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속·방카슈랑스 채널 중심 영업
1~8월 사업비율 전년 比 2%p 하락
3분기 예실차 1252억원 흑자 기록
생명보험업계가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을 통한 건강보험 판매 경쟁으로 사업비가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교보생명이 독자적인 영업 전략으로 유일하게 사업비율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 주요 생보사들이 공격적인 건강보험 영업과 시책 경쟁 여파로 사업비 부담이 커진 것과 대비된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의 올해 1~8월 사업비율은 15.7%로 전년 동기(17.7%) 대비 2%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평균 20.7%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은 19.7%에서 20.3%로, 한화생명은 24.2%에서 25.7%로 각각 상승했다.
사업비율은 보험사가 실제 계약을 통해 거둬들인 보험료 중 사업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사업비는 설계사 수당·판매촉진비·마케팅비 등 계약 모집과 유지에 사용되는 비용으로, 사업비율이 낮을수록 효율적인 영업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GA ‘고(高)시책’ 경쟁 불참
교보생명이 사업비율을 개선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판매 채널 전략의 차이가 꼽힌다. GA 채널은 단기간 판매 확대에 유리하지만, 높은 수수료와 시책(수수료 외 추가 인센티브) 비용 때문에 사업비 비중이 급격하게 늘어날 수 있다.
특히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후 수익성이 좋은 건강보험을 중심으로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GA 중심 영업 전략은 비용 증가로 이어질 우려가 커졌다. 실제 올해 7~8월, GA 채널에서는 건강보험 시책 경쟁이 과열되며 생보사들이 2000%(월 보험료 기준)가 넘는 고시책을 내걸기도 했다.
교보생명은 이러한 경쟁에 가세하지 않고 전속 채널과 방카슈랑스(금융기관보험대리점) 중심의 안정적 판매 전략을 고수했다. GA 의존도를 높이기보다 비용 효율화를 택한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 초부터 생보사들이 GA 채널에서 건강보험 상품의 시책 경쟁을 이어갔다”며 “교보생명은 그 경쟁에 참여하지 않는 모습이었고, 건강보험과 종신보험 시책률도 큰 변동 없이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 전속·방카 채널 비중↑...수익성 지표로 나타나
초회 보험료 기준 모집 방법을 살펴보면, 올 1~8월 교보생명은 설계사 채널에서 업계 세 번째로 많은 보험료(2202억원)를 거둬들였고, 방카슈랑스는 3조85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 같은 영업 채널 운영 전략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교보생명은 올해 3분기 누적 보험금 예실차 519억원, 사업비 예실차 733억원을 기록하며 주요 생보사 중 가장 양호한 예실차(1252억원) 성과를 거뒀다. 예실차는 예상치와 실제 발생액의 차이로, 흑자는 보험사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우수함을 나타낸다.
아울러 사업비율 감소와 예실차 개선은 당기순이익 증가로도 연결됐다. 교보생명은 개별기준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8470억원으로, 삼성생명(1조6099억원)에 이어 업계 2위를 기록하며 시장 내 입지를 공고히 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의 경우 보험료 증가 폭이 사업비 증가 폭을 넘어선 영향으로 사업비율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건강보험 중심 영업채널 강화로 보험료 유입이 본격화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