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한약 표준화·과학화 노력 담긴 한약재 가공시설
연간 800톤 한약재 가공·일일 1500명 분 한약 조제
처방부터 조제·포장·배송 등 전과정 과학화·자동화 시스템
‘한방의 현대화’를 이끄는 자생한방병원의 30여년간 노력이 담긴 제조시설이 있다.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 한약 통합조제시설인 ‘자생메디바이오센터’다. 과거의 탕전실을 현대화된 시설과 장비로 재탄생시킨 자생메디바이오센터는 원재료 분석·검증부터 조제, 배송까지 제공하고 있다.
2023년 10월 출범한 자생메디바이오센터는 국민들이 한약에 대해 안심할 수 있도록 한약의 안전성, 효과성을 세간에 널리 알리기 위해 조성됐다.
자생메디바이오센터를 방문한 이들이 먼저 느끼는 것은 그 규모와 향이다. 자생메디바이오센터의 규모는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총 7000평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크다. 한약과 약침을 조제하는 시설부터 한약재 가공 및 품질검사 시설, 조제용수 관리시설, 배송시설 등이 한 곳에 모여있다.
건물 내부에 들어서게 되면 은은한 한약의 향을 맡을 수 있다. 자생메디바이오센터는 자체 안전성, 유효성 평가가 가능한 품질관리 시설이 포함됐다. 실제로 센터에서는 연간 약 800톤에 달하는 한약재 가공, 일일 1500명분의 한약 조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자생메디바이오센터의 현대화된 한약재 생산 시설을 살펴볼 수 있는 곳은 3층에 위치한 공간이다. 3층에는 자생 한방의 원료가 되는 의약품용 한약재가 생산되는 한약재 품질관리 시설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서 만드는 한약에 들어가는 모든 원재료를 분석하고 검증한다.
일반 식품용 한약재는 누구나 구입이 가능하지만 의약품용 한약재는 차이가 있다. 2015년 hGMP(한약재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인증 제도가 전면 의무화되면서 한의원·한방병원에서는 엄격한 절차를 거친 한약재 규격품만을 활용해 한약을 조제해야 한다.
자생메디바이오센터의 한약재 가공 및 공급 인프라는 식약처의 hGMP(한약재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실사를 거쳐 인증을 획득했다. 2018년부터 실시한 hGMP 우수업체 선정에서도 5년 연속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자생메디바이오센터는 그동안 품질 관련된 행정처분을 1회도 받지 않으며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한약 원재료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농약, 중금속 안정성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원료를 공급하는 만큼 자생은 녹용, 침향, 사향 등 약재별로 유효성분이 뛰어난 전세계 원산지 곳곳에서 공수하고 있다. 원료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배치된 질량분석기를 활용해 미량의 농약까지 찾아낼 수 있다. 한 가지 약재당 중금속, 잔류 농약 등에 대한 100개 이상의 검사가 이뤄진다.
한약재 유효 성분을 정제한 ‘약침’도 생산된다. 일반 약침과 함께 신바로 약침이 생산되는 점이 주목된다. 신바로약침은 연골보호 효과가 입증됐으며 2003년 미국물질특허를 받은 신바로메틴 성분이 함유됐다.
약침의 안전성 검사도 매우 까다롭다. 자생한방병원은 약침을 14일간 배양 시간을 거쳐 균이 없다는 것을 완벽하게 확인하고 있다. 무작위로 고른 샘플을 통해 약 2년간 보관하며 논란을 잠재우겠다는 목표다.
이러한 작업 현황을 통유리창으로 살펴볼 수 있게 조성해 신뢰성을 더욱 높였다.
한약 조제가 이뤄지는 한약 조제 원외탕전실은 2층에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는 처방부터 조제, 품질검사, 포장, 배송까지 한약 조제의 모든 과정을 자생이 직접 관리하는 곳이다. 자생한방병원의 상징과 같은 청파전, 신바로약침, 육공단 등도 모두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한약 탕전은 센터 내 전문 한약사들에게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처방전에서부터 시작된다. 한약사들은 한약재를 검수하고 조제를 진행한다. 조제가 완료되면 환자 인식표를 부착한 뒤 탕전기에 넣어져 추출단계로 넘어간다.
무압력방식(대류순환식) 탕전기는 한약재 성분의 효율적인 추출과 한약 맛의 부드러움을 극대화한다.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최적의 시간, 압력, 온도 등을 설정해 정확하고 표준화된 조제가 가능하다.
또 층마다 독립적으로 구축된 공기조화시스템(HVAC System)이 최적의 조제 환경을 위한 깨끗한 공기와 적절한 온·습도를 유지해 준다. 무균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작업 공간에 마련돼 그 청결함을 확인할 수 있다.
처방에 맞게 추출된 탕전액은 전용 배관을 통해 지정된 충진기로 흘러간다. 스파우트팩에 충진이 완료되면 용량과 외관 검수 후 레토르트 멸균기에서 고온·고압의 멸균 작업이 진행된다.
한약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한약재 관리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물’이다. 자생메디바이오센터는 한약재를 세척하거나 조제하는 과정에 사용되는 모든 물을 건물 지하의 대규모 수처리시설에서 24시간 관리한다. 마이크로, 카본, 멤브레인필터로 이어지는 역삼투압방식과 전기탈이온방식(EDI) 시스템으로 정수한 정제수에 유기체탄소, 전도도, 미생물 검사 등을 깐깐하게 진행해 불순물이 전혀 없는 무결점 상태를 유지한다.
자생한방병원은 자생메디바이오센터를 세우면서 설립자인 신준식 박사 가문의 이념을 담았다. 신준식 박사의 선친인 독립운동가이자 의사인 신광렬 선생의 ‘긍휼지심(矜恤之心)’ 정신이다. 긍휼지심이란 환자의 아픔을 내 가족의 아픔처럼 느껴 진심으로 열과 성을 다해 진료에 임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이러한 정신을 담은 제이에스뮤지엄을 자생메디바이오센터 4층에 마련해 한방 비수술 치료법역사와 한의학의 세계화 활동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영상미디어를 마련했다.
자생메디바이오센터는 한방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현대화된 시설과 엄격한 관리를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다.
자생한방병원 측은 “자생메디바이오센터는 연구와 시설 등 꾸준히 R&D 투자를 지속해 첩약을 비롯한 약침, 환약 등 한약 보장성 강화를 위한 근거와 기준들을 제시해나가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고품질의 안전한 한약을 조제하는 첨단 핵심시설로 거듭나 국내를 넘어 세계를 향한 한약 발전의 교두보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