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운용 전문가 이승호 사장 승진
3년 만에 ‘2인 사장’ 체제 경영
내년 보험업계 불확실성 확대 대비

(왼쪽부터)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 이승호 금융경쟁력제고TF장 사장. 사진=삼성생명
(왼쪽부터)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 이승호 금융경쟁력제고TF장 사장. 사진=삼성생명

삼성생명이 보험업계 업황 악화에 대비해 ‘2인 사장’ 체제를 재가동하며 사업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리딩컴퍼니로서 수익성 개선과 신사업 확대, 자산운용 역량 제고를 추진하며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24일 정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이승호 금융경쟁력제고TF장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은 연임을 확정했다.

2인 사장 체제는 홍원학 사장이 회사의 전반을 총괄하는 가운데, 이승호 사장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하는 구조다. 각자의 전문성을 살려 경영 안정성과 혁신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가동된 ‘2인 사장 체제’

삼성생명이 두 명의 사장을 동시에 운영하는 체제는 과거에도 중요한 전환점마다 등장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2년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직후 등 금융환경 변화가 컸던 시기마다 이 같은 체제로 대응력을 높여왔다.

내년 보험업계는 금리 인하 기조와 보험 수요 둔화, 건강보험 상품의 경쟁 심화 등으로 올해에 이어 어려운 경영 여건이 예상된다. 아울러 금융당국 주도로 손해율 실무 가이드라인, 사업비 가정 변경, 기본자본 새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 등 제도 변화도 예정돼 있다. 이러한 시장 불확실성이 2인 사장 체제 재가동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업계는 앞으로 보장성 중심의 차별화된 판매 전략과 자산운용 역량 차이가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올해 3분기 생명보험업계 당기순이익은 투자부문 이익에 따라 실적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 금융·투자 전문가 등판…업계 선두 공고화

사진=삼성생명
사진=삼성생명

이런 환경을 고려하면, 삼성생명이 금융·투자 분야 전문가를 전면에 세운 것은 자연스러운 행보라는 평가다. 이승호 신임 사장은 삼성생명에서 자산운용본부장과 금융경쟁력제고TF장을 거치며 신사업 투자 검토, 재무건전성 관리 등 핵심 과제를 총괄해온 금융·자산운용 전문가다.

금융경쟁력제고TF는 중장기 사업전략 수립 지원과 금융계열사 간 시너지 발굴 등을 통해 금융의 미래 먹거리 창출 및 경쟁력 제고를 담당하는 핵심 조직이다. 삼성생명은 이 사장을 중심으로 해외 투자 다변화, 대체투자 비중 조정, 자산부채관리(ALM) 고도화 등 자산운용 전략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인사는 이미 확보한 업계 1위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2320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1659억원 대비 상승했다. 특히 투자부문 이익이 1조37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하며 전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실적 격차 역시 뚜렷하다. 같은 기간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의 당기순이익은 각각 9042억원, 7689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이 내년 업황 악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투톱 체제를 선택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승호 사장은 금융경쟁력제고TF장을 맡아 삼성 금융계열사(삼성생명·화재·증권·카드·운용 등) 간 시너지를 강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해온 인물”이라며 “2인 사장 체제를 통해 안정적 경영과 미래 성장전략을 동시에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