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삭스 국내 첫 대규모 전시
9월까지 DDP 뮤지엄 전시1관서
작가는 이 공간을 우주선으로 여긴다. 전시 역시 바로 그 상상에서 출발한다. 비록 합판 등으로 제작됐으나 크기만큼은 실제인 아폴로 11호 달 착륙선도 전시장 한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다.
“이 공간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환상적이죠. 학교 다닐 때 자하 하디드(1950-2016)를 봤는데, 검정 캘리백을 들고 다니던 진짜 멋진 학생이었어요. 반면 저는 옆자리에 앉은 평범한 이에 불과했고요. 괜히 주눅이 들곤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 건물은 그런 자하 하디드를 아주 잘 보여 주는 건물”이라며 “4만 5000장의 알루미늄 패널 등 그 모든 게 건물에 응집돼 있다. 하나의 우주선처럼 말이다. 그래서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지붕에 착륙하는 모습을 상상했다”고 덧붙였다.
현대카드는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를 통해 작가 톰 삭스Tom Sachs·b.1966의 개인전을 오는 9월 7일까지 DDP 뮤지엄 전시1관에서 개최한다. 삭스의 국내 첫 대규모 전시로, 다섯 번째 우주 탐사 미션이자 최신작인 ‘스페이스 프로그램: 무한대Space Program: Infinity’를 한자리서 선보인다. 지난 미션에 사용된 작품과 탐사 중 발굴한 유물, 이번을 위해 새로 제작된 신작을 함께 선보인다.
흔한 산업 재료를 다루면서도 이를 치밀히 결합해 새로 빚어낸다.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삭스는 사물을 낯선 방식으로 재조합하는 브리콜라주Bricolage 방식으로 그간 독창적 조형 세계를 구축해 왔다. 지난 2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삭스는 “삼성 컴퓨터처럼 완벽한 것도 있다. 너무 아름답고 완벽해서 흠잡을 데가 없다”면서 “하지만 예술가는 흔적을 남길 수 있어야 한다. 가공되지 않은 날것 그대로를 오히려 자랑스럽게 보여 주는 것이 내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젊은이들이 부디 망치 쓰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아울러 진정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찾아내라는 부탁도 같이 전했다. “열심히 일하고, AI인공지능를 적극 활용하고, 동시에 망치도 잘 써야죠.(웃음) 좋아하는 일을 찾으면 거기에 시간을 쏟아야 해요. 중독되라는 건 절대 아니에요. 성취감을 줄 만한 걸로, 여러분을 가르칠 수 있는 걸로 만들라는 겁니다.” 삭스의 말이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영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