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 전환청구에 질세라 스톡옵션 행사...대내외 이해관계자간 경쟁적 매도 준비
스톡옵션 행사가액 8400원, CB 전환가 2만8278원...차익구간 주가변동성↑
1회차 CB 400억 중 미전환 물량만 323억...채무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도

뉴로메카를 둘러싼 내·외부 이해관계자들의 경쟁적 주식 매도가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환사채(CB) 재무적투자자(FI)들이 엑시트를 위해 전환청구권을 행사하자, 회사 임직원들 역시 보유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대량으로 행사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뉴로메카 CB는 지난해 최저가를 기준으로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이 발생해 전환주식수가 크게 불어난 상태이며, 스톡옵션의 경우 행사가액 대비 시가가 압도적으로 높아 막대한 매도차익이 전망된다. 이에 이해관계자들의 경쟁적 매도에 의해 주가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뉴로메카는 전일 1회차 CB의 전환권 행사 및 스톡옵션 행사 사실을 순차적으로 공시했다.

 

1회차 CB는 권면 400억원 중 77억1000만원의 물량이 먼저 전환청구됐다. 전환가액은 지난해 9월경 3만5347원에서 2만8278원으로 리픽싱됐다. 신규 전환가 기준 이번에 청구된 전환물량의 규모는 27만2649주에 달한다. 미전환 물량 322억9000만원의 전환가능 주식수는 114만1877주에 달한다.

 

스톡옵션은 전일 18만8773주가 행사됐으며, 미행사 잔여물량은 13만2477주가 남게 됐다. 행사가액은 8400원이다.

 

CB 투자자들의 엑시트가 시작되려는 조짐이 보이자, 스톡옵션을 보유한 회사 임직원들 역시 발빠르게 주식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향후 양측은 차익을 최대한 선점하기 위해 보유 주식을 경쟁적으로 매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로메카 주가는 전일 종가 기준 3만3800원을 기록했다. CB 전환가(2만8278원) 기준 19.52%의 평가수익률이 전망되며, 스톡옵션 행사가액(8400원) 기준 무려 302.38%의 평가수익률이 추산된다.

 

전일 청구된 CB전환물량 및 스톡옵션 물량의 합산 상장예정 주식수는 46만1422주로 현주식총수의 4.35%로 나타난다.

 

적절한 매수세가 부재하는 가운데 양측의 경쟁 매도가 발생할 경우, CB투자자들의 손익분기점인 2만8278원대까지는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적지 않게 됐다. 이후에도 스톡옵션 보유자들은 매도차익실현을 지속할 수 있기에 주가의 ‘바닥’을 가늠하기도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투자업계에서도 뉴로메카의 대내외적 이해관계를 근거로 회사의 주가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해보인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소한 CB투자자들의 평가손익이 손실로 확정되는 전환가액(2만8278원)까지를 최소한의 변동구간으로 보는 분위기다. 주가 측면에서 최선의 상황을 상정하더라도 피하기 어려운 변동구간이라는 의미다.

 

아울러 1회차 CB 권면 400억원이 모두 소화되는 것도 어려워 보이는 양상이다. 막대한 전환물량을 해소할 만큼 회사 주가가 충분히 높지 않은 데다 스톡옵션이라는 매도 경쟁자까지 나타났기 때문이다. 일부 물량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손익분기점에 빠르게 접근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뉴로메카 입장에서는 CB 미전환 물량 규모가 커질수록 상환에 대응하기 위한 재무부담 역시 확대될 전망이다. 뉴로메카는 작년 3분기말 보유현금성 자산이 87억원에 불과한 가운데, 같은해 12월 2회차 CB를 발행해 조달한 금액이 100억원에 불과하다. 1회차 CB의 미전환 물량만 300억원대에 달해 채무상환을 위한 추가 자금조달이 연이어 단행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이해관계자들의 경쟁적 매도가 본격화할 조짐인데, 주가부담 수준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며 “스톡옵션이 매도되는 만큼 상환해야할 CB규모가 커지고, 신규자금조달 압력도 확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채발행이 거듭될수록 전환가는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데, 회사의 주가를 바라보는 시장의 눈높이가 지속적으로 하향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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