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지니컨텐츠'와 '노머니커뮤니케이션' 등을 창업하며 시장에 이름을 알린 1977년생 김병진 경남제약 회장이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코스닥 상장사 딥마인드의 8회차 전환사채(CB) 발행에 20억원 규모로 참여하고,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90억원어치 신주 취득에 나서면서 지분 확대 움직임을 보였다.
금융투자업계에선 ‘M&A 큰손’으로 알려진 김 회장의 이러한 움직임에 기업 경영 참여 목적보다 주가 상승을 염두해 두고 엑시트(차익 실현)를 위해 지분 매집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를 둔다.
김 회장은 과거 코스닥 상장사 라이브플렉스(現 ES큐브)의 최대주주였던 바 있는데 매각 시점에 앞서 1년 전 보통주 발행량의 57%에 해당하는 CB를 발행한 뒤 엑시트한 경험이 있어 딥마인드에서도 이같은 행보를 반복할지 주목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김병진 회장은 100% 소유법인인 ‘플레이크’ 명의로 코스닥 상장사 딥마인드의 8회차 사모 CB 발행에 참여한다. 총 40억원 중 20억원을 플레이크가, 나머지 20억원은 창업투자사 ‘에이타스파트너스’가 인수하는 방식이다. 주당 전환가액 1529원을 기준으로 총 주식 수 대비 11.45%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김 회장은 과거 라이브플렉스 최대주주로 있을 당시 2019년 7월 CB를 발행하고, 정확히 1년 후 시점인 2020년 7월 지에프금융산업제1호에 보유 주식 1341만256주(16.09%)를 매각한 경험이 있다.
특히, 2019년 7월11일 366억원 규모의 4회차 CB와 50억원 규모의 5회차 CB를 동시에 발행했는데, 당시 5회차 CB는 ‘위드윈투자조합46호’가 50억원을 인수하고, 4회차 366억원 중 330억원을 상상인증권이 인수한 바 있다. 여기서 5회차 CB 참여자인 ‘위드윈투자조합46호’는 김 회장과 연결고리가 있다.
김 회장은 2006년 3월 구조조정 과정에 있던 코스닥 상장사 라이브플렉스를 사들인 뒤 2020년 7월 한빛자산관리대부가 86.58% 출자한 지에프금융산업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PEF)에 최대주주 지위를 넘기고 매각했다.
2020년 지에프금융산업제1호는 라이브플렉스 인수 당시 김병진 회장과 장산의 보유 지분을 571억원에 매입하고, 전환사채 인수에 179억원을 썼다. 김 회장이 매각한 가격인 주당 3184원은 매매계약 일 기준 종가 970원의 3배를 웃도는 가격으로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률만 228%에 달했다. 당시 김 회장은 보유 지분을 매각하며 약 427억원의 현금을 마련한 바 있다.
◆‘M&A 큰손’ 김병진, CB 발행 지분 확보→주가 부양→엑시트 재현할까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이처럼 과거 김 회장의 엑시트 전략을 고려하면 매입 시점 기준 3배 이상의 주가 수준, CB 발행 시점 1년 후인 내년 2분기 중 딥마인드에 대한 엑시트 가능성이 열려있다. 이 때문에 딥마인드에 대한 앞으로 1년간의 주가 변동성에 관심이 집중된다.
2019년 당시 경남제약을 인수하며 주목받았던 경남바이오파마의 최대주주는 바이오제네틱스투자조합이었다. 이 투자조합은 김병진 회장의 씨티엘(現 클라우드에어)과 김 회장과 경남제약을 인수한 안성민 씨의 위드윈홀딩스가 각각 50%를 출자해 만든 조합이다.
김 회장은 앞서 자신이 꾸린 바이오제네틱스투자조합을 통해 딥마인드의 5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2020년부터 최대주주에 올랐다. 당시 4098만3606주(20.16%)의 신주 발행에 참여하며 최대주주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지난해 말까지 딥마인드의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린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는 김 회장의 의도 하에 잦은 사명 변경을 해온 것으로 보인다. 2020년부터 바이오제네텍스→경남바이오파마→ 블루베리엔에프티를 거쳐 2022년 12월부터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로 간판을 바꿔 사용하고 있다.
이후 이달 9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따라 딥마인드의 최대주주는 기존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에서 메타플렉스(710만9004주, 31.13%)로 변경됐다. 신주 발행을 위한 유증에 참여하며 최대주주 지위에 오른 메타플렉스 역시 김 회장이 100% 소유한 기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남제약 인수 과정 등 그동안의 행보로 보아 전형적인 M&A 기업사냥꾼의 예로 보인다”며 “CB 투자에 참여하는 등 지분 확보를 위한 행보를 보인 만큼 주가 부양 후 머지 않아 엑시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