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젬 과장 광고로 연이어 두 차례 공정위 제재
바디프랜드가 선두자리 빼앗긴 것은 허위 광고가 결정적
신뢰도는 헬스케어 제품 경쟁력의 근본
안마의자로 대표되는 헬스케어 시장은 지난 2020년까지만 하더라도 바디프랜드가 10년 넘게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후발주자인 세라젬이 2021년 바디프랜드를 넘어섰고 이후 3년째 헬스케어 업계의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세라젬이 소비자의 수요에 대응해 안마의자가 아닌 마사지 베드로 공략했다는 점이 주효했다. 그러나 이와 더불어 상대방(바디프랜드)의 실수가 1위 탈환에 주요한 요인이라는 게 업게의 전반적 시각이다. 그 실수는 다름 아닌 허위·과장 광고로 바디프랜드가 브랜드 이미지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었던 것을 말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세라젬이 그 실수를 따라가고 있다. 보름 만에 두 번씩이나 과장 광고로 지적을 받은 것이다.
◆ 합판인데도 원목인 것처럼 광고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제재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4일 세라젬이 안마의자 ‘세라젬 파우제 디코어’를 판매하면서 목재 부분의 소재가 무늬목을 붙인 합판인데도 원목을 사용한 것처럼 광고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1억2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세라젬은 2022년 3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약 1년 동안 해당 제품을 판매하면서 ‘원목의 가치’, ‘고급 원목 감성’, ‘원목의 깊이’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나 실제는 원목이 아니라 무늬목을 접합한 합판이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세라젬은 광고 하단에 ‘천연원목을 활용한 레이어드 블랙월넛 소재입니다.’라는 단서 문구를 달았다고 항변했다고 한다. 이 말은 켜켜이 붙인 합판에 검은 호두나무 무늬목을 붙였다는 뜻이다. 과연 이 표현을 보고 원목이 아니라 합판이라고 이해했을 소비자가 거의 없었을 것이라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이에 대해 세라젬은 공정위의 처분을 받기 전에 미리 문제가 되는 표현을 모두 수정 완료했고 앞으로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불과 2주 전에는 ‘면역력 높인다’는 광고로 공정위 경고
그러나 불과 2주 전인 12일에도 세라젬은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때도 역시 허위·과장 광고가 문제가 됐다. 원목으로 문제 된 제품인 ‘세라젬 파우제 디코어’를 사용하면 면역력이 높아진다는 내용을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것이 공정위에 적발된 것이다.
면역력이 높아진다는 표현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제시돼야 한다. 그러한 근거가 없다면 표시 광고법상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세라젬에 대해 경고 조치를 부과했고 세라젬은 ‘내부검수 과정을 강화해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 바디프랜드, 2019년 허위 광고로 신뢰도 추락
이러한 과장 광고가 ’잘해 보려는 과욕‘이 빚은 실수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냥 넘어가기 어려운 것은 바디프랜드의 사례 때문이다.
바디프랜드는 2019년 자사의 청소년용 안마의자 ’하이키‘를 판매하면서 키 성장과 인지 기능 향상에 효능이 있다고 광고했다. 한마디로 ’하이키‘를 사용하면 공부도 잘하고 키도 큰다고 광고했던 것이다. 이 광고는 공정위에 허위 광고로 적발돼 시정명령과 과징금 2200만원을 부과받았고 검찰에 고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에서도 유죄가 인정돼 2심에서 법인과 박상현 전 대표에게 각각 3000만원과 1500만원의 벌금이 선고됐다.
이후 바디프랜드는 신뢰도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마침내 2021년 세라젬에게 헬스케어 시장 1위 자리를 빼앗겼고 그 상황은 작년까지 3년째 이어지고 있다.
모든 제품에서 신뢰도가 중요하지만, 특히 헬스케어 제품에서는 신뢰도가 떨어지면 치명적인 결과를 빚기 마련이다. 그래서 바디프랜드는 BTS나 김태희·비 부부를 광고 모델로 내세웠고 세라젬은 이정재, 신민아 같은 특급 연예인을 동원해 엄청난 광고비를 쏟아부어 신뢰도 향상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노력과 비용도 허위 광고 하나로 물거품이 된다는 것은 광고업계의 상식이다.
후발주자가 1위 자리에 오른 것은 노력에 더해 상대방의 실수와 같은 ‘운(運)도’ 따라야 한다. 따라서 어렵게 업계 선두 자리에 오른 기업은 자리를 굳히기 위해 더 많은 연구와 개발 그리고 광고·홍보가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작은 실수라도 놓치지 않는 세심함이라는 것을 세라젬은 기억해야 할 것이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기성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