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제치고 세계 최초 5G 상용화

문재인 대통령이 4월 8일 ‘코리안 5G 테크 콘서트’에서 5G 세계 최초 상용화를 축하했다. 사진=연합뉴스

2019년은 우리나라가 5세대 이동통신(5G)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원년’이다. 세계 최초의 5G 스마트폰 및 정부 차원에서 5G를 육성하는 ‘5G+ 전략’도 수립됐다. 5G는 미국보다 2시간가량 앞선 4월 3일 오후 11시 5G 스마트폰 개통식을 통해 세상에 모습을 선보였다. 이동통신사 3사는 ‘출혈경쟁’으로 불릴 만큼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5G 가입자를 500만명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4월 8일 코리안 5G 테크 콘서트에서 5G 세계 최초 상용화를 직접 축하하기도 했다.

5G 가입자는 4G LTE 시절보다 배 이상 빠른 속도로 늘었다. 다만 데이터 무제한이 아니면 5G 콘텐츠를 사실상 전부 이용하기 힘든 상황에서 무제한 요금제는 8만원대 이상인데, 아직 전국망과 실내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통신 품질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이통3사는 연말까지 전국 옥외 커버리지(서비스 범위)를 인구 대비 90%대로 끌어올리고 실내망 확대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 日 백색국가 제외와 국내 소·부·장 투자 본격화

12월 17일 오후 서울 성동구 에스팩토리에서 열린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100 출범식’에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 두번째부터), 이낙연 국무총리,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참석자들이 강소기업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8월 2일 수출규제 한 달 만에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백색국가는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물품이나 첨단 기술 등을 타 국가에 수출할 때 승인 절차 간소화 혜택을 주는 국가를 뜻한다. 우리 정부는 8월 22일 맞대응 카드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꺼내들었다. 이후 11월 22일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를 발표 전 상태로 원복시키는 조건으로 지소미아 종료를 조건부 연기했다.

지소미아 문제와는 별개로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해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특히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이 제품을 생산할 때 필요한 소·부·장 분야의 일본 제품 의존도가 높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우리 정부는 일본 구출 규제를 ‘극일(克日)’ 계기로 만들겠다며 첨단 소재, 장비, 부품 등 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각종 정책을 펼치고 있다. 12월 17일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소·부·장 국산화와 기술독립을 이끌 강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100 출범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 반토막 성공한 부동산대책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월 19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2020년 주택정책 방향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홍남기 경제부총리,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는 ‘서민이 안심하고 사는 거 환경 조성’ ‘청년과 신혼부부 주거 부담 경감’을 국정과제로 삼고 2년 반 동안 18차례에 걸쳐 부동산대책을 내놨다. 이번 12.16 부동산대책 전에는 정부의 각종 시도에도 집값은 계속 상승세를 보였지만, 12월 16일 발표한 부동산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절반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6일 발표한 12.16 부동산대책은 9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주택의 담보인정비율(LTV)을 구간별로 낮추고, 고가 주택 기준을 기존 공시가에서 시가로 변경한다. 아울러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올려 다주택자가 주택을 팔거나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도록 유도했다. 올해 정부는 4월 23일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 시장, 공정한 임대차 시장, 고품질 주거환경 등을 조성하기 위한 ‘2019년 주거종합계획’을 시작으로 부동산 정책을 펼쳐왔다. 8월에는 투기과열지구 중 상한제 적용이 필요한 곳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DAUM은 폐지, 네이버는 개편하는 ‘실시간 검색어’

한성숙 네이버 대표(오른쪽)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왼쪽)가 10월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년 가을 국정감사의 계절이 다가오면 다양한 화두가 떠오르는데, 올해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실시간 검색어(이하 실검)였다. 특히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국회의원들의 집중질의를 받았다. 조국 전 장관 지지세력이 ‘조국 힘내세요’ 같은 문구를 노출시키자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은 포털이 여론 왜곡을 방치한다며 지적했다. 또 토스, 캐시슬라이드 등 특정 플랫폼 사업자가 실검을 광고 상품으로 활용하는 문제도 있었다.

이에 네이버와 카카오는 서로 다른 대책을 세웠다. 네이버는 개인정보나 음란물 등 불법 정보가 아니면 임의 판단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먼저 실검을 모바일앱 첫 화면에서 제외하고, 실검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로 개편해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11월 배우 설리의 사망을 계기로 악성 댓글 등이 논란이 되자 다음(DAUM)의 연예 기사 댓글을 없애기로 했다. 또 다음과 카카오톡 #탭에서 제공하는 인물 관련 검색어, 검색어 자동완성 추천, 실시간 이슈 검색어도 2020년 폐지할 예정이다.

◆ 타다를 둘러싼 승차공유 논란

택시가 타다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카카오 카풀부터 시작된 승차공유 논란은 올해까지도 이어졌다. 특히 올해는 VCNC의 ‘타다’가 뜨거운 감자였다. 택시업계가 타다를 겨냥하자 정부는 7월 중재안으로 택시 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개편안이 논의 중이던 10월 VCNC는 2020년까지 서비스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차량 1만대 및 드라이버 5만명을 확보하겠다고 밝히며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VCNC의 발표에 택시업계뿐 아니라 정부·여당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나왔다.

검찰은 10월 경영진을 여객법 위반으로 기소했고,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 달 이른바 ‘타다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상태다. 절박해진 VCNC는 이용자 지지성명 운동을 시작했다. 12월 17일 기준 타다금지법 반대 서명에는 7만7000여명과 드라이버 1500명이 참여했다.

