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 창간 19주년 특집 설문조사 진행
주요 19개 업종 및 오너&창업&여성 부문 대상
업종별 최고 득표 24인의 경영인 선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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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경성(有志竟成)’. 중국 후한시대 광무제의 수하 장수인 경엄이 부상했음에도 쉬지 않고 적진을 공격해서 결국 물리친 일화에서 비롯된 사자성어로 ‘이루고자 하는 뜻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성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24년 갑진년(甲辰年) 산업계는 미중 패권경쟁 가속화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 어느 때 보다도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며 대한민국 경제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며 젊은 세대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는 이들이 있다. 바로 기업 CEO들이다. 파이낸셜투데이가 창간 19주년을 맞아 글로벌 리서치와 함께 설문조사를 진행, 2030 미래세대가 닮고 싶은 24인의 CEO를 선정했다. 주요 19개 업종의 매출액 상위 기업의 CEO를 대상으로 했으며, 오너&창업&여성 부문은 한국경제에 대한 기여도를 감안해 설문 대상을 선정했다. 매출액 상위 기업 선정은 2023년 연간 매출액을 기준으로 했으며, 매출액 자료는 금융정보 기업 에프앤가이드로부터 제공 받았다.

설문조사는 국내 굴지의 조사전문 회사인 글로벌리서치가 담당했다. 글로벌리서치는 지난 5월 1일부터 3일까지 사흘간 전국의 2030 세대 400명을 대상으로 ‘가장 닮고 싶은 CEO가 누구인지 1명씩 고르라’는 설문조사를 진행해 업종별 최고 득표한 경영인을 뽑았다. 오너&창업&여성 CEO 역시 같은 방식으로 선정했다.

먼저 에너지 부문에서는 내실 다지기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인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44.4%의 득표율로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박 사장은 대내외 환경 불확실성 극복을 위해 전체 사업영역의 전면적인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화학 부문에서는 신학철 LG화학 부회장(40.7%)이 선정됐다. 신 부회장은 기존 석유화학 중심에서 첨단소재 위주로 사업을 개편하는 전략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철강 부문에서는 절반 이상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이시우 포스코 사장(51.2%)이 이름을 올렸다. 올해 단독 대표에 오른 이 사장은 수익성과 탄소중립에 집중하며 실적 반등을 이끌어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장기 침체기를 이어오고 있는 건설 부문에서는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42.7%)이 선정됐다. 오 사장이 이끄는 삼성물산은 대내외적인 경영환경이 좋지 않은 가운데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 돌파를 이끌며 사장 최대 실적을 냈다.

(왼쪽부터)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이시우 포스코 사장.
(왼쪽부터)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이시우 포스코 사장.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집중하며 선전하고 있는 한국 조선업계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CEO는 최성안 삼성중공업 사장(34.0%)이었다. 최 사장이 이끄는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분기 9년 만에 흑자를 일궈낸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 779억원을 기록하며 300% 가까운 이익 상승을 이룩했다.

신영수 CJ대한통운 사장(27.4%)은 운송 부문에서 가장 닮고 싶은 CEO로 선정됐다. 올해 CJ대한통운 주총에서 물류부문 대표로 신규 선임된 신 사장은 물류 기술력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통해 경쟁사와 격차를 벌릴 방침이다.

자동차&타이어 부문에서는 제네시스와 N브랜드 성공의 ‘일등공신’으로 평가 받는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32.5%)이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장 사장은 2011년 현대차그룹 합류 후 제네시스 브랜드 육성, 사내 조직 문화 개선 등을 일구는 데 앞장서왔다.

화장품&의류&완구 부문에서는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37.4%)이 선정됐다. 이 사장이 이끌고 있는 LG생활건강은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세로 전환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린 상태다.

(왼쪽부터) 최성안 삼성중공업 사장, 신영수 CJ대한통운 사장,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
(왼쪽부터) 최성안 삼성중공업 사장, 신영수 CJ대한통운 사장,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

K-콘텐츠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광고 부문에서는 윤상현 CJ ENM 사장(40.8%)이 이름을 올렸다. 올해 3월 CJ그룹 인사에서 엔터테인먼트 부문 대표에 임명되면서 CJ ENM 단독 대표를 맡게 된 윤 사장은 그간 커머스 부문을 이끌면서 ‘원플랫폼’ 전략을 통해 단기간 수익 개선에 힘써왔다.

