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연수 작가 ‘일상의 풍경’과 권원덕 작가 ‘여백: 쓰임을 사유하다’
한국화와 목공예로 만나는 내면의 성찰과 공간의 철학

하연수 작가 ‘일상의 풍경’과 권원덕 작가 ‘여백: 쓰임을 사유하다’ 포스터. 사진=세종대
하연수 작가 ‘일상의 풍경’과 권원덕 작가 ‘여백: 쓰임을 사유하다’ 포스터. 사진=세종대

세종대학교 세종뮤지엄갤러리가 11월 19일부터 30일까지 두 개의 기획초대전을 동시에 개최한다. 1관에서는 강원도의 자연과 일상을 담은 하연수 작가의 한국화 전시 ‘일상의 풍경’이, 2관에서는 전통 소목 기법으로 현대 가구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주는 권원덕 작가의 ‘여백: 쓰임을 사유하다’가 관람객을 맞는다.

◆자연 속 감정을 화폭에 담다 - 하연수 '일상의 풍경'

1관에서 열리는 하연수 작가의 개인전에는 강원도의 산과 바다, 하늘 등 자연 속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감정을 담은 한국화 50여 점이 전시된다. 홍익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박사 학위를 취득한 작가는 현재 국립강릉원주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강릉을 중심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작가는 섬세한 붓질과 안료를 층층이 쌓는 반복적 작업을 통해 감정의 깊이를 표현한다. 단순한 풍경 묘사를 넘어 자연과의 내밀한 대화를 시각화하는 그의 작품은 절제된 색감과 정제된 구성으로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전한다.

하연수 작가는 “일상에서 채집된 풍경들은 작업자의 시선을 통해 선택되어 누적된 순간들의 결정체”라며 “이 시간들의 가치가 모여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이를 아는 누군가와 조우하는 것은 매우 흥미롭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작품 세계를 설명했다.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목공예 - 권원덕 ‘여백: 쓰임을 사유하다’

2관에서는 전통 소목 기법을 바탕으로 한 권원덕 작가의 목공예 작품들이 전시된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9호 소목장 고(故) 조석진 선생에게 사사한 작가는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목조형가구학을 전공하며 전통의 원리와 현대적 조형 감각을 결합한 독자적 작업 방식을 구축해왔다.

권원덕 작가의 가구는 못이나 나사 없이 전통 짜맞춤 기법만으로 제작되며, 나무의 결과 옹이, 갈라짐 등 고유의 물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장식을 배제한 단정한 형태와 절제된 비례는 ‘여백의 미학’을 실용성과 연결하려는 작가의 철학을 보여준다.

작가는 “관람자가 머무르는 순간, 공간, 시간이 하나의 관계로 이뤄진다”며 “여백은 그 관계가 머무를 수 있도록 남겨둔 자리이며, 전시는 그 여백이 드러나는 또 하나의 구조”라고 전시의 의미를 밝혔다.

세종뮤지엄갤러리 관계자는 “두 전시 모두 자연과 전통을 바탕으로 현대적 감각을 담아낸 작품들로, 관람객들에게 사유와 위로의 시간을 제공할 것”이라며 “한국화와 목공예라는 서로 다른 장르가 보여주는 공통의 미학적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두 전시 모두 11월 30일까지 세종대학교 세종뮤지엄갤러리에서 관람할 수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홍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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