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물로 쏟아져 나오는 ‘보험사’

푸르덴셜생명 사옥전경. 사진=푸르덴셜생명

올해 업항 악화로 보험사가 줄줄이 매물로 쏟아져 나오자 업계 이목은 금융지주사에 쏠렸다. 비은행 부문 강화에 나선 금융지주사들이 인수합병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신한금융지주가 지난 2월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지분 59.15%를 인수했으며 완전 자회사 편입을 추진 중이다. 롯데손해보험은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를 새 주인을 맞는다. 롯데는 일반 지주사는 금융 및 보험사를 계열사로 둘 수 없다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롯데손보와 롯데카드 매각을 추진했다. 롯데카드는 MBK파트너스와 우리은행 컨소시엄의 품에 안겼다.

현재는 KDB생명보험과 더케이손해보험, 푸르덴셜생명보험이 새 주인을 찾고 있다. 더케이손해보험은 하나금융지주가, 푸르덴셜생명보험에는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DB생명은 4번째 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관심을 갖는 금융지주사가 나타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실손·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으로 보험료 인상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1일 보험회사 CEO들과 간담회에서 보험료 인상에 앞서 자구 노력을 강조했다. 사진=금융위원회

내년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의 보험료 인상이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실손보험 손해율과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각각 129.1%, 96.4%로 통상 적정 손해율인 70~80% 수준을 훨씬 웃돌고 있다. 이에 업계는 실손보험 보험료는 최대 20%까지, 자동차보험의 보험료는 최소 5% 안팎으로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자구노력을 통해 보험료 인상을 최소한으로 맞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실손보험에 대해 과잉진료 등으로 보험료가 새는 구멍을 막고 사업비 및 모집수수료 체계를 개편해 인상 폭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미 올해 두 차례나 인상됐던 자동차보험에 대해서는 향후 추진할 제도개선으로 발생할 보험료 인하 효과를 선반영할 것을 주문했다. 금융위는 제도개선으로 1.2%의 보험료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카드사 울리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사진=연합뉴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과당경쟁을 부추기는 비효율적인 마케팅비를 감축하고 소상공인들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경감시키는 방안을 내놨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우대수수료율 적용 구간이 연 매출 5억원 이하에서 30억원까지 확대됐다.

이에 올해 카드사 실적이 쪼그라들 것으로 예측됐으나, 오히려 지난해 동기보다 업계 순이익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카드사들은 지난해 동기보다 0.03% 증가한 1조2822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양호한 실적에도 울상이다. 순이익 감소를 위해 필사적으로 비용 절감에 돌입한 것은 물론 수수료 이익이 줄어든 만큼 수익 다각화로 활로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마른 수건을 짜낸 카드사들이 내년에도 수익성 악화에 대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간편결제 시장 확대에 카드업계 ‘한숨’

바코드로 결제하는 간편결제. 사진=연합뉴스

간편결제가 결제수단으로써 신용카드의 자리를 위협하는 점도 카드사들의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요인이다. 최근 몇 년 새 간편결제 시장이 급성장한 가운데 오픈뱅킹 등으로 펌뱅킹 수수료 부담이 경감되는 등 간편결제 업계가 탄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간편결제가 혁신금융이라는 기조하에 흥행하고 있는 사이 카드 업계에서는 역차별이라는 불만이 새어 나온다. 사실상 간편결제 업체가 카드사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카드사에만 엄격한 규제를 가한다는 주장이다. 한편, 카드업계는 치열한 경쟁과 동시에 간편결제 서비스에 카드를 연동하는 방식으로 간편결제 업체들와 협업하고 있다. 간편결제 업계에 밀리지 않기 위한 적과의 동침인 셈이다.

◆ “코스트코 갈 때 ‘현대카드’ 챙기세요”

코스트코 리워드 현대카드. 사진=현대카드 홈페이지

코스트코 결제 카드가 지난 5월 현대카드로 바뀌었다. 코스트코는 1국가 1카드사를 원칙으로 카드 수수료를 낮춰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한다. 카드사는 경쟁 없이 코스트코 회원을 자사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다.

당초 코스코의 결제 카드는 삼성카드였으나 입찰 경쟁에서 현대카드에 밀리면서 코스트코 파트너 자리를 내줘야 했다. 코스트코는 현대카드의 디지털 기술과 브랜딩 역량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대카드는 지난 2월 코스트코 전용 사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인 ‘코스트코 리워드 현대카드’와 ‘코스트코 리워드 비즈니스 현대카드’를 출시했다.