온라인 시장의 급성장으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소매&유통 부문에서는 박주형 신세계 사장(39.8%)이 정상에 올랐다. 박 사장은 최근 주총에서 “리테일 기업을 넘어 고객의 삶에 가치 있는 것을 제공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진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강신호 CJ제일제당 부회장은 식음료(필수 소비재) 부문에서 27.4%의 표를 얻으며 1위 자리에 올랐다. 올해 CJ그룹 인사에서 CJ제일제당 수장으로 컴백한 강 부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미래 성장동력을 빠르게 확보해나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은행 부문에서는 정상혁 신한은행장(28.6%)이 선정됐다. 지난 2월 취임 1년을 맞은 정 행장은 리딩뱅크 탈환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2월 한용구 전 신한은행장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인해 뒤숭숭했던 조직의 빠른 안정과 비이지아익 등 타금융 대비 약점이던 지표를 빠르게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왼쪽부터) 윤상현 CJ ENM 사장, 박주형 신세계 사장, 강신호 CJ제일제당 부회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왼쪽부터) 윤상현 CJ ENM 사장, 박주형 신세계 사장, 강신호 CJ제일제당 부회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금융지주 부문에서는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30.6%)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말 취임 당시 ‘고객 가치 중시’를 강조한 바 있는 양 회장은 실제로 경영기조를 고객 및 주주 가치 극대화에 맞추면서 소매금융 상품 판매력에서 강점을 발휘하고 있다.

리테일 영업 기반 강화 노력을 이어온 박종문 삼성증권 사장(35.0%)은 증권 부문에서, 신사업 투자를 주도해온 여승주 한화생명 부회장(24.3%)은 보험 부문에서 가장 닮고 싶은 CEO로 선정됐다.

장시간의 한파를 지나 마침내 봄을 맞은 전자&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에서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28.9%)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삼성전자의 생활가전 사업을 전면에서 이끌어온 한 부회장은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의 가전 사업부가 올해 하반기부터는 웃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히기도 했다.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박종문 삼성증권 사장, 여승주 한화생명 부회장,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박종문 삼성증권 사장, 여승주 한화생명 부회장,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 경영 전략으로 결실을 맺고 있는 최윤호 삼성SDI 사장(48.8%)은 2차 전지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최 사장은 “불확실성이 높은 경영 환경에서도 초격차 기술경쟁력 확보,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며 “앞으로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변화와 혁신을 통해 2030년 글로벌 톱티어 회사 달성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 서비스 부문에서는 유영상 SK텔레콤 사장(43.7%)이 이름을 올렸다. 유 사장은 통신사업이 주력인 SK텔레콤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프랜차이즈 부문에서 가장 닮고 싶은 CEO는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44.0%)이었다. 창업주이기도 한 윤 회장은 대한민국 대표 치킨 브랜드를 넘어 프랜차이즈 종주국인 미국을 시작으로 중미의 코스타리카와 파나마, 식도락의 나라 필리핀, 1억 인구 베트남, 세계인의 휴양지 말레이시아 등 해외 57개국에서 K-치킨으로 한국 음식문화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왼쪽부터) 최윤호 삼성SDI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왼쪽부터) 최윤호 삼성SDI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오너 CEO 제조 부문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42.2%), 비제조 부문에서는 정용진 신세계 회장(35.4%), 금융 부문에서는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회장(24.8%)이 가장 닮고 싶은 CEO로 선정됐다.

삼성전자 이 회장은 이건희 선대회장 때부터 줄기차게 추진해온 ‘초격차 기술’을 통해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과감하고 치열한 도전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3월 총괄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한 신세계 정 회장은 그룹 변화와 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초 신년사에서는 ‘One Less Click(한 클릭의 격차)’과 ‘One More Step(한 걸음 더)’을 최우선 가치로 강조하며, 그룹 곳곳에 있는 비효율을 걷어내고, 업무에 한층 더 깊이 파고들어 경쟁사와 차이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1991년 한신증권(전 동원증권) 대리로 입사해 지금의 한국투자금융을 일궈낸 김 회장은 ‘전문 경영인보다 더 전문 경영인다운 오너 CEO’로 불린다. 김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한국투자금융은 ‘아시아 1등 금융투자회사’를 목표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과 글로벌 비즈니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용진 신세계 회장,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회장,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왼쪽부터) 정용진 신세계 회장,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회장,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네이버 성공 신화를 써내려온 이해진 창업자(33.3%)는 창업 CEO 부문에서 젊은 세대들의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이 창업자는 ‘승부사’로 통한다. 국내 검색시장에서 구글, 야후 등 쟁쟁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네이버를 일약 1등 포털 기업으로 키워냈다.

여성 CEO 부문에서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34.7%)이 선정됐다. 이 사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리더다. 이부진 사장은 지난해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2023년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 중 82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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