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가 새 대표이사 사장 선출 과정에서 진통을 겪은 가운데 ‘내부 출신’ 방경만 후보가 최종 선임됐다. 사진은 주총에 참석한 방경만 신임 사장(사진 왼쪽부터 다섯번째) . 사진=KT&G
KT&G가 새 대표이사 사장 선출 과정에서 진통을 겪은 가운데 ‘내부 출신’ 방경만 후보가 최종 선임됐다. 사진은 주총에 참석한 방경만 신임 사장(사진 왼쪽부터 다섯번째) . 사진=KT&G

KT&G 새 대표이사 사장에  ‘내부 출신’ 방경만 후보가 최종 선임됐다.

KT&G는 28일 대전 대덕구 본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방경만 대표이사 사장 후보를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했다. KT&G 대표이사 사장 교체는 9년 만이다.

KT&G는 민영화 이후 20년 넘게 내부 출신이 줄곧 대표를 맡았으며 이번에도 내부 인사가 수장이 됐다.

KT&G 측은 “방 신임 사장은 주주청구에 따라 소수 주주권 보호를 위해 대표이사 사장 선임 안건을 다른 이사 선임 안건과 통합해 진행한 집중투표에서 주주들의 압도적 지지로 최다 득표를 기록하며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고 말했다.

방 사장은 1998년 KT&G(당시 한국담배인삼공사)에 입사해 브랜드실장, 글로벌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사업부문장 등 회사의 핵심 분야를 두루 거치며 경험을 쌓았다.

그는 브랜드실장 재임 때 초슬림 담배 제품인 ‘에쎄’(ESSE)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수출국을 확대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방 사장은 한국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햄프셔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방 신임 사장은 “회사를 위해 CEO로서 헌신할 수 있는 영광스러운 기회를 주신 주주들과 국내외 사업 현장에서 땀 흘리고 계신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KT&G는 3대 핵심사업을 성장 발판으로 삼아 ‘글로벌 탑 티어(Global Top-tier, 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며 그 성장의 과실을 공유해 회사 가치를 높이고 주주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더욱 단단한 신뢰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영전략으로 ‘T·O·P(Trust, Origin, Professional)’를 제시했다.

‘T·O·P’는 적극적 소통으로 이해관계자 신뢰(Trust)를 제고하고 ‘퍼스트 무버(First-Mover)’로서 근원적(Origin) 경쟁력을 확보하며 성과와 성장을 위해 글로벌 전문성(Professional)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또 숱한 위기를 돌파하며 성장해온 ‘KT&G 성공의 역사’를 기반으로 신선하고 파격적인 시도를 거듭해 나가며 KT&G의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 나갈 것을 구성원들에게 당부했다.

사외이사로는 손동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선임됐다.

이번 주총에서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구분하지 않고 후보자 중 상위 득표자 두 명을 선임하는 ‘통합집중투표’가 도입돼 결과를 두고 관심이 쏠렸다.

사장 후보에는 방 대표가 올랐고 사외이사 후보는 임민규 KT&G 이사회 의장과 손동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두 명이었다.

방 후보와 임 후보는 모두 KT&G 이사회가 추천한 인물이다. 손 후보는 최대주주인 기업은행 제안으로 후보에 올랐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KT&G 지분 7.11%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손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고 행동주의 펀드인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도 손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지난 2018년에도 기업은행은 백복인 전 KT&G 사장의 연임 결정에 반대 의사를 표하고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그러나 당시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정부의 인사 개입 논란 등을 피하기 위해 중립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기업은행의 주주 제안은 불발됐다. 이는 KT&G가 내부 인사만 사장으로 계속 뽑는 ‘내부세습’을 줄곧 택했다는 이유 탓이다.

KT&G 지분 6.64%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은 방 사장 후보와 손 후보에 찬성표를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