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강조하며 열어젖힌 신사옥 ‘홈 원’ 시대

작년 5월 첫 보고서를 발간하고 ESG(환경·사회·지배 구조) 경영을 선포한 국내 게임 개발사 펄어비스가 최근 회사의 두 번째 보고서를 공개했다.

첫 보고서와 비교해 가장 큰 변화는 작년 8월 입주한 과천 신사옥 ‘홈 원(HOME ONE)’의 존재다. 펄어비스는 기존 4개 건물에 흩어져 있던 직원들을 한데 모아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빠른 협업을 통해 게임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회사는 신사옥 이전을 통해서도 회사의 ESG 경영을 강화하고자 했다. 그중에서도 특히나 홈 원은 환경 부문에서 많은 공을 들인 건물이다. ‘녹색건축인증 우량등급’과 ‘에너지효율 1등급’을 획득했으며, 활용된 기자재 역시 에너지이용 합리화법에 의한 등록업체 제품 중 고효율의 제품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홈 원은 통합 SI 및 자동제어 시스템을 통해 냉난방기 상태를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적정온도에 맞게 냉난방기를 제어하며, 조명 및 전력 제어를 통해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 요소를 제거하고 있다. 사내 어린이집은 지열시스템을 적용, 친환경 에너지를 제공 중이다.

이 밖에도 펄어비스는 구사옥 대비 신사옥에 전기자동차 충전소를 2.5배 증설해 총 50기의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 완료했으며, 자전거 주차장도 약 3배 증설하는 등 임직원들의 친환경 교통수단 이용을 장려하고 있다.

비록 직전연도 대비 직관적인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이 늘어나긴 했으나, 이는 대폭 커진 건물 규모와 그에 따른 기계 설비 증가의 여파로 풀이된다. 여기에 건물 입주 시운전과 베이크 아웃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다.

사진=펄어비스
사진=펄어비스

또한 펄어비스는 공동체 속 기업이 짊어지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했다. 실제로 2021년도 3억5100만원 규모였던 회사의 사회 공헌 기부금은 2022년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인 6억4300만원으로 늘었다.

가장 먼저 작년 연초에 펄어비스는 경상북도 울진과 강원도 강릉 등, 동해안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 진압을 돕기 위해 경북소방본부 및 강원소방본부에 1억원을 쾌척했다.

해당 기부의 연장선상으로 자사 대표 게임인 ‘검은사막’의 ‘따뜻한 마음 패키지’ 판매 수익금 전액을 산불 피해 복구 지원금에 썼다. 8500만원이 넘는 금액을 ‘검은사막’ 스트리머(개인 방송인) 및 이용자들이 함께 모아 그 의미를 한층 더했다.

‘검은사막’이 전 세계 각지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이들의 온정은 글로벌 시장 곳곳에 전달됐다. 작년 3월 펄어비스는 러시아와의 전쟁이 발발한 우크라이나에 긴급 의료 지원금 1억원을 기부했으며, ‘이브(EVE) 온라인’을 개발하는 자회사 CCP게임즈도 자체적으로 모금을 진행해 손을 보탰다.

펄어비스는 올 연초 대형 지진이 발생했던 튀르키예를 위해서도 6500만원을 기부했다. 튀르키예는 ‘검은사막’의 주요 글로벌 서비스 지역 중 하나로, 재작년 대규모 산불이 발생하면서 10만 헥타르 이상의 숲이 파괴되자 참여형 이벤트를 통해 묘목 7000그루를 기부한 적도 있었다.

이처럼 글로벌 게임사로서 책임감 있는 행보의 기저에는 ESG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허진영 대표의 의중이 깊게 깔려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집요·야성·신뢰라는 회사의 정신은 게임을 만드는 것을 넘어 ESG 경영에도 강조될 것”이라는 그는 “글로벌 게임사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모두와 같이 갈 수 있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겠다”라고 공언했다.

사진=펄어비스 ESG보고서 캡처
사진=펄어비스 ESG보고서 캡처

펄어비스는 임직원들의 복지 증진에도 힘쓰고 있다. 실제로 2021년 192억5000만원 규모였던 펄어비스의 복리후생 비용은 2022년 226억8300만원으로 늘었으며, 1인당 복리후생 비용 역시 종전 2100만원에서 2800만원으로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서 펄어비스는 “게임업계 최고 수준의 복지를 지향한다”라고 자신했다. ‘직원들에게 꼭 필요한 것’부터 시작해 업무·개인생활 지원 및 가족 지원 확대 등 다방면을 케어하는 방향으로 구성·운영되고 있는 ‘토털 케어’가 대표적인 회사의 복지 시스템이다.

그럼에도 전년대비 증가한 이직률은 아쉬운 대목이다. 남성의 경우, 2021년 13.2%였던 이직률이 2022년도 25.9%로 늘었다. 같은 기간 여성 직원 이직률도 4.7%에서 12.2%로 증가했다. 자발적 이직률은 소폭 감소했으나, 절대적인 이직 인원의 숫자가 증가하면서 자발적 이직 인원의 수 역시 2021년 104명에서 2022년 182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 밖에도 펄어비스는 작년까지 이사회 내 여성 임원이 없다는 점을 줄곧 지적받아왔으나,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상 첫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며 이를 보완했다.

새롭게 이사회에 합류하게 된 이선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서울중앙지법·서울고등법원 판사 출신이자 대법원 재판연구원직도 수행한 바 있는 ‘법률 스페셜리스트’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사외이사·감사위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는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더 나은 미래를 선사하기 위해 지난 한 해도 다양한 ESG 활동을 펼쳐왔다. 글로벌 게임사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모두와 함께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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