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대로 붙은 美中…휴전은 했지만 종전은 미지수

팽팽한 기싸움 벌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올해 글로벌 경제를 뒤흔든 건 세계 1위와 2위의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었다. 미·중 무역전쟁은 지난해 3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불공정한 무역을 바로잡겠다”며 중국을 표적으로 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본격화됐다. 양국은 앞다퉈 ‘관세 폭탄’을 날려댔고, 그럴 때마다 글로벌 경제가 휘청거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0년 만의 최저 수준인 3.0%로 하향 조정했고, 중국의 3분기 성장률은 27년 만의 최저치인 6.0%를 기록했다. 제조업 분야에서 글로벌 공급망의 영향을 크게 받는 한국도 부정적 충격을 크게 받았다. 지난 10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글로벌연구센터는 ‘미중 무역협상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양국은 12월 1단계 무역 합의를 이뤘다. 하지만 갈등은 여전하다. 미국이 핵심 쟁점으로 거론해온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나 기술이전 강용 등 문제가 산적한데다, 이를 풀기 위한 2단계, 3단계 협상은 아직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 출구 보이지 않는 홍콩 시위…장기화 전망

지난 12일 오후 홍콩 도심에서 홍콩 시위대의 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6월 9일 홍콩 정부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추진을 계기로 시작된 홍콩 민주화 시위는 날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당국과 시위대의 충돌로 지금까지 6000명에 가까운 시민이 체포됐으며, 이 중 1000명 가까이가 기소됐다. 시위 도중 1명의 대학생이 사망하기도 했다.

11월 시위대의 ‘최후의 보루’로 불렸던 홍콩이공대에서 경찰과 격렬한 충돌을 빚으며 시위는 잠시 주춤한 듯 했으나 같은 달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을 거두면서 투쟁이 다시 시작됐다.

시위대는 내년에도 투쟁을 이어갈 것을 예고했다. 성탄절에도 격렬한 시위를 벌인 시위 주최 측은 새해 첫날에도 거리행진을 벌이기 위해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홍콩 당국도 물러설 기미가 없다. 홍콩 독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을 우려하는 중국 정부 역시 입장 변화는 없다. 최근 중국 지도부는 캐리 람 행정장관에 대한 지지 의사를 재차 천명하고, 홍콩 정부가 나서서 시위대 진압과 질서 회복에 힘써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 브렉시트 다시 택한 英, EU와의 갈등 불씨는 여전

'브렉시트 마무리' 팻말 세우는 존슨 영국 총리. 사진=연합뉴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를 단행하기 위한 법안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첫 관문을 넘었다. 이날 영국 하원은 상정된 EU 탈퇴협정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영국은 내년 1월 31일 예정대로 브렉시트를 단행할 가능성이 한층 커지게 됐다.

영국이 EU를 떠나면 EU를 탈퇴하는 첫 회원국으로 기록된다. 1957년 창설된 EU의 전신, 유럽경제공동체(EEC)에 1973년 합류한 지 47년 만이다.

하지만 영국이 원활한 브렉시트 이행을 위해 브렉시트와 완전한 탈퇴 사이에 과도기를 두기로 하고, 2020년 12월 31일까지를 전환(이행) 기간으로 설정하면서, 일단은 큰 변화는 없다. 영국은 지금처럼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 잔류에 따른 혜택을 누릴 수 있고, 주민 이동도 현재처럼 자유롭게 유지된다.

문제는 남은 협상이다. 양측은 전환 기간 동안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해 무역, 안보, 이민, 외교정책, 교통 등을 망라하는 미래관계 협상을 마무리지어야 하지만, 영국 외 남은 EU 27개국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2020년 말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노딜 브렉시트’ 위험이 또 한 번 닥칠 수 있고, 이 경우 양측간 심각한 경제적 타격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 트럼프 탄핵 두고 벌어지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치열한 기싸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통과됐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세 번째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불명예를 안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은 ‘우크라이나 스캔들’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의 아들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또한 이에 앞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금 집행이 보류됐다. 민주당은 이를 두고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제 3국에 압박을 가했다며 탄핵 조사에 돌입했다.

일단 하원을 통과한 탄핵소추안은 내년 1월 상원의 탄핵심리를 받게 됐다.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를 장악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의 최종 통과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민주당이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보이면서 미국 대선 정국은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시계제로’ 상태에 빠지게 됐다.

◆ 사우디 아람코 드론 폭격으로 유가 급등…글로벌 경제 휘청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주요 석유 시설과 유전이 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된 지 이틀만인 지난 9월 16일 국제유가가 폭등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9월 14일 세계 최대의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 사우디 아람코의 석유가공시설이 드론에 의한 폭격으로 불에 타며 가동중단됐다. 폭격에 따른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아람코가 시설가동을 일시 중단함으로써 하루 570만배럴의 석유생산이 멈췄다. 이 같은 사태로 67.32달러였던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은 폭격 이틀 만에 배럴당 69.02달러,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62.90달러를 기록하는 등 원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큰 혼란을 초래했다. 일각에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 바 있다.

다행히 석유시설 복구작업이 예상보다 빠르게 끝나면서 유가는 안정을 되찾았지만 공격 배후에 대한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사건 직후 예멘 ‘시아파’ 후티 반군은 공격 배후를 자처했지만, 사우디와 미국 등은 공격에 사용된 미사일과 드론이 이란산이라고 주장하며 이란의 소행으로 규정했다. 이란은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 “파리가 망가졌다”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불길에 휩싸인 노트르담 대성당. 사진=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의 상징물인 노트르담대성당이 지난 4월 15일 발생한 화재로 고딕 양식의 첨탑과 지붕을 잃었다. 파리 시민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불이 난 대성당을 지켜보면 파리 시민들이 충격을 호소하거나 울먹이는 모습이 해외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노트르담은 우리의 역사이자 문학, 정신의 일부이자, 위대한 사건들이 일어난 장소, 그리고 우리의 삶의 중심”이었다며 “슬픔이 우리 국민을 뒤흔든 것을 알지만 오늘 나는 희망을 말하고 싶다. 국민과 함께 성당을 재건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공언한 대성당 복원 시점은 2024년 파리 올림픽 전이다.

