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D램 시장 점유율 34.8%...SK하이닉스 제쳐
같은 기간 HBM 출하량도 전 분기 대비 85% 증가
낸드플래시 부분에서도 점유율 29.1%로 1위 올라
설비 투자·생산 능력 바탕으로 우위 선점 이어갈 듯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매출 기준 1위를 탈환했다. 단순한 회복을 넘어 전략적 투자와 기술 경쟁력이 결합된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20일 중국 시장조사기관 차이나플래시마켓(CFM)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D램 매출은 139억4200만 달러(약 20조4000억원)로 전 분기 대비 29.6% 증가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점유율은 34.8%로 매출 기준 1위에 올랐다.
올해 1분기부터 SK하이닉스에 밀렸던 삼성전자는 2분기 만에 다시 정상 자리를 되찾았다. 반면 SK하이닉스는 137억9000만 달러(약 20조265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시장점유율 34.4%로 2위를 차지했다.
◆HBM 출하량 급증과 D램 가격 상승 효과
이번 성과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출하량 급증과 범용 D램 가격 상승에 힘입은 결과다.
삼성전자의 3분기 HBM 출하량은 비트 기준 전 분기 대비 85% 증가했다. 5세대 제품인 HBM3E가 엔비디아 공급망에 본격 진입하면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HBM 판매량이 2분기 대비 80%대 중반 증가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와의 전략적 협력과 기술 신뢰 회복을 동시에 달성했다는 평가다.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도 삼성전자의 강세가 뚜렷했다. 3분기 낸드플래시 매출은 53억6600만 달러로 시장점유율 29.1%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는 35억3600만 달러의 매출로 5.8% 증가했으나 2위에 그쳤다.
◆설비 투자 확대로 시장 지배력 강화
삼성전자는 적극적인 설비 투자와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메모리 시장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올해 연간 시설투자 규모는 약 47조4000억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이 중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이 40조9000억원을 차지하며 반도체 사업 강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 5년간 연구개발(R&D) 등 국내 투자에 총 450조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본격화되는 글로벌 AI 시대와 메모리 반도체 중장기 수요 확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풀이된다.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년간 중단됐던 경기도 평택 5공장(P5) 건설도 재개한다. 해당 라인은 2028년부터 본격 가동되며 10나노급 6세대(1c) D램과 차세대 HBM을 생산하는 메가 팹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고성능 메모리 수요 급증에 대응해 1c D램(10나노미터급 6세대) 생산능력도 강화한다. 4분기까지 웨이퍼 투입량 기준 월 6만장을 확보한 뒤 내년 2분기까지 8만장을 추가하고, 내년 4분기에 6만장을 더해 총 20만장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엔비디아와의 협력도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3E(5세대) 12단 제품을 공급하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하반기 메모리 시장 전망 밝아
하반기 메모리 시장 전망도 밝다.
CFM은 “AI 서버 수요가 우선시되면서 모바일·PC 등 소비자 응용 분야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 부족 우려가 심화되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메모리 시장 규모는 4분기에도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D램 시장 초호황의 배경으로 AI 산업 성장과 고성능 메모리 수요 급증이 꼽힌다”며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HBM과 범용 D램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폭발적인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유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