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 언론시사회…수상한 묘를 이장하다
최민식 “인간에 관해 나를 궁금하게 한 감독”
“어려운 장면이 많았음에도 베테랑 배우분들과 참 재밌게 촬영했어요. 힘들 때면 ‘저도 좀 헷갈리는데 어떻게 하면 더 좋을 수 있을까요?’ 하며 허심탄회하게 함께 고민했죠.”
장재현 감독은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영화 ‘파묘’ 언론시사회에서 그때 그 눈물은 배우들이 영화를 보고 너무 좋아해서 흘린 기쁨의 눈물이었다고 말했다. 여기서 ‘그때’란 장 감독의 전작 ‘사바하’ 시사회 때를 말한다. 그는 이날 눈물을 훔치며 “피를 토하면서 적고 뼈를 깎으면서 찍은 영화”라고 했다. 이번 작은 또 어떤 어려움 속에 만든 영화냐는 질문에 관한 대답으로 장 감독은 “덕분에 마음만은 편한 촬영이었다”고 출연진에 감사를 표했다.
거액을 받고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에게 기괴한 사건이 벌어지는 내용의 이 영화는, ‘사바하’ 감독 신작이라는 배경에 힘입어 벌써 사전 예매량이 19만여장을 넘어섰다.
40년 경력 풍수사 상덕 역의 배우 최민식 역시 장 감독을 출연이유로 꼽았다. 그는 “인간은 나약해질 때마다 신을 찾고 종교는 그 둘 사이의 다리 같은 존재”라며 “장재현 감독은 이런 것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감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간의 영화 만듦새가 세련되고, 촘촘히 짠 카펫처럼 매력적인 것도 이유였다”고 덧붙였다. “자칫 잘못하면 형이상학적이고 관념적인 영화가 되기 쉬운데, 관객분들께 힘을 전달하는 부분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배우 김고은은 원혼을 달래는 무당 화림 역을 맡았다. 그는 “오컬트 영화 보는 걸 좋아한다. 감독님 전작을 다 봤고, 대본도 다음 장면을 생각하며 즐겁게 읽었다”며 “최민식 선배님과의 연기 합도 출연한 이유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전문 장의사 영근 역으로 분한 유해진은 극 중 김고은이 선보인 대살굿 연기에 관해 “옆에서 그 연기를 보며 ‘어떻게 저 에너지를 끌고 오지?’ 싶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김고은의 굿 연기를 보고 혹 큰일 나면 어쩌나 걱정됐다고 한 최민식은 “배역에 철저히 몰입한 배우의 프로페셔널한 모습이 참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에 초청돼 월드 프리미어를 갖기도 했다. 과거 한국영화 ‘장화, 홍련’ ‘만추’ ‘설국열차’가 이 부문에 초청됐다. 장 감독은 “독일은 관람문화가 우리나라와 달랐다. 얘기하고, 소리 지르고, 무서우면 옆 사람을 잡고 흔들더라”며 “해진 선배님께서 국수만 먹어도 웃는 모습을 보고, 선입견 없는 그 반응이 뜨거워 놀랐다”고 말했다.
영화는 오는 22일 개봉한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영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