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은행 노조 파업 돌입
KB국민은행은 지난 1월 8일 노조 총파업에 직면했다. 이는 19년 만의 총파업으로 노조는 임금피크제 도입과 성과급, 페이밴드(호봉상한제) 등에 대한 협상에서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하루짜리 파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국민은행 노조는 파업이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하자 추가로 예고했던 파업을 철회했다. 노사는 결국 지난 6월 파업의 핵심 쟁점이었던 ‘L0(최하위직급) 근속기간 인정’과 ‘페이밴드’ 문제 등 노사 간의 합의점을 찾고자 ‘인사제도 TFT’을 출범시켰다.
한편, 총파업을 이끈 박홍배 국민은행지부 노조위원장은 지난 23일 금융노조의 26대 위원장으로 당선됐다.
◆ 올해 기준금리 두 차례나 인하
올해 기준금리가 연 1.25%까지 떨어지며 약 2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연 1.50%로 인하한 데 이어 지난 10월에는 연 1.25%까지 내렸다. 기준금리가 1년 새 0.50%p나 떨어진 것이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하 배경으로 미·중 무역 분쟁과 주요국의 경제지표 부진 등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 등을 꼽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0월 16일 기준금리 하락 배경에 대해 “금융통화위원회는 향후 성장흐름이 기존의 전망경로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수요면에서 물가상승압력이 약화된 점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가 내려가자 시장금리 역시 하락세를 맞이했다. 이에 금융권이 수익성 악화라는 문제에 봉착한 가운데 내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날개 단 카카오뱅크, 발목 잡힌 케이뱅크
대주주적격성심사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희비가 엇갈렸다. 카카오와 KT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지분을 34%까지 취득해 최대주주가 되고자 대주주적격성심사를 신청했다. 대주주적격성심사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최근 5년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일단 카카오는 규제를 잘 피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았으나 김 의장과 카카오 법인은 동일인이 아니라는 유권해석에 따라 카카오는 지난 7월 대주주적격성심사를 통과했다. 이에 카카오는 지난달 지분 매입으로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가 됐으며 카카오뱅크의 사업 확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카카오뱅크는 내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하지만 KT는 공정거래법 위반 이슈를 피해가지 못하고 심사가 중단된 상태다. 이에 따라 KT로부터 유상증자를 통해 5920억원의 자본을 확충하려던 케이뱅크의 계획도 차질이 생겨 정상적인 영업에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케이뱅크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은행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현재 해당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 “재수 끝에 합격”…토스뱅크 출격 예고
지난 16일 토스뱅크는 금융위원회의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심사를 통과하며 제3 인터넷은행의 주인공이 됐다. 토스뱅크가 인터넷은행에 가세함에 따라 업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 컨소시움을 구성해서 지난 5월 예비인가에 나섰지만 주주구성 및 자본안정성 문제로 떨어진 바 있다. 이에 비바리퍼블리카는 KEB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 중소기업중앙회, 이랜드월드 등을 주주로 끌어들여 주주구성을 강화했다. 또한 지난달에는 기존에 발행된 상환전환우선주(RCPS) 전량을 전환우선주(CPS)로 전환하며 자본안정성 문제를 해소했다.
토스뱅크는 향후 공식 준비법인 ‘한국 토스은행 주식회사(가칭)’를 설립하고 본인가를 위한 준비에 착수한다. 토스뱅크는 향후 본인가를 거쳐 공식 출범하며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포용과 혁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 하나·우리銀 뒤덮은 ‘DLF 그림자’
올해 금융권에서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S·DLF)이 대규모 원금손실을 야기하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총 판매잔액(8224억원) 중 우리은행(4012억원)과 KEB하나은행(3876억원)의 판매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우리은행은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연계 상품을 판매했고 하나은행은 영국·미국 CMS 금리 연계상품을 판매했는데 해당 금리가 하락하면서 원금손실이 발생했다. 특히 해당 상품 판매 과정에서 이들 은행이 소비자 보호 원칙을 지키지 않은 사실까지 밝혀져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DLF사태를 살펴보면 본점에서는 비이자이익 확보를 위해 직원들에게 DLF 판매를 유도했으며 핵심성과지표(KPI)에도 비이자이익 관련 배점을 다른 은행보다 높게 책정한 것으로 나왔다. 반면 상대적으로 소비자 보호와 관련된 배점은 낮았다. 또한 판매 과정에서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PB직원들은 DLF의 위험성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 채 ‘안전한 상품’ 이라고 판매했으며 투자자 성향 등을 조작한 사실도 밝혀졌다.
금융감독원은 DLF사태와 관련해 분쟁조정위원회를 개최하고 지난 5일 DLF 투자손실에 대한 배상비율을 40~80%로 결정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분조위 결과를 수용해 배상을 실시한다는 입장이다.
◆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업계 1위의 추락”
DLF사태에 이어 업계 1위인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으로 사모펀드 시장이 흔들렸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10월 ‘플루토FID-1호’와 ‘테티스 2호’, ‘무역금융’ 등에 재간접 투자된 펀드의 환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펀드 환매 중단 규모는 최대 1조5587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계좌 수 기준으로는 개인 계좌수 3606개를 포함해 총 4096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펀드 환매 중단 사태는 유동성 악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라임운용의 펀드는 모자(母子)관계로 복잡하게 얽혀있다. 라임운용은 ‘플루토FID-1호’와 ‘테티스 2호’, ‘무역금융’ 등의 낮은 유동성 문제를 보완하고자 모펀드에 재간접 투자하는 자펀드를 팔았다. 하지만 모펀드의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자 결국 자펀드에도 영향이 미쳤고 결국 환매 중단으로 이어졌다.
