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5조원 돌파’ 국내외 생산거점 확대
8300억원 투자에도 해외법인서 적극적 배당
“외부차입 없이 재원 마련…건강한 성장 지속”
오리온이 ‘연매출 5조원 돌파’ 목표로 국내외 생산거점을 대대적으로 확대하면서도 견조한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진천센터 착공을 비롯해 총 8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면서도 외부 차입을 늘리지 않고 자체 재원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점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간 집중적으로 투자해온 해외사업 결과물이 막대한 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체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지난 4월 이사회를 열고 총 8300억원의 국내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내 투자는 충북 진천군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에 조성되는 생산·포장·물류 통합센터다. 오리온은 이 프로젝트에만 4600억원을 투입하고 있으며 이는 최근 5년간 식품기업의 국내 투자 중 최대 규모다.
진천 통합센터는 축구장 26개 크기인 18만8000㎡(약 5만7000평) 부지에 지어지며 연면적은 14만9000㎡(약 4만5000평)에 달한다. 생산과 포장, 물류 기능을 통합한 ‘원스톱 생산거점’으로 설계됐으며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지난달에 착공식이 열렸다. 센터가 본격 가동되면 오리온의 국내 생산능력은 약 2조3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해외 투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러시아 법인의 트베리 공장은 이미 가동률이 120%를 넘어서는 등 초코파이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어 약 2400억원을 들여 신규 공장동 증설에 나섰다. 2022년 트베리 신공장 가동 이후 3년 만의 추가 투자다.
베트남에서도 총 1300억 원 규모의 투자가 진행 중이다. 하노이 옌퐁공장의 신공장동 완공과 쌀스낵 라인 증설을 통해 공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서며, 파이·젤리 등 기존 제품군 역시 생산라인을 순차적으로 확대해 생산능력을 약 9000억원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물류센터와 포장공장까지 포함한 ‘하노이 3공장’은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법인 배당 통해 재무건전성 확보
식품기업의 성장에는 생산능력 확충이 필수이지만 급격한 투자 확대는 재무건전성 약화를 동반할 수 있다. 그러나 오리온은 외부 차입 없이 8600억원 이상의 투자 재원을 자체적으로 마련해 재무 부담 없이 생산 인프라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는 중국·베트남·러시아·인도 등 주요 소비국에서 성장한 해외 법인의 실적이 자리한다. 2024년 기준 오리온 해외법인의 매출 비중은 65%에 달하며, 이익의 상당 부분이 지주사에 배당금 형태로 유입되고 있다. 이는 해외에서 창출한 자본을 다시 국내 투자로 돌리는 ‘자본 리쇼어링’ 효과로, 오리온의 공격적인 설비 증설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요인이다.
오리온은 2023년 베트남 법인에서 1112억원을 첫 배당금으로 받았으며 지난해에는 중국과 베트남 법인에서 총 2378억원을 받았다. 올해에는 약 2900억원 규모의 배당 수령이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달 20일 이사회 결의에 따라 중국 지주사인 ‘팬 오리온’(PAN Orion Corp. Limited)으로부터 약 1439억원의 배당금을 이미 수령했다.
◇중국 법인 성장세 두드러져
막대한 배당금이 발생할 정도로 중국 법인의 성장세는 특히 두드러진다. 지난해 중국 법인 매출은 5년 연속 1조 원을 돌파했으며, 오리온 그룹 전체 매출의 41%를 차지해 국내 법인 매출(1조 976억원)을 넘어선다.
중국을 비롯한 해외법인의 높은 실적과 배당은 오리온이 무차입 경영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오리온의 상반기 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은 9945억원에 달하나 총차입금은 326억원에 불과하다. 사실상 ‘무차입 경영’이 가능할 만큼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라는 뜻이다.
오리온은 앞으로도 핵심 사업장인 중국, 베트남 등에 지속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국내에서는 진천통합센터 등 수출 기지를 마련해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간다는 목표다.
오리온 관계자는 “우수한 본업 경쟁력과 재무적 안정성에 기반해 연간 2000억원 이상의 현금창출력을 갖추고 있다”며 “해외법인의 이익은 현지 운영자금, 재투자에 활용하고 그 외 여력이 되는 자금을 국내 배당금으로 수령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외 시장을 넓히고 신사업을 확대해 외형과 수익성 모두 건강한 성장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