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실현물량 297만3422주...총주식수의 15.83%
이달 26일부터 신주 상장 ‘빨간불’...“하방압력 지속”
조선기자재 사업체 상상인인더스트리의 오버행(잠재적 매도대기물량 발생) 우려가 현실화됐다. 전환사채(CB)의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본격적으로 전환청구권행사에 나서면서다.
회사의 현재 주가 기준 FI측의 잠재 수익률은 10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상장 직후부터 FI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질 거란 업계의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상상인인더스트리는 지난 9일과 11일 회사가 작년 4월경 발행한 13~14회차 CB의 전환청구권이 행사됐다고 밝혔다.
통상 CB는 발행일로부터 1년이 경과한 시점부터 전환청구권 행사가 가능해지는데, CB투자자들은 1년이 지나자마자 보유 CB를 서둘러 주식으로 전환하고 나선 모습이다. 회사의 현재 주가가 전환가액 대비 크게 높아 엑시트(투자금 회수) 적기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13~14회차 CB는 각각 권면 60억원, 39억원 규모로 발행됐다. 발행당시 전환가액은 각각 1320원, 1328원으로 책정됐다. 회사의 주가는 전일 종가 기준 2570원에 장을 마감했는데, 이는 전환가 대비 194%가량 높은 가격이다.
이는 이론적으로 해당 가격에 전환물량을 모두 장내매도할 경우 수익률이 94%에 육박할 것이란 뜻이다. 처분물량을 해소과정에서 회사 주가가 지속 하락하는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수십퍼센트대 고수익률이 보장된다.
상상인인더스트리는 지난 3월 26일 주가의 역사적 고점인 4165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같은달 28일 최대주주변경 이슈로 하한가를 맞으며 2815원까지 주가가 하락했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 스피어파워가 기존 최대주주 상상인선박기계 외 4인의 지분을 앞서면서다.
투자업계에서는 상상인인더스트리가 최근 한차례 하한가를 겪었음에도 여전히 CB 투자자들의 높은 수익률이 보장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엑시트의 흐름이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FI 측이 보유한 전환물량의 규모다. 13~14회차 물량이 모두 주식전환될 경우 총 297만3422주가 신주상장된다. 이는 현재 상장주식총수(1877만9448주)의 15.83%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작년말 기준 주요 주주의 안정적 보유지분을 제외한, 실질 유통주식수에 가까운 소액주주 주식수(789만7887주) 대비로는 37.64% 수준의 규모다. 해당 물량이 모두 매도차익을 노리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향후 주가에 미치는 부담이 적잖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CB투자자들의 엑시트가 시작되면 주가에는 당연히 강한 하방압력이 작용하게 된다”면서 “CB 전환가액보다 주가가 높은 구간은 모두 매도물량의 처분이 가능하다고 봐야하는데, 이때 잠재적 매도물량의 규모가 유통주식수의 20~30%에 근접할 경우 주가 측면에서 큰 악재로 봐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상상인인더스트리의 13~14회차 CB 전환청구권 행사 물량은 오는 26일부터 신주로 상장될 예정이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