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대구은행 제1본점 전경 사진. 사진=DGB금융그룹
DGB대구은행 제1본점 전경 사진. 사진=DGB금융그룹

금융위원회가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절차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이같은 움직임에 국내 5대 시중은행은 회의적인 전망을 전한 반면, 인터넷은행들은 환영한다는 반응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달 31일 열릴 ‘2차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위한 심사 기준 등을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다. 해당 안건이 의결된다면 대구은행은 인가신청서를 금융위에 제출하게 되고, 제출 이후 심사가 개시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으로 은행권 경쟁력 제고를 통해 이자 부담이 경감되는 효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들은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크게 위협적으로 느끼지 않는 모습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되면 두 가지 측면에서 고객 유치에 성공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첫째로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처럼 영업점을 100개~200개 늘릴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는 어렵다”며 “스마트 뱅킹 앱이 인기를 끌어야하는데 기존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와 비교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다.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에서도 알 수 있듯 카카오뱅크는 저금리로 공격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이 더 위협적”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자본금이 커야 하는데 대구은행이 경쟁력 있는 자본금을 갖췄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현 시중은행만큼의 자본금 경쟁력을 갖추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대구은행은 지역권 은행이기에 전국적으로 영업점이 구축돼도 고객들이 대구은행으로 이동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자본금 등의 기준을 만족하고 있다. 은행법 8조에 따르면 시중은행 자본금 요건은 1000억원 이상이다. 대구은행의 자본금은 지난해 3분기 기준 7006억원에 이른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독과점 이슈가 일부 해소되는 측면에서 본다면 긍정적이라는 얘기를 전했다. 그는 “독과점 이슈 측면에서 시중은행이 늘어나는 것이 좋은 효과로 보이나 현재 대구은행의 영업 기반이나 규모를 감안했을 때 현 시중은행과 비슷한 경쟁을 하려면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기존 시중은행들에 비해 다수의 인터넷은행은 전반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를 내놨다.

인터넷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방은행이 갖고 있는 강점 중 하나가 지역 특화인데 지역을 기반으로 5대 금융지주의 강점도 더할 수 있으니 긍정적으로 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은행권 전체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다. 경쟁이 더 치열해지면 고객 편의가 늘어나고 혜택도 강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DGB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을 위해 지난해 7월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약 6개월간 운영했다. 이를 통해 시중은행 전환에 더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내달 초 인가 신청을 접수하면 금융위는 3월까지 심사를 끝낼 것으로 보인다. 대구은행이 해당 심사를 통과하면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2년 만에 새로 출범하는 시중은행이 될 전망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이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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