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6일부터 5개 상품 약관대출 중단
“순수보장성 상품 특성상 약관대출과 맞지 않아”
삼성화재가 내달부터 순수보장성 보험 5개 상품의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을 중단한다. ‘불황형 대출’로도 불리는 약관대출 잔액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삼성화재가 이를 중단하게 된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내달 26일부터 무배당삼성80평생보험Ⅰ~Ⅳ, 무배당유비무암보험의 약관대출 한도를 0%로 조정한다. 사실상 중단한다는 뜻이다.
약관대출은 보험 해지환급금 범위 내에서 대출받는 서비스로 신용등급 하락위험과 심사 절차 없이 이용할 수 있어 불황형·생계형 대출로도 불린다.
삼성화재는 손해보험사 중 가장 많은 약관대출 잔액을 보유하고 있는데 가계 보험계약대출의 경우 지난해 3월 말 4조2710억원에서 같은해 12월 말엔 4조3884억원으로 늘었다. 보험업계 전반적으로도 같은 기간 68조2000억원에서 71조로 늘어난 추세다.
이번에 삼성화재가 약관대출을 중단할 예정인 상품은 무배당삼성80평생보험Ⅰ~Ⅳ, 무배당유비무암보험 등 5개 상품이다. 해당 상품들은 지난해 6월 대출한도를 50%에서 30%로 낮춘 이후 1년 만에 처음 중단한다.
삼성화재가 약관대출을 중단한 배경을 두고 “리스크 관리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해당 상품들은 출시한 지 10여년이 지난 순수보장성 상품으로 해약환급금이 줄어든다. 이에 대출 원리금이 해약환급금보다 커질 수 있고,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계약 해지까지 이어져 이를 관리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에서 보면 대출 서비스를 지속해야 하는 게 맞지만, 중단한다고 한다면 리스크 문제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삼성화재 관계자는 “순수보장성 보험의 상품 특성상 약관대출과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순수보장성 상품의 약관대출 원금을 결국 갚아야 하는데, 이러한 상품 성격이 약관대출과 맞지 않아 중단한 것”이라며 “5개 상품이 전체 대출 금액의 0.8%, 약 359억원 정도로 작은 규모여서 리스크관리 측면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