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예상 점유율. 자료=블룸버그, 삼성자산운용, 하나증권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예상 점유율. 자료=블룸버그, 삼성자산운용, 하나증권

지난해 기준 전 세계 비만 인구는 약 10억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시대 특성상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의학 분야에서뿐만 아니라 금융투자업계에서도 확산 중이다.

지난해 기준 60억달러(약 8조원) 수준의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연 평균 50%수준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2030년에 1000억달러(약 133조원)규모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비만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에 대한 주목도도 커졌으며, 관련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에서 잇따라 내놓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이 14일 내놓은 ‘KODEX 글로벌 비만치료제 TOP2 Plus ETF’는 글로벌 증시에 상장된 대표 비만치료제 기업들에 집중해 포트폴리오가 구성된 종목이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첫비만치료제 ETF다.

KODEX 글로벌 비만치료제 TOP2 Plus ETF는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를 각각 25%씩 총 50%의 비중으로 편입한다.

이밖에도 ▲리듬파마슈티컬스 ▲질랜드파마 ▲스트럭처테라퓨틱스 ▲바이킹테라퓨틱스 등도 미국 FDA와 유럽 EMA에서 임상 승인 절차를 단계별로 진행하는 기업들로, 각 6.25%의 비중으로 해당 ETF를 구성한다. 또한, ▲로슈 ▲아스트라제네카 ▲암젠 ▲화이자 등의 글로벌 제약사에 각 6.25%씩 비중을 둔다.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TOP2Plus의 지수방법론 기준 구성. 표=삼성자산운용, 하나증권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TOP2Plus의 지수방법론 기준 구성. 표=삼성자산운용, 하나증권

미국에도 유사한 콘셉트의 ‘HRTS ETF’가 존재한다. 하지만, HRTS ETF의 경우 40개가 넘는 종목들을 편입하면서 노보노디스크, 일라이릴리의 비중을 각 5% 수준으로 구성하고 있기에 삼성자산운용의 ETF와 차이를 보인다.

비만치료제 시장은 노보노디스크가 기존 치료제 대비 안전성과 효과성,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GLP-1 계열 2세대 비만치료제를 2021년 출시하면서 급성장 중이다.

일라이릴리는 3세대 치료제를 선보이면서 비만치료제 시장은 특수의약품 시장이 아닌 대중화 시장으로 변하는 추세다.

◆노보노디스크·일라이릴리, 비만치료제 시장 80% 이상 점유 관측

비만치료제 시장을 양분하는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는 GLP-1(글루타곤 유사 펩타이드)계열 치료제 개발을 주도하면서 향후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승진 하나증권 글로벌 ETF 연구원은 “유럽 시가총액 1위인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는 ‘삭센다’와 ‘위고비’를앞세워 현재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점유율 1위(94%)의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며 “글로벌 헬스케어 업종 시가총액 1위인 일라이릴리는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젭바운드’를 출시했다. 유럽 허가당국의 출시 승인을 기다리고 있으며 젭바운드는 임상시험을 통해 위고비보다 체중감소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젭바운드의 가격은 20% 가량 낮게 출시돼 비만치료제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며 “일라이릴리는 2030년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50%의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KB자산운용도 앞다퉈 비만치료제 시장에 투자하는 ETF를 선보였다. 27일 상장한 ‘KBSTAR 글로벌비만산업TOP2+ ETF’는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NVO)에 최대 56% 비중으로 투자할 수 있는 ETF다.

약 2주 먼저 상장된 삼성자산운용의 ETF와 비교하면 비만치료제 시장 리더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을 더 키웠다.

일라이릴리, 노보노디스크 등 비만치료제 기업 외에 비만치료제 관련 신약개발에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주요 제약사 5곳과 비만 치료 관련 운동 및 행동치료 매출 상위 기업에도 투자한다.

구체적으로 ▲머크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암젠 ▲애보트 등의 제약사로 구성됐으며, 건강 관리 기업 가운데엔 ▲플래닛피트니스 ▲딕스스포팅굿즈 ▲룰루레몬 등이 ETF를 구성한다.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를 통해 비만치료제 시장 성장에 맞춘 ETF 구성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룰루레몬과 같은 건강관리 기업에 투자해 안정성도 더한다는 게 KB자산운용 측 전략이다.

이수진 KB자산운용 ETF상품실장은 “비만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아직 미국 시장 내에서도 침투율이 낮고 전 세계적으로는 출시조차 안 된 국가들이 많아 사업 확장성이 크다”며 “‘KBSTAR 글로벌비만산업TOP2+ ETF’를 활용하면 비만 산업 주도주에 집중하며 관련 시장의 성장세를 투자 수익으로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BSTAR 글로벌비만산업Top2+ ETF’ 구성종목 (2024년 1월말 기준). 표=KB자산운용
‘KBSTAR 글로벌비만산업Top2+ ETF’ 구성종목 (2024년 1월말 기준). 표=KB자산운용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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