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 인터뷰…전통 IB 강화에 초점
“IPO나 유상증자 부문에서 영향력 넓혀갈 여지 많아”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사진=키움증권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사진=키움증권

“메인스트림(주 사업)은 리테일이고, 비중이 여전히 크다. 여기에 주식발행시장(ECM) 분야 영업을 강화하는 쪽으로 운영하고, 올해 자기자본이익률(ROE) 15% 이상을 목표로 한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는 25일 파이낸셜투데이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달 8일 취임 후 리스크 관리와 함께 전통적인 기업금융(IB) 비즈니스에 조금 더 집중하는 방향으로 키움증권을 이끌고 있다.

키움증권은 그동안 리테일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IB 부문에서 부각된 바가 없었다. IB 비즈니스는 주식발행시장(ECM), 채권발행시장(DCM)으로 나눠 이뤄지는데 이 가운데 엄 대표는 ECM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키움증권의 주식 발행규모는 지난해 11월 기준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IPO, 한화오션의 유상증자에 힘입어 9월 대비 15.6% 증가한 3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11월 중 회사채 발행규모는 시중금리 인하에 따른 수요 증가에 힘입어 9월대비 10.5% 증가한 23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엄 대표는 “DCM 부문에서 회사채 발행 등은 잘되고 있어 이러한 DCM 역량을 바탕으로 ECM에서의 경쟁력을 키워갈 것”이라며 “IPO 부문에서 더 좋은 실적을 거두고 유상증자나 인수합병(M&A) 딜에 있어서도 기존보다는 영향력을 넓혀갈 여지가 많다”고 강조했다.

◆리테일 1위 공고…상대적으로 약한 ECM 강화 초점  

키움증권은 리테일 부문에서 여전히 1위의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이달 기준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 시장 점유율에서 20%로 증권업계 선두를 차지하고 있고, ▲미래에셋증권(12.2%) ▲삼성증권(9.2%) ▲NH투자증권(8.9%) ▲한국투자증권(8.6%) 순으로 위탁매매 비중이 높다.

엄 대표는 “각 부문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지위를 보면 리테일은 1위이고, ECM 부문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느껴 이 부문에 영업인력 등 자원을 집중하려고 한다”며 “자체 ‘북(Book, 자금 운용 한도)’이 필요한 경우엔 북도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LS머트리얼즈의 주관사로 나서면서 IPO 부문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수요예측 당시 총 2025건의 주문이 들어오는 등 역대 IPO 중 두 번째로 많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최근 이뤄진 대기업 IPO 기준으로는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하는 등 큰 관심을 이끌어내며 흥행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달 들어 장지영 상무보를 기업영업본부장으로 선임하고 IPO를 축으로 ECM 영업을 주도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엔 LS머트리얼즈 외에도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샌즈랩 ▲꿈비 등이 키움증권 주관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엄 대표는 IPO 부문에서 지난해보다 더 두각을 드러내겠다는 포부다. 엄 대표는 올 2~3분기 내 상장할 에너지 운반 특수 컨테이너 제조사 ‘에이스엔지니어링’을 언급했다. 업계에선 최소 5000억원에 이르는 몸값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올해 상장 예정인 에이스엔지니어링을 주목하고 있다”며 “그외 연내 8건 가량 주관사로 나선 기업이 상장할 예정으로 에스더블유엠, 코셈 등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증권업계 선두권 ROE’ 엄주성 대표 “올해 15% 이상 이뤄낼 것”

키움증권은 그동안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중심 사업구조를 바탕으로 투자자들의 거래대금이 유입됨에 따라 선두권의 ROE 수준을 유지했다.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주요 5대 증권사 가운데 키움증권은 지난해 연간 예상 실적 기준 9.4%의 ROE를 나타내며 한국금융지주(9.9%)에 이어 삼성증권과 함께 두 번째로 높았다.

이어 NH투자증권(7.4%), 미래에셋증권(2.7%) 수준을 보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영풍제지 미수금 4300억원이 반영된 결과로 2022년 기록한 ROE 11.5%와 비교해 2.1%포인트 낮아진 결과다.

엄 대표는 “지난해 영풍제지 하한가에 따른 미수금 반영과 차액결제거래(CFD)사태 등 변수가 있어 영향을 일시적인 영향을 받았다”며 “ROE 15% 이상을 목표로 한다. 올해 리테일 부문에서 5500억원, 세일즈앤트레이딩(S&T), IB, 자기자본투자(PI) 등에서 3000억원 등 8500억원의 순영업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키움증권은 증권업 내 가장 큰 화두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해 가장 적은 익스포져(위험노출액)를 지니고 있어 주목된다.

키움증권의 부동산PF 익스포져는 자본대비 20% 수준으로 업종 평균인 48% 수준보다 낮았다.부동산금융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위험이 덜한 상황으로, 최근 700억원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며 적극적인 주주 환원정책도 이행하고 있다.

엄 대표는 “개별 기준 당기순이익 30% 이상을 소각을 전제로 한 자사주 매입에 쓰고, 연말 배당도 지속할 것을 주주들과 약속했다”며 “나아가 주식투자 외에 국민의 금융소득이 증대되는 방향으로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다. 청년들의 금융 교육을 위해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자산 형성에 도움이 되는 가치를 제공하고 싶다. 개인 포트폴리오 형성을 도와줄 수 있도록 다양한 금융투자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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