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화생명
사진=한화생명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고령화·저출산 등으로 보험산업이 성장성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회사의 성장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는 ‘보험리더탐구’ 시리즈를 통해 보험사별 대표의 경영 능력을 톺아봤다. (편집자주)

2019년 3월 한화생명 대표이사 자리에 앉은 뒤 세 번째 임기를 보내고 있는 여승주 한화생명 부회장이 보험 본연 업무는 물론 신사업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의 차남인 김동원 사장의 멘토로 알려진 그는 지난달 한화저축은행 인수로 한화금융그룹의 지배구조 개편도 마무리한 모양새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업계는 일찌감치 여 부회장의 3연임을 예상하는 분위기다.

여 부회장은 1960년생으로 경복고, 서강대 수학과를 졸업했다. 1985년 경인에너지(현 한화에너지)에 입사 후 2000년 한화그룹 재무회계담당, 구조조정본부 상무보를 거쳐 2006년 11월 대한생명 재정팀장 상무, 전략기획실 전무 등 요직을 담당했다.

그는 2012년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전략팀에서 근무할 당시 삼성그룹 화학계열사 인수를 주도했으며, 2016년엔 한화투자증권 대표로 선임돼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를 수습 후 회사를 흑자로 돌려놨다. 이후 한화생명으로 돌아와 2019년부터 한화생명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 해외 입지 강화...인니 ‘은행’ 이어 미국 ‘증권사’ 인수

여 부회장은 대표 취임 후 새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공을 들였다. 최근 해외 은행, 증권사 등을 인수해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단 포부를 드러내고 있다.

한화생명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법인을 설립해 생명보험 사업을 영위 중이다. 지난해 베트남법인은 누적 손실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괄목할 성과를 보였다. 올 3월엔 1000억동(한화 57억원) 규모의 현금 배당도 단행했다.

아울러 지분투자 형식으로 해외 저변 확대에도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3월엔 인도네시아 ‘리포손보’, 올 4월엔 ‘노부은행’을 인수해 동남아 시장 확장 전략의 거점을 마련했으며, 지난달엔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지분을 인수해 미국에서 직접 금융 상품을 소싱하고 판매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했다.

이처럼 한화생명은 동남아시아에선 성장 시장 확보와 고객 확장 전략을 펴고 있고, 미국에선 자본시장에서 우수한 투자 기회와 인력 확보 전략을 통해 해외사업 강화에 나섰다.

◆ 내년 3월 임기 만료...3연임 ‘청신호’

내년 3월 임기 만료인 여 부회장의 재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김동원 사장의 멘토로 알려진 그는 김 사장이 대표이사직에 올라 일정 기간 함께 경영한 뒤, 용퇴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한화생명은 선임 대표와 후임 대표가 함께 대표를 맡아 경영을 승계한 뒤 선임 대표가 물러나는 방식을 취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 내 재무·전략전문가로 평가받는 그는 지난달 한화저축은행을 자회사로 인수함으로써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계열사 정리도 끝냈다.

한화저축은행은 제조업인 한화솔루션 아래 한화글로벌에셋이 100% 소유했던 회사다. 업계는 이번 한화저축은행 인수로 한화그룹 내 교통 정리는 물론 경영 승계가 시작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화생명 측은 “한화저축은행 인수로 한화 계열사 내 지배구조 재편이 완료됐다”며 “앞으로 추가적인 금융 계열사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없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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