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의심환자 전주 比 122% 급증
보험 문의 급증, 보장 큰 상품 찾아
삼성화재·생명, 보장 축소·조건 강화
지난달부터 독감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독감보험에 가입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영업 채널에서는 독감보험의 보장금액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보험사를 찾는 문의가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17일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를 제외하면 최근 10년간 가장 빠른 시점이다.
실제 확산세도 가파르다. 2일부터 8일까지 일주일간 전국 표본감시 의료기관 300곳에서 확인된 독감 의심 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50.7명으로 집계됐다. 직전 주 22.8명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호흡기감염병 관계부처 합동대책반 회의에서 “지난달부터 시작된 올해 독감 유행이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다”며 “국내외 발생 추이를 볼 때 유행기간이 길어지고 지난해 수준의 대유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 독감 역대급 유행...보험사, 4분기 실적 ‘흐림’
독감유행과 함께 찾아온 보험 가입과는 별도로 손해보험사들은 손해율 악화를 우려하는 분위기 역시 팽배하다. 독감 유행이 독감보험과 실손보험 청구의 동시 급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3년 독감보험 시장의 과열로 보장금액이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치솟았던 계약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당시 100만원 보장 상품은 한 달간 14만건 넘게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독감보험은 인플루엔자 확진 후 항바이러스제 치료(주사치료나 약 복용)를 받으면 정해진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현재는 10만~30만원의 한도금액을 받을 수 있으며, 연 2000원 내외의 보험료로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다.
이에 일부 보험사는 이미 보장 축소에 나섰다. 삼성화재는 최근 독감치료비 보장한도를 기존 20만원에서 10만원으로 낮췄다. 삼성생명은 독감 보험만 가입 시 6개월 선납(먼저 납부) 조건이 생겼다. 독감 보험금을 받고 해지하는 ‘도덕적 해이’를 차단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독감 환자가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유행하면서 보험금 지급이 급증하고 있다”며 “앞서 3분기에도 호흡기질환 증가로 보험금 청구가 늘어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