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학생 e페스티벌 행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최형주 기자
장애학생 e페스티벌 행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최형주 기자

넷마블문화재단과 한국콘텐츠진흥원, 국립특수교육원이 함께 주최하는 ‘2025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이 9일 홍천 비발디파크에서 막을 올렸다. 장애 학생들의 롤드컵으로 거듭난 이번 페스티벌 현장을 직접 찾아가 봤다.

페스티벌은 장애학생의 디지털 정보격차를 해소하고 내일의 꿈을 키운다는 의미에서 ‘빛나는 꿈 e!, 찬란한 내일e!’를 슬로건으로 개최됐다. 약 1600명의 학생과 지도교사가 정보경진대회 18개 종목과 e스포츠 대회 10개 종목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자리다.

김선미 국립특수교육원 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최형주 기자
김선미 국립특수교육원 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최형주 기자

김선미 국립특수교육원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치열한 예선을 거쳐 이 자리에 오기까지 학생 여러분이 쏟았을 노력과 학생의 성장을 이끌어주신 선생님, 학부모님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한다”라며 “이번 페스티벌이 학생들에게 선의의 경쟁을 펼칠 자신감과 지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배우는 소중한 경험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현석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직무대행. 사진=최형주 기자
유현석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직무대행. 사진=최형주 기자

유현석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직무대행은 “장애학생 e페스티벌은 3개 기관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과 함께 20년 동안 함께해온 소중한 행사”라며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앞으로도 게임을 통해 모두가 장없이 소통하고 도전할 수 있도록 지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성철 넷마블문화재단 대표. 사진=최형주 기자
김성철 넷마블문화재단 대표. 사진=최형주 기자

김성철 넷마블문화재단 대표는 “올해 대회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짜임새 있게 구성해 학생 여러분이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 것 같아 안심이 된다”라며 “넷마블은 앞으로도 대회가 꾸준히 성장하고 지속 가능하도록 아낌없는 지원과 성원을 지속하겠다”라고 강조했다.

◆ 대형 게임축제 방불케 하는 탄탄한 콘텐츠 구성...아이들을 위한 축제 

이날 행사 현장은 김성철 넷마블문화재단 대표의 말처럼 대형 게임 축제를 방불케 하는 탄탄한 콘텐츠 구성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행사를 통해 아이뿐만 아니라 선생님, 부모님이 모두 함께 성장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대회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최형주 기자
대회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최형주 기자

페스티벌은 크게 ‘정보 경진 대회’와 ‘e스포츠 대회’로 나뉜다. 정보경진대회에서는 아래아한글, 파워포인트, 로봇코딩, 동영상 제작, 타자검정, 엑셀, 프레젠테이션, 인터넷 검색, SW 코딩, 스마트 검색 등의 종목으로 구성된다.

e스포츠 대회는 닌텐도 스위치 스포츠(배구), 오델로, 하스스톤, 마구마구 리마스터, 스위치 볼링, 폴 가이즈, FC 온라인, 모두의 마블, 팀 파이트 택틱스, 클래시 로얄 등의 종목에서 학생들 끼리 우열을 가리게 된다.

장애공감 포스터 수상작 전시회. 사진=최형주 기자
장애공감 포스터 수상작 전시회. 사진=최형주 기자

여러 즐길거리도 마련됐다. 행사장에는 ▲찾아가는 상상체험 버스·트럭 ▲AI 찰칵공방 ▲360도 포토부스 ▲드론레이싱 ▲장애공감 포스터 수상작 전시회 ▲게임 캐릭터 코스프레 퍼포먼스 ▲에코 스테이지 버스킹 ▲게임문화 체험 ▲에듀테크 체험 등 아이들이 친구, 선생님, 부모님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부스들로 가득 채워졌다.

넷마블 마스코트 캐릭터들의 인기가 엄청났다. 사진=최형주 기자
넷마블 마스코트 캐릭터들의 인기가 엄청났다. 사진=최형주 기자

◆ 게임 통해 부쩍 밝아진 학생들...선생님도 부모님도 아이와 함께 성장 

현장을 찾은 학생들은 각 시/도 예선에서 최상위권에 오른 소위 ‘고수’들이다. 하지만 대회장은 치열함보단 즐겁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가득했다. 아이들은 게임을 통해 오랜 시간 연습하고 준비해 온 전략을 펼치며 성취감을 느끼고, 사회로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고 있는 듯했다.

진지하게 대회에 임하는 아이들. 사진=최형주 기자
진지하게 대회에 임하는 아이들. 사진=최형주 기자

경기도 봉일천고등학교 특수교사 노승종 씨는 “장애학생 e스포츠 대회를 통해 아이들이 자신감을 얻고 대학 진학은 물론 직업을 가지려는 의욕도 보인다”라며 “대회에 참가하기 이전엔 소통에 어려움을 겪던 아이들도 게임을 통해 밝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부모들 역시 아이들과 더불어 성장하고 있다. 특수학급 부모들도 보통의 일반 학급과 다를 것 없이 자녀가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을 달가워 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 자신들없이 자녀가 외박을 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 하는 경우가 많다.

대회 룰에 대한 설명을 듣는 아이들. 사진=최형주 기자
대회 룰에 대한 설명을 듣는 아이들. 사진=최형주 기자

하지만 대회를 통해 아이들은 부모가 없이도 사회에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다. 부모는 게임을 통해 변화하는 아이를 보며 더 이상 게임을 부정적으로 여기지도 않게 된다. 또 대회를 통해 자연스럽게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는 아이들을 보며 그동안의 노고를 보상받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자녀와 함께 서울에서 행사 현장을 찾아 온 A(여) 씨는 “코로나19 종식 이후 아이가 학교를 처음 가게 되면서 친구 사귀는 것을 어려워했는데 게임을 플레이하며 많은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었다”라며 “지금은 선생님과 학부모의 감독 아래 적절한 게임을 적당히 플레이하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드론 레이싱 체험 등 이색 부스도 다수 준비돼 있다. 사진=최형주 기자
드론 레이싱 체험 등 이색 부스도 다수 준비돼 있다. 사진=최형주 기자

◆ 장애학생들을 위한 축제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어...더 다양한 기회 마련돼야

특히 장애학생 e페스티벌과 같은 대규모 행사는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다고 한다. 파이낸셜투데이가 현장에서 만난 특수교사들은 모두 주최 측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VR 게임을 체험하는 아이들의 모습. 사진=최형주 기자
VR 게임을 체험하는 아이들의 모습. 사진=최형주 기자

울산광역시 교육청 소속 특수교사 변관석(남) 씨는 “학생들은 학교에서 마냥 수업을 듣기보다 게임을 통해 놀면서 간접적으로 교육을 하는 편이 효율이나 능률 면에서 훨씬 낫다”라며 “아울러 이같은 대회는 게임을 통해 신체적인 발달은 물론 사회성을 키우고 그동안 연습했던 스스로의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나만의 피규어를 만들 수 있는 체험 행사도 마련됐다. 사진=최형주 기자
나만의 피규어를 만들 수 있는 체험 행사도 마련됐다. 사진=최형주 기자

광주광역시 무등중학교 특수교사 장지현(남) 씨는 “특수학급 학생들에게 e스포츠 대회에 대해 얘기하면 아이들은 처음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라며 “하지만 지역 예선을 거쳐 이렇게 큰 대회, 큰 무대 현장에 직접 나온다는 것은 설, 두려움 등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씨는 “장애학생들이 비장애학생들과 섞여 정보경진대회나 e스포츠 경기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데 매년 이렇게 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라며 “아이들이 대회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여러 상황들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최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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