◆ 보험업계에 부는 ‘비대면’ 바람

사진=캐롯손해보험

보통 대부분의 소비자는 보험설계사를 통해 보험을 알아보고 가입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보험업계에도 비대면 채널이 확대되고 있다. 여러 보험사들의 보험상품을 중개해주는 금융 플랫폼은 물론 디지털 보험사까지 등장했다.

지난 10월 한화손해보험과 SK텔레콤, 현대자동차가 손잡고 탄생시킨 디지털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설립 본허가를 승인받았다. 삼성화재는 내년 카카오와 함께 디지털 손해보험사 진출을 꾀하고 있다. 디지털 보험사는 보험 가입이 비대면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수수료 등 사업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결국 보험사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소비자의 보험료 부담 경감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 금융당국 ‘보험설계사 수수료체계’ 손 볼 수 있을까

금융위원회가 지난 8월 ‘보험상품 사업비 모집수수료 제도개선 방안’을 내놨다. 윤창호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이 개선방안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위원회가 보험설계사 수수료체계에 칼을 빼 들었다. 지난 8월 ‘보험상품 사업비 모집수수료 제도개선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해당 개선안은 2021년부터 보장성보험의 첫해 모집수수료를 1년치 월 납입보험료의 1200%로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금융당국이 모집수수료에 제한을 걸자 보험대리점(GA)업계는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지난 9월 GA협회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1200%의 모집수수료 안에 사업 운영 경비가 포함돼있다며 이를 별도로 인정해달라고 주장한 것이다.

금융당국과 GA업계가 모집수수료를 두고 깊은 갈등에 휩싸인 가운데 규제개혁위원회는 해당 내용을 본심사에 상정하기로 했다. 지난 12일 모집수수료 개편 등에 대한 내용을 담은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안이 규개위 예비심사에 올랐으나 바로 통과하지 못하고 본회의로 넘어간 것이다. 이에 따라 27일 모집수수료 체계 개편은 규개위 본심사에 심의돼 심사받는다.

◆ 의료계 반발 큰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나 추진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올해에도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이뤄지지 못하고 해를 넘기게 됐다.

실손보험 청구와 관련된 문제는 그동안 꾸준히 지적돼왔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지난 11일 “보험금 청구 과정에서 소비자가 겪는 불편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대다수 국민들이 가입한 보험이지만 보험금 청구를 위해 직접 의료기관에 방문해 관련 서류를 발급해야 하고, 이러한 불편으로 많은 국민들이 보험금 청구를 포기한다”고 지적했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위해서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하지만 의료계의 반발로 통과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의료계는 환자의 개인정보 유출 등에 대한 우려로 반대한다는 입장이지만 그 이면에는 병원의 비급여 항목이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금융당국 “적자 나는 카드 출시 NO”

사진=연합뉴스

앞으로 고객에게 큰 혜택을 주는 카드를 찾기 힘들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수익성이 낮은 카드 출시는 막고 기존 상품에 대해서도 손실 규모를 파악하는 등 관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카드상품 수익성 분석체계 가이드라인’을 내년 초 발표한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카드상품 수익성 분석을 합리화하고 이와 관련된 내부통제를 강화하고자 만들어졌다. 이에 금융당국은 체계적인 수익성 분석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앞으로 카드상품 수익성 분석 시 측정되지 않는 모호한 예상 효과는 예상수익에서 제외되며 카드 예상 매출은 표본고객의 평균을 기준으로 카드사용률 및 평균이용률을 산정해 측정된다. 또 카드사들은 수익성 분석에 따라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카드상품 출시 이후에도 최소 5년 이상 수익성을 점검하고 손실이 발생하면 그 원인과 향우 대처 방안 등을 이사회에 보고해야 한다.

◆ 보험업계, ‘IFRS17’ 대비로 ‘분주’

올해 보험업계는 IFRS17 도입을 대비해 시스템 구축을 서둘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보험업계는 2022년 도입되는 IFRS17을 대비해 시스템 구축을 서둘렀다. IFRS17은 보험회사에 적용하는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으로 보험사가 고객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의 일부를 적립금으로 쌓아야 하는데 이를 계약 시점의 원가가 아닌 매 결산기 시장금리를 반영한 시가로 평가하도록 한다. 보험업계는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유상증자와 후순위채 등으로 자본을 확보하고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했다. 신한생명은 지난해 5월부터 진행한 ‘IFRS17 구축 프로젝트’를 지난 9월 마무리하고 기존 산출 방식과 IFRS17이 적용되는 산출방식을 병행한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6일 ‘IFRS17 통합시스템’을 오픈해 IFRS17에 최적화된 경영전략을 강화할 기반을 마련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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