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리퍼블릭 지난해 3Q 영업손실 43억원
세계프라임개발, 쌍방울 70억원에 지분 인수

일본 현지 매장 모습. 사진=네이처리퍼블릭
일본 현지 매장 모습. 사진=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속옷 전문기업 쌍방울을 인수했다. 패션과 뷰티 사업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사업 다각화를 위해서는 네이처리퍼블릭의 적자 해소와 쌍방울의 사법 리스크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쌍방울은 기존 최대주주가 광림에서 세계프라임개발로 변경된다. 광림은 쌍방울 전체 주식 63만2297주(지분율 12.04%)를 70억원에 세계프라임개발에 양도했다.

세계프라임개발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지분을 40% 보유한 부동산 임대 회사로 네이처리퍼블릭 계열회사로 분류되고 있다. 나머지 60% 지분은 특수관계자들이 보유하고 있으며 정 대표의 부인인 정숙진 씨는 세계프라임개발 감사를 맡고 있다.

정 대표는 2003년 ‘더 페이스 샵’을 설립하고 이후 2009년 LG생활건강에 매각했다. 이후 화장품 업계서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2010년 ‘네이퍼리퍼블릭’ 운영을 시작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론칭 초반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사업 규모를 늘려갔다. 그러나 2015년 정 대표가 불법 해외 원정 도박을 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네이처리퍼블릭은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2016년 영업손실 96억원을 시작으로 ▲2017년 –13억원 ▲2018년 –32억원 ▲2019년 –26억원 ▲2020년 –203억원 ▲2021년 –38억원으로 6년간 적자가 지속됐다.

오너 리스크와 더불어 화장품 로드숍에서 H&B(헬스&뷰티)플랫폼, 온라인 등으로 유통채널이 변화하고 사드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까지 줄면서 수익성은 악화됐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온라인 채널을 확대하며 2022년 영업이익 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이듬해에도 영업이익 5억원을 기록하며 오랜 적자 고리를 끊어내는 듯했으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 43억원으로 다시 적자 전환했다.

지난 6년간 적자가 이어지면서 재무구조도 악화됐다. 2017년 64%였던 부채비율은 2021년 4000%를 기록한 데 이어 이듬해 자본총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정 대표가 인수한 쌍방울의 경영 상황도 녹록지 않다. 쌍방울은 2023년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로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정 대표가 쌍방울 경영권 양수 절차를 마치면서 일각에서는 무리한 인수가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세계프라임개발의 현금성 자산이 2023년 말 기준 8억7000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지난 22일 입장문을 통해 “주식회사 쌍방울 인수에 대한 의혹과 관련해 추측성 보도를 자제해 달라”며 “결코 무리한 인수가 아닌 것은 물론 사실 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정보나 추측성 내용을 SNS 등 온라인에 게시하거나 공유하는 행위도 자제해 달라”고 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의 수익성도 악화하는 가운데 정 대표가 사법 리스크를 보유한 쌍방울 인수를 통해 사업 다각화를 이룰 수 있을지 미지수다. 네이처리퍼블릭의 해외 매출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9.21%로 해외 유통 채널을 활용해 쌍방울과 사업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이슈가 언급되는 상황이지만 결국 두 기업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쌍방울의 인지도와 네이처리퍼블릭의 유통망 등을 결합할 때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허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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