하지만 완전한 복원은 미지수다. 파리 대교구의 패트릭 쇼베 노트르담 대성당 주임신부는 성탄절 전날 AP통신과 만나 “화재 전 보수공사를 위해 설치한 비계(임시가설물)가 지붕 위로 떨어질 위험이 여전하다”며 “오늘 기준으로 대성당 복원 가능성을 50% 정도로 말할 수 있겠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에 따르면 복원 작업은 2021년 전에 시작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이 내부에 들어갈 수 있을 만큼이 안전한 상황은 3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 타임지 ‘올해의 인물’ 선정된 16세 환경운동가 툰베리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는 툰베리. 사진=연합뉴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2019 올해의 인물’에 스웨덴 출신의 16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선정했다. 역대 선정자 가운데 최연소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도 2019년 과학계 주요 인물 중 한 사람으로 툰베리를 꼽았다.

올해 혜성처럼 등장한 툰베리는 전세계에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일깨웠다. 툰베리는 지난해 8월부터 금요일마다 학교에 가는 대신 스웨덴 의사당 앞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고, 이 시위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이라는 명칭으로 전세계로 확산됐다.

지난 9월 20일 전세계적으로 열린 기후변화 시위에 400만명이 집결한 데에는 툰베리의 영향이 컸다. 4일 뒤인 9월 24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는 “당신들이 공허한 말로 내 어린 시절과 꿈을 앗아갔다”며 각국 정상들에게 책임을 물었다. 당시 기후 변화를 부정해 온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쏘아 보는 장면이 전세계에 중계되기도 했다.

◆ IS 수괴 ‘알바그다디’의 비참한 최후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우두머리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월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이 전 세계의 최고 테러리스트에게 정의를 가져다주었다. 어젯밤은 미국과 전 세계에 위대한 날”이라며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따르면 알바그다디는 군견들에게 쫓겨 막다른 터널로 도망가다가 자살폭탄 조끼를 터뜨렸으며, 그의 자녀 14명 중 3명은 함께 폭사했고 11명은 안전하게 빠져 나왔다.

알바그다디는 알카에다의 수괴 오사마 빈라덴 사후 국제사회의 최대 골칫거리였다. 한때 이라크·시리아의 주요 도시를 장악하고 세계 곳곳에서 테러를 일삼았다.

그러나 테러와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IS가 권력공백이 발생한 이라크·시리아 일부 지역에서조직 재건에 착수했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 군 당국은 IS가 다시 수면 위로 등장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WP는 실제로 최근 몇 주간 이란과 국경을 접한 이라크 북동부 디얄라 지방에서 IS의 게릴라 공격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 방송은 부활을 준비하는 IS가 9.11테러를 일으킨 국제 테러단체 알카에다보다 훨씬 발전된 기술과 전술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재원을 확보했다는 정보당국의 분석을 소개하기도 했다.

◆ 전 세계를 휩쓴 ‘아프리카 돼지열병’

정부세종청사 농심품부 앞을 가득 메운 돼지들. 사진=연합뉴스

돼지 전염병인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올해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지만, 이미 지난 3년간 전 세계 52개국에 퍼진 전염병이다. 한국은 53번째 발병국인 셈이다. 그간 주로 아프리카와 유럽 지역에서 유행했지만 지난해 8월 중국에서 발생한 뒤 올 들어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몽골, 라오스 등 주변국으로 확산하더니, 지난 5월 북한에서 확진 판정이 나왔다. 한국에 퍼진 아프리카 돼지열병 바이러스는 북한 유입설에 가장 큰 무게가 실린다.

이 병에 걸린 돼지는 전신 피부에 출혈성 반점이 생기고 모든 장기에서 충혈·출혈이 발견된다. 이후 비장이 거대하게 변하면서 죽어간다. 특히 급성형으로 감염되면 치사율이 거의 100%에 달한다. 보통 돼지열병과 가장 큰 차이점은 예방접종과 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다행히 사람은 이 병에 걸리지 않는다. 바이러스에 오염된 돼지고기를 먹어도 안전하다. 살처분을 실시하고 유통을 금지시키는 것은 돼지에 전파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 헝가리 유람선 참사…아직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

헝가리 부다페스트 머르기트 다리 밑에 마련된 유람선 참사 추모 공간. 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 2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바이킹시긴호와 충돌 후 침몰해 한국인 승객 25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우리 정부는 참사 발생 하루 만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헝가리 현지에 급파하는 등 신속 대응했지만, 실종자 1명은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사고를 낸 크루즈 선장은 참사 발생 다음 날인 5월 30일 구금됐지만 6월 13일 보석으로 석방됐다가 검찰의 항고로 7월 31일 다시 구속됐다. 이후 재차 풀려나긴 했으나 최근 재판을 앞두고 다시 구속됐다.

한편 헝가리 검찰은 지난달 28일 선장에 대해 과실로 인한 수상교통 방해로 다수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헝가리 형법 제233조), 사고 후 구조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제166조) 등을 적용해 기소했다. 적용된 혐의가 법원에서 인정되면 최대 징역 11년까지 가능하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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