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펫보험 전문회사와 지분 투자 방식으로 손잡아
펫보험 활성화엔 인프라 구축과 관련 제도 개선 시급

보험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손꼽히는 펫보험은 점차 늘어나는 반려동물의 수를 보면 성장성이 높은 시장이다. 펫보험의 활성화는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이기도 하지만, 현재 출시한 펫보험의 가입률은 1%대에 그친다. 활성화를 위해선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편집자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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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펫보험은 손해보험업계에서 단연 주목받는 시장이다. 그럼에도 반려동물 양육 가구 가운데 1%의 가입률에 그쳐 활성화와는 거리가 먼 실정이다.

수의사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계류 중인 가운데 펫보험 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관련 법안 개정과 진료비 표준화 등 제도 개선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펫보험 상품을 다루는 보험사는 ▲메리츠화재 ▲삼성화재 ▲한화손해보험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11곳이다.

손보업계는 펫보험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본다. 지난해 펫보험을 판매하는 손보사를 분석한 결과 보유 계약건수는 11만건으로 추정, 원수보험료(보험사가 대리점 등을 통해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자로부터 받아들인 보험료)는 440여억원을 거둬들였을 것으로 예상된다. 펫보험을 판매하기 시작한 2019년(2만건·87억원)과 비교하면 5배가량 성장세다.

늘어나는 반려동물 수도 펫보험 시장 성장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반려동물은 2018년 635만 마리에서 2022년 799만 마리로 증가했다. 전국의 반려동물 양육가구도 전체 가구의 25% 인 552만 가구로 추산된다. 보험업계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펫보험 등 펫 산업 육성을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운 만큼 대형 손보사를 중심으로 한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하반기 반려동물 쇼핑몰 펫프렌즈와 손잡고 펫보험 판매 자회사 ‘펫프 인슈어런스’를 설립하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도 펫보험 전문회사와 지분투자 등 방안을 모색 중이다. KB손해보험은 조직개편을 통해 전담부서를 꾸렸다.

다만, 펫보험 시장을 활성화하려면 인프라 구축과 관련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늘었으나, 펫보험 가입률은 1%대에 불과하다. 현재 보험사들은 세부적인 진료 내역을 확인하기 어렵고 병원마다 진료비도 제각각이라서 보험료 산정과 손해율 관리에 애쓰고 있다.

자료=보험연구원
자료=보험연구원

문제는 진료부 발급을 의무화하는 수의사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계류 중이라는 점이다.

여기에 펫보험 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시장 진출이 필요하다는 것도 업계 중론이다.

실제로 생보사들은 전문 자회사를 설립해 펫보험을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수의사법 개정안 통과가 지지부진하면서 쉽게 시장 진출에 나서지 않는 분위기다.

반려동물 등록률도 낮아 보험사들은 반려동물에 대해 개체식별이 어려워 보험금 심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려동물 등록제는 2014년부터 의무 시행 중이지만 등록률은 여전히 절반 수준이다.

자료=보험연구원
자료=보험연구원

이에 지난해 10월 금융당국은 ▲생체인식정보로 반려동물 등록 허용 ▲반려묘 등록 의무화 추진 ▲진료내역 발급 의무화 추진 ▲다빈도 진료비 게시 및 진료항목 표준화 등의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의 인프라 구축 노력뿐만 아니라 동물병원과 보험사의 협력을 통해 반려동물 등록제, 진료 항목 정비 등을 통해 펫보험 시장이 활성화되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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