◆ “자동세척 된다더니”…LG 건조기에 분노한 소비자들

8월 29일 서울 송파구 한국소비자원 서울지원에서 김선환 위해정보국 위해관리팀장이 LG전자 의류 건조기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여름에는 올 1분기 역대 최고실적을 올렸던 LG전자 생활가전 사업부에 대표 가전 중 하나인 의류건조기에서 ‘먼지 쌓임 현상’이 발생하며 논란이 생겼다. 삼성전자 등 경쟁사 콘덴서는 수동으로 먼지를 털어야 하는데, 자동세척 기능을 도입한 LG전자의 콘덴서가 제대로 세척되지 않고 세척을 위해 뿌려진 응축수가 제대로 마르지 않아 물때가 껴 악취가 난다는 것이었다. LG전자는 10년 동안 무상으로 콘덴서 세척을 해주겠다고 했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은 사드러들지 않았다.

LG 건조기 이용자들은 한국소비자원에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했고, 11월 20일 한국소비자원은 LG전자가 신청인들에게 위자료 1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이에 최근 건조기 판매량이 회복세에 접어든 LG전자는 12월 18일 2016년 4월부터 판매된 약 145만대의 건조기에 자발적 무상 리콜을 실시하기로 했다. 제품에 문제가 없는 고객들까지 성능 개선 무상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다. 위자료 지급 결정은 “품질보증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며 거부했다. 하지만 온라인 카페 등 소비자 모임에서는 여전히 반발하면서 집단소송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게르만 민족이 된 ‘배달의 민족’

12월 13일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과 요기요의 모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는 우아한형제들의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연합뉴스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라며 배달앱 시장을 확장해온 우아한형제들이 독일 기업에 넘어갔다. 12월 13일 국내 배달앱 1위 ‘배달의 민족’의 운영사 우아한형제들과 배달앱 2위 ‘요기요’의 모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는 DH가 우아한형제들의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하는 등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DH가 평가한 우아한형제들의 가치는 약 5조원에 달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DH 경영진 가운데 개인 최대 주주 겸 DH 본사에 구성된 3인 글로벌 자문위원회 멤버가 됐다.

기업 가치가 1조원 이상이 된 ‘유니콘 기업’이 다른 회사에 지분을 매각하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이지만, ‘배달의 민족’은 상황이 특수했다. 국내 배달앱 서비스 시장은 크게 3종의 배달앱이 시장을 나누고 있는데, 그중 ‘배달의 민족’이 1위고 DH가 운영하는 ‘요기요’와 ‘배달통’이 각각 2, 3위다. 국내 배달앱 시장을 사실상 DH가 독점하는 셈이다. 아직 공정거래위원회의 합병 심사 결과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은 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을, 소비자들은 할인 혜택 축소 등을 우려하고 있다.

◆ 조선업 공룡 탄생할까…현대重·대우조선해양 합병

대우조선해양 본사. 사진=연합뉴스

올해 초부터 조선업계에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이라는 큰 이슈가 있었다. 1월 말 정부와 KDB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인수후보자로 현대중공업이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1위 현대중공업이 2위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경우 글로벌 시장 21% 이상을 장악하는 공룡이 탄생하게 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중간지주회사 한국조선해양은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중국 ▲카자흐스탄 ▲싱가포르 등 6개국에 기업결합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6개국에서 기업결합심사를 받는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은 10월에는 카자흐스탄에서 첫 승인을 받았다. 현재 승인이 난 곳은 카자흐스탄이 유일하다. 나머지 국가 중 한 곳이라도 반대하면 합병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각국 경쟁 당국은 기업결합심사 시 매출액·자산·점유율 등 일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결합에 대해 승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지원을 약속했고, 중국은 유사한 결합을 추진 중이라 수월할 전망이다. 다만 특정 기업의 과점을 경계해 온 EU와 수출규제 등 경제보복을 단행한 일본의 심사는 까다로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 유료방송업계, 이동통신사 3사 중심으로 재편 중

LG헬로비전으로 사명을 변경한 서울 마포구 CJ헬로 건물. 사진=연합뉴스

2019년은 유료방송업계가 이동통신사 3사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해였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12월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최종 인가를 받았고,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 합병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지분을 50%+1주 형태로 인수하는 LG유플러스-CJ헬로와 달리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는 합병 형태여서 방송통신위원회 사전동의 절차까지 거쳐야 한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은 2020년 1분기가 유력하다. SK텔레콤은 합병기일을 2020년 4월 1일로 공시한 바 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KT는 상반기 기준 유료방송 점유율 21.44%,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까지 더하면 점유율 31.31%로 부동의 1위다. 하지만 특정 사업자가 점유율 33%를 넘지 못하게 제한하는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지난해 일몰됐지만 재도입 진행되고 있어 인수합병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태다. 재도입 논의는 연내 마무리되지 않을 전망이다. 합산규제가 재도입되면 KT의 인수합병길은 사실상 막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 간 이견이 있는 데다가 논의를 위한 법안2소위 일정이나 안건 협의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아시아나는 HDC에, 이스타는 제주항공에 인수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여객기. 사진=연합뉴스

올해는 조선업계와 유료방송업계에 이어 항공업계에서도 합종연횡이 활발히 일어났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4월 15일 금호산업 이사회 의결을 거쳐 대한민국 2호 국적기인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력 인수 후보자로는 SK, 신세계, 한화, 애경, CJ 등이 언급됐으나 입찰기간이 끝나고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인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시아나항공의 주식매매계약(SPA)도 연내 체결돼 매각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국내 1위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그룹은 당초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업계 1위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아시아나 인수 경쟁에서 밀렸다. 이후 애경은 12월 18일 이스타항공의 지분 51.17%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SPA는 31일로 예정됐다. 항공업계 합종연횡은 항공사들이 호황에 항공기 보유 대수를 늘렸는데, 그만큼 수요가 발생하지 않아 발생한 위기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많다.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된다면 2020년에도 여러 항공사가 구조조정을 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변인호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