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업계, 아이디어·마케팅 경쟁 치열
인디브랜드 성장에 콜마·코스맥스 호조
“지속 성장 위해 아이디어 창출 중요”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국내 화장품 인디브랜드 수가 3만개를 넘어섰다. 인디브랜드가 해외에서 K뷰티 위상을 높이면서 이를 생산하고 있는 ODM 기업 코스맥스와 한국콜마도 덩달아 실적 호조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인디브랜드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차별성이 모호해진 가운데 이들의 성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 규모는 93억달러(한화 약 13조97억원)로 역대 최고였던 2021년 전체 수출액(92억달러)을 뛰어넘었다. 국내 화장품 수출액이 증가하는 배경에는 중소 인디브랜드의 성장이 한몫했다는 평가다.

식약처 기준 지난해 국내에 등록된 화장품 책임판매 업체 수는 3만1524개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1만5707개에서 약 2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다양한 SNS 플랫폼이 하나의 마케팅 수단이 되면서 기업이 아닌 연예인과 유튜버, 인플루언서도 각각의 브랜드를 론칭해 화장품 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다수의 인디브랜드는 자체 생산공장이 없어 ODM 기업을 통해 화장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ODM(Original Design Manufacturer)은 제조자개발생산으로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제조업체가 제품을 개발하고 유통과 판매까지 담당한다. 기업이 제품을 설계하고, 생산만 제3자 제조업체가 담당하는 OEM(Original Eqiupment Manufacturer)과는 차이가 있다.

스맥스 평택 2공장 전경. 사진=코스맥스
스맥스 평택 2공장 전경. 사진=코스맥스

국내 투톱으로 불리는 ODM 기업 코스맥스와 한국콜마가 체계적인 연구·개발 시스템을 구축한 덕분에 전문 사업가가 아니어도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기 쉬운 환경이 됐다.

코스맥스는 비즈니스 온라인 플랫폼 ‘코스맥스플러스’를 통해 화장품 생산과 관련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략 시장 및 채널을 고려한 브랜드 콘셉트 제안을 시작으로 ▲상품 포트폴리오 설계 및 제안 ▲상품 개발 (제품 개발 의뢰, 연구소 내용물 개발 및 샘플 제조, 안정성 테스트 등) ▲브랜드 및 패키지 디자인 개발 ▲네이밍 설계 및 제안 등 절차로 진행된다.

코스맥스 측은 “해외 진출 여부 및 고객사별 의뢰 사항 등에 따라 세부 프로세스와 화장품 만드는 시간은 각각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콜마의 화장품 생산 과정도 비슷하다. 한국콜마는 R&D센터로부터 트렌드 예측 및 신제품 개발을 진행한다. 개발에는 ▲안정도 테스트 ▲생산 ▲출고 과정 등이 포함된다. 이후 마케팅을 걸쳐 제품을 판매한다.

한국콜마 측은 “만드는 기간은 6~12개월 소요되나 고객사가 요구하는 사항과 샘플을 주고받는 일이 많아지면 화장품 만드는 일정에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구축한 PPS 서비스를 통해 최대 3개월까지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PPS는 이미 개발이 완료된 제형과 용기를 다양하게 구축해 고객사가 원하는 옵션을 선택만 하면 바로 생산할 수 있는 서비스다. PPS를 이용하면 화장품 개발 단계에서 상대적으로 시간 소요가 많은 제형 샘플 제조 및 협의 과정을 줄일 수 있다.

이처럼 ODM 기업이 그동안 쌓은 노하우와 연구개발을 통해 인디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 위상을 높이면서 코스맥스와 한국콜마의 실적도 나날이 성장세다.

코스맥스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1조6081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콜마 연결 기준 매출은 1조86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1% 증가했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한국콜마 종합기술원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한국콜마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한국콜마 종합기술원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한국콜마

다만 인디브랜드가 많아지면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ODM 기업이 만드는 제품은 표준화돼 생산 및 제작에 시간을 절감해 주지만 인디브랜드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브랜드 독창성이 옅어지고 차별성이 모호해져 장수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 사업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생겨난 지 얼마 안 된 인디브랜드는 경영상 위기 상황을 대처하는 시스템이 미흡해 이를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각 국가별 전략 수립과 ESG 경영 등 중장기적 사업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유튜버나 인플루언서들의 아이디어 창출로 인디브랜드가 많아지면서 화장품 산업을 활성화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일부는 유사 제품도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이디어만 있어도 적은 자본으로 공장 없이 ODM 업체에 맡겨 브랜드를 만들 수 있고 소량만 생산해 주는 업체도 있어 누구나 쉽게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며 “중소, 중견 기업들이 선전하면서 당분간은 유럽,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 인디브랜드의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지만 지속 가능한 성장성을 위해서는 계속 창의적인 아이디어 발굴에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허서우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