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브그룹 인수 후 첫 신입 공채
채용 규모는 전 직원의 5% 수준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이 한국 시장에서 잇달아 발을 빼고 있는 가운데, 라이나생명이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견고한 재무 안정성을 바탕으로 대규모 신입사원 채용에 나서며 국내 시장 확장 의지를 드러냈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라이나생명은 19일까지 신입사원 40명을 공개 채용 중이다. 상품·계리, 경영지원, 정보통신(IT), 데이터 등 전 분야에 걸친 이번 채용은 2022년 글로벌 보험그룹 처브(Chubb)에 인수된 이후 첫 대규모 공개 채용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채용 규모는 전체 임직원(지난해 말 기준 761명)의 약 5% 수준으로, 생명보험업계에서는 상당히 공격적인 규모로 평가된다. 특히 비슷한 순익 규모의 KB라이프가 현재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는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는 최근 국내 보험 시장에서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이 사업을 철수하거나 축소하는 움직임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올 7월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우리금융에 매각하며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으며, 프랑스계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또한 한국 시장 철수 가능성에 따라 지분 매각을 위한 인수자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라이나생명이 이처럼 시장의 흐름에 역행하는 행보를 보일 수 있는 배경엔 업계 상위권에 해당하는 수익성과 자본건전성이 자리잡고 있다.
라이나생명은 올 상반기 205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생명보험업계 5위에 올랐다. 이는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신한라이프에 이어 업계 최상위권에 속하는 실적이다.
또한 자본건전성 지표인 새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상반기 말 기준 360.3%에 달해 업계 평균(약 200%)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라이나생명은 그동안 주로 경력직 채용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신입사원 공채를 통해 인재를 직접 육성해 미래 성장 동력을 강화하겠단 계획이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경력 채용을 선호하는 상황에서 라이나생명은 모기업인 처브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대규모 신입 공채를 진행하고 있다”며 “업계 최고 수준의 건전성과 수익성을 기반으로 당장의 수익에 집중하는 것보다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