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한 N&P그룹 회장, ‘인문과 과학으로 보는 통찰경영’ 출간
“통찰력 기반 리더십이 글로벌 스탠다드 될 것”

이승한 넥스트앤파트너스(N&P)그룹 회장이 18일 서울 강남구 북쌔즈에서 열린 ‘인문과 과학으로 보는 통찰경영’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2.18) 사진제공=넥스트앤파트너스
이승한 넥스트앤파트너스(N&P)그룹 회장이 18일 서울 강남구 북쌔즈에서 열린 ‘인문과 과학으로 보는 통찰경영’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2.18) 사진제공=넥스트앤파트너스

대한민국이 세계에 ‘K-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K팝, K드라마에서 시작된 문화예술 분야의 성공이 K푸드, K조선, K방산, K패션 등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놀라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왜 ‘K경영’은 없을까? 이에 대한 의문에 답을 찾아주는 지침서가 나왔다. 

‘인문과 과학으로 보는 통찰경영’. 한국 경영계에서는 그 이름 석 자만으로도 통하는 이승한 N&P(넥스트앤파트너스)그룹 회장이 8명의 공저자 맨 위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이 회장은 삼성을 거쳐 홈플러스를 창립하고 15년간 CEO로 재직하며, 한국 유통업계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킨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부제 ‘K-경영이 글로벌 스탠다드가 된다’가 암시하듯, 이 책에서는 ‘K-경영’이라는 화두를 던진다. 전통적인 경영학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한다. 미래 경영은 통찰의 시선으로 경영의 길을 찾고 통합력으로 조직을 한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K-경영이라는 리더십 모델이 글로벌 경영의 표준이 될 수 있다는 비전을 담고 있다.

이 책의 공저자 면면을 보면 책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가늠할 수 있다. 55년간 경영 현장을 누빈 이 회장과 홈플러스 대표이사를 역임한 설도원 넥스트월드 인사이트 대표이사, 그리고 이평수 경기대 경영학부 교수 등 6명의 현직 교수들이 참여했다. 현장과 연구실이 머리를 맞대고, 인문과 과학이 융합했다. 

‘통찰경영’은 무엇이고, 글로벌 스탠다드가 된다고 역설하는 ‘K-경영’은 무엇을 말하는지, 대표 저자인 이승한 회장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사진=넥스트앤파트너스
사진=넥스트앤파트너스

Q. 이번 책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가요?

- ‘변화의 물결을 읽는 법’입니다. 지금 우리는 디지털 전환, AI 혁명, 공급망 재편 등 큰 변화를 겪고 있죠. 이 책은 그런 변화 속에서 기업들이 어떻게 기회를 잡고,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합니다. 기업들은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 맞춰 자신들의 경영 방식을 조정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합니다. 그 핵심적인 방법이 바로 ‘통찰경영’입니다.

Q. 통찰경영은 좀 생소한 용어인데, 기존 경영이론과 어떤 차별점이 있나요?

- 통찰경영은 인문학적 사유와 과학적 분석을 융합하여 미래를 예측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경영 방식입니다. 기존 경영 이론이 기능적인 측면에 집중했다면, 통찰경영은 변화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을 강조합니다. 단순한 데이터 분석만으로는 위기를 뚫고 앞으로 나가기 힘듭니다. 과거를 다시 보고, 현재를 직시하며, 미래를 바라보는 능력을 키워야 새로운 가치와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Q. K-경영의 강점으로 무엇을 꼽나요?

- 첫 번째는 애국심입니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것은 국민들과 기업인들의 애국심에서 출발합니다. 나보다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정신은 성장의 튼튼한 뿌리가 됐습니다. 다음으로는 비빔밥입니다. 여러 재료를 뒤섞으면 그 특성이 사라지는 것 같지만 하나하나의 식감과 풍미를 살리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절묘한 음식입니다. 즉 융합을 통해 새로운 창조를 이루는 것입니다. 우리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재빠르게 받아들이면서도 그것을 로컬화해 우리 특성에 맞게 변화시키는 재주가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글로컬스탠다드’입니다. 

Q. 그렇다면 이 시기에 왜 K-경영을 강조하는가요?

- 지금 한국경제는 어려운 시기입니다. 세계경제 역시 안갯속입니다. 자국 우선주의로 치닫고 있습니다. 그래서 글로벌 스탠다드가 중요하면서도 글로컬이 더 중요시되는 시대이지요. 다른 나라 것을 받아들여, 그걸 우리 것으로 잘 비벼서 가장 뛰어나게 잘 다듬어야 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Q. ‘K-경영’을 글로벌 스탠다드로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셨는데, 어떻게 가능할까요?

- K-경영은 단순히 기술이나 경영 기법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K-경영의 진짜 핵심은 ‘되게 만드는 리더십’, 즉 ‘됨됨이 리더십’입니다. 이 리더십은 지식과 실행을 넘어서, 윤리적 가치와 도덕적 판단을 바탕으로 기업을 이끌어가는 방식이죠. K-경영은 우리가 가진 독특한 가치관과 경영 철학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적인 경영철학이 전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시점이 온 것입니다.

