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경영지원총괄, 직접 SNS로 항변 나서
“김범수 부탁으로 C레벨 인사 포함 전면 조사”
업체 졸속 선정에 “개X신같은 문화” 분노 폭발
최근 잇따라 발생한 논란들로 곤욕을 겪은 카카오가 또 다른 이슈에 휘말렸다.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총괄 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은 본인이 직원들에게 폭언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업무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다 나온 것”이라며 당시 정황을 공개했다.
28일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지난 22일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은 카카오 직원들에게 소리를 지르며 “개X신”이라는 욕설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이사장은 김범수 창업자가 최근 쇄신을 천명하며 설립한 ‘준법과신뢰 위원회’에 속해있는 유일한 사내위원이다.
해당 보도가 나온 후 김 이사장은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항변에 나섰다. 주요 골자는 800억원 규모의 공사업체 선정을 졸속으로 처리한 것에 대한 일갈이었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4달 전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와 저녁을 하며 정말 어려운 부탁을 들었다. C레벨 인사를 포함해 카카오 전체에 대해 인사와 감사 측면에서 제대로 조사하고, 잘못된 부분은 과감하게 고쳐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운을 뗐다.
그는 “담당 직원이 30명도 안 되는 관리부서 실장급이 더 경력 많은 시스템이나 개발부서장 연봉의 2.5배나 되는 경우도 있었고, 심지어 20억원이 넘는 초고가 골프장 법인회원권을 가지고 있다. 모든 공동체 골프회원권 현황을 보고하라는데 계속 미적댄다. 호통을 치고 계속 요구하는데 결국 한 달 가까이 되어서야 보고한다”라고 폭로했다.
김정호 이사장이 문제의 발언을 했던 부분은 제주도에 짓기로 한 신규 ESG 센터 건립에 대한 논쟁에서 발생했다.
그는 “빈 땅으로 남아있던 제주도 부지의 기존 개발 계획은 워케이션 센터였는데, 문제는 카카오 그룹 내에서 1개 회사만 워케이션 센터에 대한 이용 의사를 밝혔다. 제주도에도 도움이 안 되고 회사에도 도움이 안 되는 시설을 위해 1000억원이 넘는 공사비가 투입되기 직전이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새로 기획하기로 했다”는 그는 “제주도에 도움이 되는 지역상생형 디지탈 콘텐츠 제작센터를 만들어서 지역 인재를 대규모로 고용하고, 지방대 학생들을 위해 운영 중인 카카오 테크 캠퍼스의 헤드오피스를 제주도로 옮기고, 장애인 예술단체가 연습하고 공연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장애인과 같이 일하는 체험센터도 만들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김 이사장은 본인을 포함한 임원 및 부서장급 회의를 진행했는데, 당시 “내년 1월부터 전개될 프로젝트에 올 12월 완공되는 카카오 AI캠퍼스 건축팀 28명을 전원 투입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그는 “시기적으로도 맞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실력도 제주도 프로젝트를 하기에 오히려 상급 실력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이에 한 임원이 ‘그 팀은 제주도에서 싫어할 거고, 이미 정해진 업체가 있다’라고 주장한다. 그 정해진 업체를 어떻게 정했냐니까 ‘그냥 원래 정해져 있었다’고 한다”라며 “결재와 합의를 하였냐니까 ‘그건 없고 그냥 원래 정해져 있었다’고 앵무새처럼 이야기한다. 거의 10분 정도 언쟁이 계속됐고 아무 말도 안 하는 다른 임원들을 보다가 분노가 폭발했다”라고 밝혔다.
당시 김정호 이사장은 “이게 말이 되냐? 이건 다른 회사는 상상도 못 하는 일 아닌가? 어떻게 7~800억이나 되는 공사업체를 그냥 담당 임원이 결재·합의도 없이 저렇게 주장하는 데 모두 가만히 있는가?”라는 말과 함께 “이런 개X신같은 문화가 어디 있나”라며 분노를 표출했다고 한다.
그는 “조금 후 제가 너무 화를 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특히 개X신이라는 용어를 쓴 것에 사과한다고 3번 정도 이야기를 했다. 특정인에게 이야기한 것도 아니었고, 반복적으로 지속적으로 이야기한 것도 아니었고, 업무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다가 나온 한 번의 실수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에 따르는 책임은 온전히 제가 지겠다. 이걸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판정하면 그걸 따라야 한다”라면서도 “그러면 부정 행위자에게 시정명령을 내릴 수도 없고, 인사 조치를 할 수도 없다. 이제 판단은 이 글을 보시는 분의 몫”이라며 글을 매듭지었다.
한편, 네이버의 공동 창업자인 김정호 이사장은 2012년 발달장애인의 창업과 고용을 돕는 사회적기업 ‘베어베터’를 창립한 인물이다. 올해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세운 재단법인 브라이언임팩트의 이사장을, 지난 9월부터는 카카오 CA협의체에서 경영지원총괄을 도맡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