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도 또 ‘지각 개원’한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의 ‘원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국회의 지각 개원’은 특별한 일은 아니다. 지난 1988년 13대 국회부터 이어진 ‘악습’으로 ‘정상 개원’한 국회가 한 번도 없었다.
30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에 따르면,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을 놓고 여야의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지난 4월 총선에서 과반을 넘어 171석을 확보했던 민주당은 국회의 18개 상임위 가운데 11개 상임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국회법에 따라, 6월 7일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 표결을 처리하겠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히은 법사위와 운영위는 절대 내줄 수 없다는 기존 방침을 고수하는 중이다.
그렇다면, 통상적으로 역대 국회의 ‘원구성 협상’은 얼마나 걸렸을까.
지난 13개 국회부터 21대 국회까지 원구성 협상에는 평균 42.39일이 소요됐다. 특히, 전반기 원구성은 47.44일이 걸렸고, 최장 기록인 14대 전반기 국회는 원구성 협상에만 무려 125일이 걸렸다. 가장 짧았던 전반기 최단 기간 원구성 협상은 20대 국회의 14일이었다.
이와 관련,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30일 “양당의 입장이 너무 확고하기 때문에 진행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전격 시사’에 출연해 “민주당이 얘기한 운영위, 법사위, 과방위는 21대 국회 때 저희가 위원장을 맡았던 자리"라며 "말하자면 저희 것을 뺏어간다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운영위원장 같은 경우 헌정사에 여야 합의 없이 한 번도 야당이 가져간 적이 없다”며 “21대 국회 초반기에 민주당이 대통령, 국회의장, 법사위원장까지 하다 보니까 일사천리로 법들을 다 통과시켰는데 임대차 3법 때문에 나라가 얼마나 망가졌냐”고 따져물었다.
이어 “브레이크를 지금 뽑아버리겠다고 하는 데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과방위도 역시 방송을 장악해 보려고 하는 생각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그래서 현상 변경을 해야 되는데 민주당에서는 뚜렷한 논거를 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 출연, “운영위와 법사위는 당연히 민주당”이라면서 “국회 운영은 다수당이 하는 것이 맞다. 관례상, 법사위와 운영위를 다수당이 한 적이 있다”고 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순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