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변경 소식에 전일 주가 19.28% 급등...“이상급등”
레그테크 ‘한계기업’ 인수...“이일준 회장 M&A 방식과 닮아”
디와이디 작년 3Q 자본잠식률 60%, 총자산(439억) 상회하는 결손금(579억)
984원짜리 CB 500원에 헐값 매각한 사례도...FI측 80% 시세차익
“삼부토건 등의 전형적 주가변동 사례...단기적 재무개선 시그널에 주의”

디와이디 주가가 최대주주 변경 소식과 함께 급등하면서 개인투자자 피해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디와이디는 앞서 최대주주 이일준 회장이 회사의 자기 전환사채(CB)를 헐값에 매각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바 있는데, 금번 경영권 매각 이슈를 불쏘시개로 또 다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에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일준 디와이디 회장은 삼부토건, 대양건설, 녹원씨앤아이, 하이소닉 등 다수 기업을 직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으며, 인수 기업의 재무조정 및 CB발행 등 M&A 기술을 활용해 재무적투자자(FI) 측과 함께 막대한 차익을 얻는 방식의 경영을 반복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디와이디는 전일 최대주주 변경 사실을 공시했다. 금융 규제 자동화 전문기업 레그테크가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납입을 완료하면서 새 최대주주가 됐다.

유상증자의 발행가액은 500원이며, 레그테크는 1727만1158주의 신주를 인수해 14.58%의 지분율을 확보하게 됐다. 기존 최대주주인 이일준 회장은 지분율 4.22%로 2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최대주주 변경 소식과 함께 디와이디 주가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일 코스닥 시장에서 종가 699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일 대비 19.28% 오른 가격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100억원 규모의 외부자금이 수혈됨에 따라, 극심한 자금난에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고 볼 수 있다. 디와이디는 작년 3분기말 보유 현금성 자산이 2억원대에 불과한 유동성 고갈 상태였다.

그러나 이같은 주가변동성 확대에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디와이디의 경영환경이 사실상 한계에 도달한 가운데, 발행가 500원에 M&A를 단행한 레그테크의 투자 의도부터 상식적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디와이디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순손실 규모가 445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누적 순손실 118억원 대비 4배 가까이 적자폭이 확대된 수준이다. 이로 인해 디와이디의 자본총계는 재작년 3분기 390억원에서 작년 3분기 157억원까지 급감했다. 자본총계가 자본금(392억원)을 크게 하회하며 자본잠식률이 60%에 달하는 상태다. 결손금 규모는 579억원으로 자산총계(439억원)마저 상회했다.

막대한 규모의 적자는 물론이고 금번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납입 자본을 고려해도 자본잠식이 해소되지 않는 열악한 재무 상황까지 이중고에 처한 기업을 시가에 인수한 모습이다. 이에 사실상 코스닥 상장사의 CB발행 기능만을 바탕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M&A의 근거가 됐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레그테크의 인수 경향은 그간 이일준 회장의 M&A 방식과 닮아 있는데, 한계기업을 인수해 재무조정 및 CB발행을 통해 FI측과 시세 차익을 공유하는 방식의 배임성 설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이러한 M&A에는 경향적으로 주가 이상급등 현상이 발견되고, 일부 CB투자자들에게 시세차익을 몰아주는 설계가 발견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일준 디와이디 회장은 지난해 11월 회사의 자기CB 수십억원 규모를 FI측에 헐값에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당시 일부 재매각 CB 물량의 경우 회사의 시가가 902원이던 시기, 500원의 헐값에 매도됐다. 

FI 측은 매수 즉시 80% 수준의 평가차익을 얻는 구조인데, 회사의 경영권자가 이같은 편익을 외부투자자 측에 몰아줌으로써 얻는 대가에 관해서는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 다만 이러한 배임성 설계로 인해 디와이디 주가는 작년 11월 984원에 달했던 가격이 같은달 27일 494원까지 급락했으며, 12월 24일에는 399원까지 떨어졌다.

투자업계에서는 이번 레그테크의 인수 역시 사실상 이일준 회장의 새 판짜기 설계에 해당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일준 회장과 레그테크의 이해관계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이일준 회장 입장에서는 단순히 경영권을 넘기는 것만으로 유상증자라는 호재성 이슈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그간 삼부토건 등 계열사의 주가 흐름을 보면 전형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에서 개인투자자 피해를 바탕으로 특정 세력이 차익을 얻는 구조를 보인 것 같다”며 “그 기제는 유상증자 등 단기적 호재성 이슈를 바탕으로 재무개선 시그널을 보내고, CB발행 등 차익실현 가능한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과정의 반복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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