌 전 수석부사장과 부인 윤송이 NC문화재단 이사장이 요직에서 퇴임한데 이어, 경영 효율화 차원의 기업 분할 및 신설회사 설립도 확정했다.

엔씨소프트는 14일 오전 판교 R&D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기업 분할 및 신설회사 설립을 확정지었다. 지난 6월 24일 이사회를 열고 회사 분할 및 2개의 신설회사 설립을 결정했는데, 이번 주총에서 의결사항인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 원안대로 가결된 것.

이에 10월 1일부로 QA(품질 보증) 서비스 사업 부문 전문 기업인 ‘엔씨큐에이’와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 사업 부문 전문 기업 ‘엔씨아이디에스’가 출범할 예정이다. 엔씨큐에이 대표이사로는 김진섭 엔씨소프트 QA센터장 상무, 엔씨아이디에스 대표이사로는 이재진 전 웅진씽크빅 대표가 각각 내정됐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분할을 통해 각 사업부문별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경영 체제를 확립하고 핵심 경쟁력 강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사업 고도화를 실현하고 궁극적으로는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에 집중할 계획이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이번 기업 분할은 경영 효율화의 연장선이자 기업 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 과정의 일환”이라면서 “앞으로 이런 효율화 작업을 계속해 2025년도에는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한 엔씨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다. 저희가 완전히 턴어라운드 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격려와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사진=채승혁 기자
사진=채승혁 기자

다만 노조는 이번 분할안에 반발했다. 송가람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엔씨소프트지회장은 이날 주총 현장을 찾아 “비용 절감이나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서라면 개발 조직을 분사하는 게 훨씬 취지에 적합한데 왜 지원조직을 분사하는지 궁금하다. 또 이 과정에서 훨씬 큰 책임이 있는 경영진과 임원진은 어떻게 그 책임을 지고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박병무 공동대표는 “개발 조직의 경우, 지난 주총과 투자설명회에서 말씀드렸듯 최근들어 비용과 예산을 강도 높게 통제하고 있다. 또 꼭 분사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 하반기부터 개발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여러 개편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임원의 경우 이미 20%가 나갔고 내년 공시를 보시면 임원들의 인센티브나 연봉이 많이 깎인 것을 아실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직원은 고용이 보장됐고 임원은 계약직이다. 언제든지 성과가 안 나면 나가게 돼있기에 그 점에서는 오히려 직원들이 훨씬 더 많은 보장을 받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김택진 엔씨소프트 공동대표의 동생인 김택헌 전 사업부사장이 해외 법인장 등 전권을 내려놓고 퇴임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며, 윤송이 전 최고전략책임자(CSO)도 현재 NC문화재단 이사장으로서의 사회공헌 업무에만 집중하고 있다.

구현범 최고운영책임자(COO) 부사장은 “임원은 일반 직원들과 다르다. 임원들은 책임을 무한대로 지고 일을 제대로 못하고 성과를 못 내면 나간다”라면서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고, 오는 9월 열리는 2차 설명회에서 충분히 소통되리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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