라임펀드 사태는 증권사에까지 불똥을 튀겼다. 라임운용과 총수익스왑(TRS) 거래를 한 증권사들도 피해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결국 라임운용 모펀드에 대한 회계 실사를 삼일회계법인에 의뢰해 실시했다. 결과는 내년 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 종이증권 가고 전자증권 시대 왔다
지난 9월 전자증권제도가 도입됐다. 전자증권제도는 전자적인 방법으로 증권을 등록하는 것으로 증권 실물 발행에 따른 비용과 위변조, 탈세, 음성거래 등을 제거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내뿐 아니라 다른 해외 국가에서도 전자증권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미 OECD 회원국가 36개국 중 33개국이 전자증권제도 도입을 마쳤다.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 3월 ‘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이 공포를 시작으로 제도 시행 준비 및 시장 인프라 재구축 사업 등을 통해 해당 제도 도입 기틀을 마련해왔다. 앞으로 전자증권제도 시행으로 상장 주식 및 채권 등은 전자 등록을 통해서만 발행 및 유통된다.
예탁결제원은 제도 시행 후 2개월 동안 “전자증권이 순조롭게 시장에 안착되고 있으며 소액주주의 권리보호, 비상장회사 참여 확대 등의 성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 ‘은행부터 핀테크까지’ 오픈뱅킹 시대 개막
오픈뱅킹이 지난 18일 공식 출범했다. 오픈뱅킹은 은행과 핀테크 사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동결제 시스템으로 18개 은행이 네트워크를 제공한다.
앞서 오픈뱅킹은 공식 서비스 전, 은행권에서 먼저 시범서비스로 도입했다. 18개 은행 중 10개 은행이 지난 10월 30일 오픈뱅킹을 서비스했으며 나머지 8개 은행도 순차적으로 오픈뱅킹에 합류했다. 이후 지난 18일 비로소 핀테크 업체까지 오픈뱅킹을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이를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오픈뱅킹이 도입됨에 따라 기존 건당 500원 수준이던 펌뱅킹 수수료가 40~50원 수준으로 낮아져 핀테크 업체들이 은행에 지불하던 수수료 부담이 크게 경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고객 입장에서는 하나의 은행 앱에서도 타행 계좌 조회 및 이체 등이 가능하기 때문에 모바일 금융 서비스 이용에 대한 편의성이 증대된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금융위는 추후 오픈뱅킹 참여 기관을 상호금융, 저축은행, 우체국 등 제2 금융권으로 확대해나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다사다난했던 금융투자협회…5대 회장 ‘나재철’
지난 20일 치러진 제5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서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이 76.3%의 득표율로 차기 회장에 당선됐다. 다른 후보였던 정기승 KB자산운용 부회장과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사장의 득표율은 각각 15%와 8.7%에 불과했다.
나재철 협회장은 ▲자본시장 역할 강화 ▲미래 역량 확보 ▲회원사 정책 건의 확대 ▲선제적 자율 규제 ▲협회 혁신 태스크 포스(TF) 등의 공약과 함께 조직 재정비에 나선다. 앞서 권용원 전 협회장의 비보로 금투협은 갑작스럽게 신임 회장 선임 절차를 밟아야 했다. 지난 10월 갑질 논란에 휩싸였던 권용원 전 협회장은 지난달 6일 임기를 1년 3개월 남겨 두고 유명을 달리했다.
나재철 협회장은 당선 이후 “앞으로 자본시장이 한 차원 더 성장하고 금융투자업이 제2 도약을 맞을 수 있도록 더 많이 소통하며 정책들을 실현하겠다”며 “직면한 현안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두 발로 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대세는 ‘안정’, 금융권 CEO 대다수 ‘연임’
주요 금융사 수장들의 임기 만료 시점이 가까워지면서 업계에서는 금융지주사들이 변화를 위한 교체와 안정을 위한 연임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다양한 추측을 쏟아냈다. 결론적으로 이번 인사 트렌드는 ‘연임’이었다. 대부분의 CEO들이 교체되지 않고 연임됐다.
NH농협금융지주에서는 지난 6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이대훈 NH농협은행장 ▲홍재은 농협생명 사장 ▲이구찬 농협캐피탈 사장 연임을 결정했다. 농협손해보험은 최창수 농협금융 경영기획부문장이 신규선임됐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19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통해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 ▲서현주 제주은행장 ▲김영표 신한저축은행 사장 ▲배일규 아시아신탁 사장 ▲김희송 신한대체투자운용 사장 ▲남궁훈 신한리츠운용 사장 등 7명의 연임을 확정지었다. 이성용 신한DS 사장만 이번에 신규 선임됐다.
KB금융지주는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7개 계열사의 기존 대표이사들을 모두 후보로 재선정했다. KB금융은 지난 20일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조재민·이현승 KB자산운용 사장 ▲허정수 KB생명보험 사장 ▲신홍섭 KB저축은행 사장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사장 ▲김해경 KB신용정보 사장을 연임시켰다.
이는 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도 경기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측되자 금융지주사들이 조직 안정화 차원에서 연임 카드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새로운 변화보다 기존의 중장기 경영전략 등을 이어가며 안정적인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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