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열린 한미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제51기 정기 주주총회. 사진=연합뉴스
지난 3월 열린 한미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제51기 정기 주주총회. 사진=연합뉴스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등 3자 연합 측이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제기한 안건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인 국민연금공단이 중립을 선언했다. 경영권 분쟁 결과는 소액주주 표심에 달려있다는 관측이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26일 회의를 열고 오는 28일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주주 총회에서 이사회 이사 수를 기존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안에 중립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의 이사 선임안에 대해서도 중립을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9월 기준 6.04%를 보유한 상태로, 한발 빼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국민연금의 이같은 선택은 어느 한쪽 편을 들기 부담스러워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모녀 측 안건에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차남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측이 승리했다.

앞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고 임성기 회장의 아내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 딸 임주현 부회장 등 3자 연합 측은 이번 정관 변경안을 제안했다. 이번 임시 주주총회도 3자 연합이 요청해 소집됐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총 9명이다. 다만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종윤·종훈 형제와 형제 측 인사가 선임됐다. 이에 양측의 이사 수는 5대 4 구도로, 형제 측이 유리해졌다.

이에 3자 연합은 정관변경과 추가 이사 선임을 요청해 이사회 구도를 6대 5로 바꾸려고 하고 있다.

3자 연합이 확보한 지분은 3분기 말 기준 44.97%다. 장·차남 측 지분인 25.62%과 19.35%포인트 높다.

다만, 정관 변경은 출석한 주식 수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이에 양측 모두 추가로 표를 확보해야 하는 입장이다.

캐스팅 보트인 국민연금의 중립 의결권 행사로, 앞으로 경영권 분쟁 결과는 소액주주의 표심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소액주주 보유 지분은 9월 말 기준 23.25%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은 정관 변경안에 반대를 권하고 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 글래스루이스를 비롯해 국내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 등도 반대를 권고한 상태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지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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