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대비 7배가량 치솟은 주가, FI 엑시트 우려에 3거래일간 28% 급락
매출성장 43%, 영업익 흑자전환도 못막는 'FI 엑시트' 대형 악재
300억 CB 중 154억 전환청구...64만3724주 잠재적 매도물량 다음달 5일 상장
잔여 146억도 콜옵션(6개월 후) 이전 전환 유력...총주식 14% 규모 오버행
최대주주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100억 CB 향방에 촉각...전환만 or 매도까지

SAMG엔터의 전환사채(CB) 재무적투자자(FI) 엑시트가 단기간 내에 전격적으로 전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회사측의 콜옵션(매도청구권)이 전환권 행사시점 기준 6개월 후로 설정됨에 따라 FI의 주식전환 및 차익실현이 회사측 콜옵션 행사 이전에 마무리 될 것이란 분석이다.

초단기간 내 막대한 규모의 매도물량이 쏟아지면서 회사 주가에도 큰 타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FI의 평가차익이 실제 처분차익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기존 주주들의 주식가치가 크게 훼손되고, 상응하는 이익이 FI 측으로 대거 이전되는 구조가 불가피해진 양상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SAMG엔터는 전일 권면총액 300억원 규모의 2회차 CB 중 154억원의 전환청구권 행사사실을 공시했다. 전환가액 2만3923원 기준 64만3724주의 신주가 다음달 5일 상장된다.

2회차 CB는 재작년 8월 18일 발행됐으며 전환권 행사가능 시점이 2년후로 설정됐다. 올해 전환청구권 행사기일이 도래하자마자 FI측이 즉각적인 전환에 나선 셈이다.

FI 구성은 ▲에이티유-에이스 컬쳐테크 3호 100억원 ▲히스토리투자자문 85억원 ▲NH투자증권 70억원 ▲서울-히스토리 제2호 콘텐츠 신기술조합 ▲미래에셋증권 10억원 등이다. 

가장 많은 투자금을 납입한 에이티유-에이스 컬쳐테크 3호는 SAMG엔터의 최대주주 김수훈 대표이사의 특수관계자로 확인된다. 대형증권사의 경우 신탁업자 지위로서 블라인드 펀드 대상 CB물량을 재매각하는 구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AMG엔터 주가는 CB발행 이후, 특히 올해 들어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연초 1만3150원에 불과했던 주가는 상반기말 연고점인 9만1900원까지 7배가량 치솟았다.

티니핑의 글로벌 파급력 확장 및 상업화 저변 확대 등이 주요 배경이 됐다. 글로벌 유튜브 구독자 5700만, 누적 조회수 323억 초과 등 가시적 지표 성장이 동반됐으며 아시아권에서 티니핑 IP의 위상이 급등했다. 

고공행진하던 회사 주가는 FI측의 전환청구권 행사 수일 전부터 급락세로 전환했다. 이달 12일 8만2600원에 달하던 주가는 3거래일 연속 하락을 거듭해 전환청구일(18일) 기준 5만9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무려 28%가량 급락한 것이다.

이 시기 SAMG엔터의 상반기 실적 발표도 겹쳤는데, 가시적인 실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FI 엑시트라는 초대형 악재를 덮기에는 부족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SAMG엔터는 올해 상반기말 기준 매출액 711억원, 영업이익 116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성장률은 전년 동기(496억원) 대비 43%에 달했으며, 원가율 개선에 힘입어 영업손익 역시 전년 동기 96억 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

결국 기업 밸류와는 별개로 대규모 매도물량의 출회가 주가에 가장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여겨지는 양상이다.

문제는 현 수준의 주가를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수일간의 28% 주가 급락은 전환물량의 매도를 우려하는 기존 투자자들의 선제적 이탈만으로 발생한 수치다. 실제 FI측 물량이 장내매도될 경우 전환가까지 막대한 주가 하방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

먼저 전환된 154억원 규모의 물량 외에 잔여 146억원 규모의 CB 역시 6개월 내 전량 전환청구될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는 회사측의 콜옵션 행사가능 시점이 6개월 후 도래하기 때문이다. 당초 CB계약상 전환권 행사가능 시점은 발행일로부터 2년후, 풋·콜옵션의 행사가능 시점은 2년 6개월 후로 책정됐다. 콜옵션은 회사 또는 회사가 지정한 제3자가 FI측의 CB물량을 전환가에 매도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시가가 전환가를 크게 웃도는 상황에서는 콜옵션이 행사되는 규모 만큼 FI 측이 평가손실을 보는 구조다.

이로 인해 사실상 권면 300억원 규모의 CB가 6개월내 전량 전환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 이는 총 125억4023주, 현 상장주식총수(883만7430주) 대비 14.19% 수준의 잠재적 매도물량이 단기간 내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기정사실화된 매도물량의 발생이 기업의 밸류 관련 모든 변수들을 능가하는 주요 악재로 작용하는 상황”이라며 “기존 주주들의 선제적 이탈에 FI 엑시트가 겹치면서 주가가 큰 위기에 직면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나마 최대주주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3분의 1가량의 CB물량에 대해 최대주주 측이 책임있는 선택을 내리길 바랄 수밖에 없어 보이는데, 가령 전환권은 행사하되 매도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기대할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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