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주년 지난 신세계 유료멤버십
‘탈쿠팡 효과’ 기대에도 뚜렷한 성과無
소비자 체감 뚜렷한 차별 서비스 필요
신세계그룹의 유료 멤버십 ‘신세계유니버스클럽’이 출범 1주년을 맞았으나 경쟁사와 비교해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대대적인 연회비 인하로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있으나 동시에 차별화 서비스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6월 출시한 신세계유니버스클럽은 이달을 기준으로 출범 1주년을 넘어섰다. 신세계유니버스클럽은 연회비 3만원에 신세계의 6개 계열사(SSG닷컴·G마켓·이마트·신세계백화점·면세점·스타벅스)에서 가입비에 상응하는 캐시 제공, 할인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신세계 계열사 외에 통신·항공 등 외부 서비스와 대대적으로 제휴해 혜택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출시 1년을 넘어선 현재 외부 업체와 협업은 지지부진하다. 금융부문 파트너로 ‘토스’를 점찍고 혜택 확장에 나섰으나 신세계의 간편결제서비스 ‘쓱페이·스마일페이’ 매각이 무산되면서 양사의 시너지가 크게 발생하지는 못했다.
우호적 관계를 맺은 KT, 대한항공과의 멤버십 제휴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으나 가시화된 건은 아니다. 또 신세계가 CJ그룹과 전방위적 사업제휴에 나서기로 하면서 ‘CJ ONE’ 포인트가 신세계유니버스클럽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졌으나 아직 확정된 건은 아니다.
신세계는 아직까지 신세계유니버스클럽 가입자 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면 그 성과를 적극적으로 알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가입자수 증가 추이가 크지 않다는 것이 유통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러한 시각을 인지한 신세계그룹도 신세계유니버스클럽 확대를 위한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SSG닷컴은 지난 7일까지 신규가입 고객의 신세계유니버스에 가입연회비를 1만원으로 낮췄다. 이를 통해 가입한 소비자들은 SSG머니 1만원도 적립 받는다.
신세계의 또다른 이커머스 계열사인 지마켓도 신규가입 고객의 가입비를 4900원만 받는 서비스를 이달까지 운영하고 있다. 또 지마켓은 지난 1일부터 신세계유니버스클럽 회원에게 최대 5000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는 ‘15%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탈쿠팡족’을 잡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쿠팡의 유료 멤버십인 ‘와우 멤버십’이 다음달부터 월이용료가 4990원에서 7890원으로 두 배 이상 인상되면서 쿠팡 멤버십을 탈퇴하려는 소비자가 늘어난 ‘호재’를 활용한다는 의미다.
다만 신세계유니버스클럽의 가격 경쟁력만 강조해서는 소비자가 차별성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기존 신세계유니버스클럽의 연간 이용료는 3만원으로 한달 이용료로 나눠보면 2500원이다. 월이용료 가격은 경쟁사인 쿠팡(7890원), 네이버플러스 멤버십(4900원)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신규 고객이 4000원~1만원 선의 가입비 혜택을 받게되면 가격은 더욱 내려가게 된다. 가입시 할인 혜택까지 포함하면 가격 경쟁력은 더욱 높아진다. 그럼에도 신세계유니버스클럽보다는 쿠팡이나 네이버 멤버십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더욱 많다.
지난해말 기준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수는 1400만명, 네이버플러스멤버십 가입자는 800만명에 달한다.
이는 쿠팡, 네이버와 차별화되는 서비스를 갖추지 못한 영향이 크다. 쿠팡은 멤버십 가입 고객에게 무료 배송, 할인혜택,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쿠팡플레이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는 ▲티빙/스포티비 나우 무제한 ▲웹툰·웹소설 유료 쿠키 49개 ▲시리즈온 영화 무제한 등의 혜택을 월마다 이용할 수 있는 선택권을 제공한다. 네이버페이를 연계한 높은 포인트 적립도 강점이다.
반면 신세계유니버스클럽의 혜택은 타사와 비교해 크지 않다.
게다가 신세계유니버스 회원들의 가격 혜택 방법도 다소 복잡하다. SSG닷컴에서 5% 할인쿠폰으로 2만원대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40만원 이상 결제해야 한다. 이마트에서 쓸 수 있는 할인쿠폰은 5만원 이상 구매가 이뤄져야 하고 신세계백화점 할인쿠폰은 패션‧잡화 상품으로 제한된다.
신세계유니버스의 부진은 사업을 주도한 강희석 이마트 전 대표, 이인영 SSG닷컴 전 대표, 전항일 G마켓 전 대표의 퇴진 영향도 큰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가 신세계유니버스 사업을 지속 영위하고 있으나 이를 주도했던 인물들은 현재 회사를 모두 떠나있다.
신세계유니버스클럽을 비롯한 이커머스 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신세계그룹은 인적쇄신을 통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이인영 SSG닷컴 대표와 전항일 지마켓 대표를 해임하고 최훈학 전무와 정형권 전 알리바바코리아 총괄을 각각 SSG닷컴 대표와 G마켓 대표로 배치했다. 이번 인사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시 인사로 효과를 높이겠다는 그룹 방침에 따른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CJ그룹과 협업하면서 신세계유니버스클럽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커졌다”라면서도 “OTT 등 특색있는 서비스가 연계되지 않는다면 소비자 체감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