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미약품 임시주총서 선임안 가결
임종윤, 한미약품 대표이사로 곧 선임될듯
임종윤·종훈, 한미약품그룹 형제경영 체제 구축
한미약품그룹 오너가인 임종윤, 임종훈 형제가 나란히 한미약품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장남 임종윤 이사는 곧 그룹 핵심사인 한미약품의 대표이사를 맡을 전망이다. 이를 통해 임종윤 한미약품 대표, 임종훈 한미사이언스(그룹 지주사) 대표 체제가 정립돼 ‘형제 경영’이 본격화된다.
한미약품은 18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신규 이사 4명 선임 안이 주요 안건으로 상정됐다. 여기서 사내이사 임종윤 선임안을 비롯해 ▲사내이사 임종훈 선임 ▲기타비상무이사 신동국 선임 ▲사외이사 남병호 선임의 건이 원안대로 의결됐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임종윤, 임종훈 형제의 한미약품그룹 경영 복귀에 힘을 실어준 인물이다. 남병호 헤링스 대표이사는 전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로 신약개발 등에서 많은 노하우와 경험을 보유한 인물로 평가된다.
한미약품 측은 “새로운 이사진은 탁월한 역량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미약품의 방향성 제시에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앞서 한미약품의 지분을 10% 가량 보유한 국민연금은 임종윤 이사 등 3명의 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했다. 국민연금은 임종윤 이사가 한미사이언스 이사가 직전 한미약품 사내이사로 재직할 당시 이사회 참석률이 75% 미만이었다는 이유로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이를 두고 임종윤 이사 측은 경영권 분쟁으로 한미사이언스 지주사에서 배척된 상황에서 자회사인 한미약품 이사회에 참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면서 거부권 행사를 위해 불참한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미사이언스와 신동국 회장 지분율이 과반수를 넘어 신규 이사 선임안은 원안대로 의결됐다.
다만 아직 임종윤 이사의 한미약품 대표이사 선임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임시주총 종료 후 이사회 개최가 곧바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미약품 측은 “새로 선임된 4명의 이사는 기존 6명의 이사들과 일정을 조율해 이사회 개최 날짜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선임안이 통과되면서 한미약품 이사진은 기존 6명을 포함해 총 10명으로 구성된다. 기존에는 박재현·박명희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4명(황선혜·윤영각·김태윤·윤도흠) 등 6명이었다.
이사회 개최날짜가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임종윤 대표이사 선임은 사실상 시간 문제다. 임종윤 이사 본인을 비롯해 새롭게 선임된 이사 4인이 모두 우호 세력에 해당된다. 나머지 6인 이사의 판단여부는 미정이지만 한미약품 지분의 40%대를 보유한 한미사이언스의 영향력은 막대하다.
국민연금의 판단이 한미약품의 향후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다만 국민연금이 기관투자자를 대표하는 만큼 새로운 한미약품 경영진이 투자 기관을 설득하는 과정은 필수적이다.
게다가 국민연금은 경영권 분쟁이 폭발했던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총에서도 임종윤·임종훈 이사가 아닌 모친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측을 지지했다.
한편 한미사이언스는 올해 초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안을 놓고 이를 추진한 송영숙 회장과 장녀 임주현 부회장 모녀와 이를 반대한 임종윤·종훈 형제가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그 결과 형제 측이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승리하며 한미사이언스 경영권을 장악했다. 두 형제와 이들이 추천한 5명이 이사로 선임되면서 이사회(9명) 과반을 차지했다.
이후 송 회장과 임종훈 이사가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를 맡기로 했으나 조직 개편과 투자 유치를 둘러싼 이견으로 송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배제됐다. 이후 임종훈 이사의 한미사이언스 단독 대표 체제가 마련됐고 이날 한미약품 임시주총을 통해 사실상 임종윤 이사의 한미약품 대표 체제가 구축될 전망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