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가 차기 사장 후보로 방경만(53) 현 KT&G 수석부사장을 선정했다. 사진=KT&G.
KT&G가 차기 사장 후보로 방경만(53) 현 KT&G 수석부사장을 선정했다. 사진=KT&G.

KT&G가 차기 사장 후보로 방경만(53) 현 KT&G 수석부사장을 선정했다. 외부 인원이 뽑힐 것이란 전망도 있었으나 마지막 선택은 내부 인사였다.

KT&G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는 22일 방경만 수석부사장을 차기 사장 최종 후보로 결정해 이사회에 추천했다고 밝혔다.

KT&G 사장이 바뀌는 것은 9년 만이다. 차기 대표이사 사장 선임은 최종적으로 3월 말 열릴 예정인 정기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유력한 차기 사장 후보로 꼽혀온 방 수석부사장은 KT&G 총괄부문장으로 백복인 현 사장과 함께 이사회 사내이사 2명 가운데 1명이다. 지난 1998년 KT&G(당시 한국담배인삼공사)에 입사해 브랜드실장, 글로벌본부장 등 회사의 핵심 분야를 맡았다.

그는 브랜드실장 재임 때 담배 브랜드 '에쎄'(ESSE)의 인지도를 높여 수출국을 확대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방 수석부사장은 한국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햄프셔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브랜드, 마케팅, 글로벌, 전략 등 사업 전반에 걸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회사의 성장 투자와 기술혁신을 통한 전자담배 등 3대 핵심사업 중심의 중장기 성장전략 수립과 신 주주환원정책의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사추위는 지난 16일 방 수석부사장 등 4명을 2차 숏리스트로 추려 이날 이들 후보자를 상대로 대면 심층 인터뷰를 실시해 최종 후보를 확정했다.

KT&G는 민영화 이후 20년 넘게 내부 출신이 KT&G를 이끌어왔으며 이번에도 내부 인사가 최종 사장 후보로 선정됐다.

사추위는 후보자별로 ‘경영 전문성’, ‘글로벌 전문성’, ‘전략적 사고 능력’, ‘이해관계자 소통능력’, ‘보편적 윤리의식’ 등 5대 역량을 검증한 결과 방경만 후보가 차기 사장으로서 충분한 자질과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회사의 미래 비전을 명확하게 달성해 낼 수 있는 최적의 적임자라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고 KT&G는 전했다.

사추위는 “(방 후보자는) 사업 전반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시장 한계를 뛰어넘어 KT&G가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있어 역량을 발휘할 최적의 후보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탁월한 분석과 전략 수립으로 국내시장 브랜드 경쟁력 확보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성과를 거뒀으며 기업가치 제고는 물론 차별화된 전략과 강력한 실행으로 성과를 창출했다고 평가했다.

또 수년간 고위경영자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후보자의 역량과 자질에 대한 객관적 검증을 받았으며 총괄부문장을 역임하면서 보여준 경영 능력과 리더십은 기업 성장을 도모하고 그룹의 리더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김명철 사장후보추천위원장은 “사추위 위원 모두는 투명성과 공정성, 객관성을 핵심 원칙으로 외부의 간섭 없이 내·외부 후보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번 사장 후보 인선 과정을 진행했다”면서 “방경만 사장 후보가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데 있어 최적의 후보라고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방 후보자는 “회사가 급변하는 사업 환경 속에 놓여 있는 가운데 후보로 선정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더욱 진취적으로 혁신을 주도하고 미래 성장 기회를 선점해 KT&G가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숏리스트에 포함됐던 방경만 KT&G 수석부사장과 허철호 KGC인삼공사 사장은 내부 인사다.

2015년 공채 출신의 백복인 사장이 수장에 오른 이후 KT&G는 사실상 내부 인사들에게만 도전 기회를 부여해왔다. 그러나 올해에는 외부 공모를 더욱 넓히면서 KT&G 출신이 아닌 인사들도 사장에 도전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이는 현재 KT&G를 둘러싼 각종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KT&G는 백 사장이 연임 포기를 선언하면서 각종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사외이사의 외유성 출장 논란을 비롯해 규제 무마를 위한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독립성이 약한 거버넌스(관리체계) 등 이사진 관련 논란이 대표적이다.

게다가 KT&G의 차기 사장을 선출하는 사추위가 사외이사만으로 꾸려졌다는 점도 지적받는다. 사외이사 모두가 백 사장 재임 기간에 선임돼 백 사장의 영향력을 크게 받는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또 행동주의펀드 FCP(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도 KT&G의 수익성 악화를 문제 삼을 정도다.

실제로 KT&G는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이 5조8724억원으로 전년 대비 0.4%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경신했지만 영업이익은 1조1679억원으로 7.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순이익은 9266억원으로 7.8% 줄었다.

KT&G 관계자는 해외 출장과 관련해서 “규정에 따라 관련 업무 수행을 지원하고 있다”며 “문제 제기가 된 사례들은 2012년과 2014년 사안으로 현직 사외이사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사장 선임 절차와 관련해서는 “전원 전문성을 보유한 독립된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지배구조위원회와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거쳐 최종 주주총회 승인까지 3단계 프로세스로 차기 사장 선임 절차를 공정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전체 주주의 이익과 회사의 미래가치를 극대화한다는 원칙 하에 심사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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