‘인문과 과학으로 보는 통찰경영’ 공동 저자들이 18일 열린 출간기념회에서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평수 교수 (경기대학교 경영학부 조교수), 최동현 교수 (중앙대학교 경영경제대 국제물류학과), 김범수 교수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이승한 회장 (N&P그룹 회장/ 홈플러스 창업회장), 김연성 교수 (인하대학교 경영학과), 이성호 교수 (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부), 설도원 대표 ((주)넥스트월드 인사이트). 사진=넥스트앤파트너스
‘인문과 과학으로 보는 통찰경영’ 공동 저자들이 18일 열린 출간기념회에서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평수 교수 (경기대학교 경영학부 조교수), 최동현 교수 (중앙대학교 경영경제대 국제물류학과), 김범수 교수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이승한 회장 (N&P그룹 회장/ 홈플러스 창업회장), 김연성 교수 (인하대학교 경영학과), 이성호 교수 (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부), 설도원 대표 ((주)넥스트월드 인사이트). 사진=넥스트앤파트너스

Q. ‘인문과 과학의 융합’을 강조하시는데 경영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나요?

- 경영은 이제 더 이상 단순한 숫자나 전략적 계획에 그치지 않습니다. 우리는 경제학, 경영학, 심리학 등 여러 분야의 지식을 통합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특히, 인문학적 사유와 과학적 분석을 결합하는 것이 중요하죠. 기업 경영도 사실 ‘예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창의적인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에, 인문학적 사고가 큰 도움이 됩니다. 반면 과학적 분석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필수적이죠. 그래서 이 두 가지를 융합한 접근이 경영에 있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Q. ‘됨됨이 리더십’을 중요한 경영 요소로 제시하셨습니다. 이 리더십의 핵심 요소는 무엇인가요?

- ‘됨됨이 리더십’은 단순한 관리자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고 지속 가능성을 이끌어내는 리더십을 말합니다. 이 리더십은 지식(Knowing)과 실행(Doing)을 넘어, 윤리적 가치와 도덕적 판단(Being)이 결합된 것입니다. 제가 책에서 강조한 12가지 덕목은 바로 이러한 리더십을 상징합니다. 예를 들어, ‘정직과 투명한 소통’은 리더가 구성원들과 신뢰를 쌓는 데 중요한 요소이고, ‘회복 탄력성과 지속가능성’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입니다. 이런 덕목들이 경영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Q. 기업들이 ‘ESG 경영’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책에서 어떻게 다루셨나요?

- ESG는 단순히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신경 쓰는 것을 넘어, 기업의 성장 전략에 핵심적으로 반영되어야 합니다. 기업은 이제 성장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도 다해야 한다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이 책에서는 ESG 경영을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면서도 사회적 기여를 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는 방법에 대해 다룹니다. 또한, ESG 경영을 통해 기업의 브랜드 가치가 어떻게 상승할 수 있는지, 그것이 결국 장기적인 기업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설명합니다.

Q. 이 책이 경영자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이 책은 단순한 이론서가 아닙니다. 경영자들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과 사례를 담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환경에 맞는 경영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특히, 지금과 같은 급변하는 시대에 필요한 통찰력을 얻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경영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입니다. 완독 후에도 언제든지 필요한 부분을 다시 참고하며 실전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Q. 끝으로 경영 관련 저서는 이 책이 완결편인가요, 아니면 출판 계획이 더 있으신가요? 

- 제가 지금까지 경험과 공부를 모두 모아 이번 책을 출간했습니다만, 완결편은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우선 세상은 계속 변할 것입니다. 저도 계속 공부하고 더 많은 경험을 쌓겠지요. 특히 디지털과 AI가 세상의 중심 화두가 되는 시대가 됐습니다. 인공지능, 빅 데이터, 플랫폼 경제 등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업 경영 환경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리더들은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하며, 어떻게 조직을 이끌어야 할까요? 이런 점을 다룬다면 디지털 시대의 리더십에 대한 고민이 다음 책에 담기지 않을까 싶은데, 조금 더 공부하고 시간이 지나야 윤곽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승한 회장. 사진=넥스트앤파트너스
이승한 회장. 사진=넥스트앤파트너스

<이승한 회장은 누구?>

이승한 회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경영인이자 학자로,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해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전략에 큰 기여를 했다. 1999년 홈플러스 창립자이자 CEO로 취임해, 유통업계 꼴찌였던 홈플러스를 10년 만에 매출 12조 원의 업계 선두로 성장시킨 신화를 기록했다. 2014년 홈플러스 회장직을 퇴임한 후, N&P그룹을 창립, 사회공헌 및 교육 사업에 주력하고 있으며, 2018년 서울 강남에 복합 문화공간 ‘북쌔즈’를 열어 책과 문화 활동을 통한 사회적 기여를 이어가고 있다.

이승한 회장은 또한 숙명여대 석좌교수로 경영학 연구를 지속하며 젊은 경영인들을 위한 멘토 역할을 해왔다. 그는 “단순히 늙기(Getting Old)보다는 나이와 함께 성장(Growing Old)하고 싶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으며, 평생 현역으로 다양한 분야에 대한 연구와 창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경제, 경영, 문화뿐만 아니라 건축과 도시공학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꿈꾸는 청년’으로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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