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3조원 돌파 임박…해외 매출 호조
리가켐바이오 인수 발표 후 주가 횡보세
높은 실적 바탕 주주환원 확대로 주가 회복 주목
오리온이 바이오 기업 인수 후 떨어진 주가 회복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오리온은 올해 연매출 3조원 돌파가 유력한 만큼 우수한 실적에 기반한 배당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 동안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을 20% 이상으로 상향한다.
오리온의 최근 3개년 간 배당성향은 2021년 11.5%, 2022년 9.6%, 지난해 13.1%다.
이번 배당 확대는 높은 실적이 주요 배경이 됐다. 오리온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2조9124억원의 매출과 492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보다 1.4%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5.5%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6.9%로 전년 대비 0.7%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오리온이 아쉽게 3조 클럽(연매출 3조원 이상인 기업)에 들지는 못했지만 올해에는 3조 클럽 입성이 유력하다. 국내 식품시장의 둔화에는 달리 해외 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오리온의 성장세는 해외 시장 호조에 힘입은 바가 크다. 오리온의 올해 1분기 합산 누계 총매출액은 8336억원이다. 한국 매출액이 2716억원을 기록했고 ▲중국 3504억원 ▲베트남 1341억원 ▲러시아 515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4개 법인 합산 매출액 성장률은 12.2%에 달한다.
하이투자증권도 오리온에 대한 사업보고서를 통해 “중국‧베트남의 명절 시점 관련 영업실적은 전 지역 경기악화 및 소비부진에도 불구하고 외형성장이 견고했다”면서 “올해 연매출 3조1315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에 대해 하이투자증권은 타 식음료업체와 비교해서도 경기 악화 영향에도 전 지역에서 순항이 두드려져 실적 기대치가 견고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오리온은 실적 우상향에 대한 자신감으로 배당 확대에 나섰다. 오리온이 그동안 배당성향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던 만큼 배당규모 확대를 통해 주가 부양까지도 노리는 모습이다.
오리온이 지난 1월 바이오 기업인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지분 약 25%를 5485억원에 취득한다고 발표했을 때만 하더라도 주가는 11만원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주가는 9만원대로 떨어졌고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오리온의 본업인 식품과 비식품 사업인 바이오 사업과의 시너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다만 3개월여가 지난 지금 오리온이 해외 수출 중심의 외형 성장이 주목받으면서 분위기가 서서히 바뀌는 분위기다.
해외에서 초코파이에 이어 젤리제품 마이구미, 스낵 꼬북칩 등 제품들이 상당한 인기를 끄는 영향도 있다.
오리온은 마이구미를 해외 특성에 맞도록 현지 기후나 식문화를 고려해 원료, 맛, 식감, 모양 등에 변화를 주고 있다. 중국에서는 ‘궈즈궈즈·궈즈궈신’, 베트남은 ‘붐젤리’, 러시아에서는 '젤리보이' 등으로 판매하고 있다. 덕분에 마이구미의 지난해 글로벌 매출이 전년 대비 56% 성장해 1300억원을 넘었다.
꼬북칩의 경우 미국 내 젊은 층에서 인기가 높아지면서 현지 유통 채널에 추가 입점하고 있다. 꼬북칩은 북미 코스트코와 샘스클럽에 이어 판매처가 대폭 확대되면서 올해 북미 매출 200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미국으로 수출된 꼬북칩 매출은 120억원이다.
오리온은 미국에서 꼬북칩 단일 품목의 연 매출이 400억원을 넘으면 현지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게다가 국내에서도 매출 호조가 예상된다. 이상기후로 인해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 선물 가격이 1년만에 3배가 뛰면서 제품 가격 인상이 나타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다음 달부터 코코아를 원료로 한 초콜릿류 건빙과 17종의 가격을 올리기로 발표했다. 오리온은 현재 초코파이 등 초콜릿 제품의 가격 인상 계획이 없지만 코코아 가격을 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내외에서 우호적인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리온도 배당 확대를 통한 주가 부양 등에 자신감을 보이는 상황이다.
오리온은 “주주가치 제고를 확대하기 위해 배당 규모를 상향하고자 한다”면서 “당사의 배당 규모는 사업환경의 변화와 성장을 위한 투자 계획, 경영실적 및 현금 흐름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지속적으로 재검토되고 있다”며 배당 확대 이유를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