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나생명, 건강보험 시책 최대 2900% 지급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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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후 수익성 확보에 유리한 보장성 보험의 판매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법인보험대리점(GA) 시책도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라이나생명은 최근 GA 채널에서 건강보험 판매 시책을 최대 2900%까지 내걸었다. 지난달에 이어 이달도 생명보험사의 시책은 2000%를 넘겼다.

시책은 보험사가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 외에 지급하는 추가 인센티브로, 통상 초회보험료를 기준으로 지급한다. 보험사들은 높은 시책을 통해 설계사의 동기부여를 강화하고 신계약 확대에 나서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으로 편입된 동양생명의 시책은 2000%로 증가했고, ABL생명은 1800%에 더해 일정 금액 이상 계약 시 가전제품을 추가로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운영 중이다. 이 외에도 ▲신한라이프 2300% ▲흥국생명 2200% ▲KB라이프생명 2150% 등 보험사가 건강보험을 중심으로 고강도 시책을 지급한다.

보험업계의 이런 움직임은 IFRS17 도입에 따른 수익 구조 변화에서 비롯됐다. 새 회계기준에서 보험서비스마진(CSM)이 보험사의 미래 수익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부각되면서 마진이 큰 보장성 보험으로 판매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 하에선 CSM이 보험사 미래 이익 지표가 되다 보니 건강보험 시장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다”며 “신계약 확보를 위해 공격적으로 영업 채널 시책을 늘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사업비 급증...자본건전성 악화 우려

건강보험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시책 경쟁이 과열됨에 따라 보험사들의 사업비 지출도 빠르게 늘어나는 양상이다. 새 회계기준에선 보험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사용한 사업비를 이연 처리할 수 있어, 사업비 지출 부담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생명보험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생명보험업계 사업비 총액은 5조9660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5332억원) 대비 7.8% 증가했다. 월평균 2조원 가량이 사업비에 쓰였으며, 3월에는 보험료 인상 전 절판마케팅으로 매출이 늘어나면서 2조3000억원까지 상승했다.

문제는 사업비 증가가 지속되면 자본건전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앞서 1일 ‘보험산업 건정성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시장금리 하락과 함께 장기보장성 상품 판매 쏠림 등 영향으로 최근 새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이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생명보험사의 올해 1분기 킥스 비율은 190.7%로 킥스 도입 후 처음으로 200% 밑으로 떨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속적인 시장금리 하락과 함께 IFRS17 도입 이후 판매 경쟁과 장기 보장성 상품 판매 쏠림 현상 등으로 건전성 관리가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라며 “그동안 여러 정책적 노력으로 과도한 판매 경쟁이 완화됐지만, 이러한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건전성 관리 체계를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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