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3Q 영업손실 460억원…“해외·온라인·시내면세점 주력”
신세계, 첫 희망퇴직 단행…인천공항 T2에 ‘신세계 존’ 마련
면세업계의 보릿고개가 길어지고 있다. 관광객의 소비패턴 변화와 고환율 여파로 면세 소비가 둔화하면서 각 면세점은 살길을 찾는 모습이다. 영업손실을 기록한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올해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동시에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한 타개책을 모색하고 있다.
21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194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273억원) 대비 10.1% 감소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면세점 방문을 관광 코스에 넣던 단체 관광객이 줄고 개별 관광객이 늘어난 영향이다.
또 고물가·고환율 장기화로 면세업계는 실적에 직격타를 맞았다. 올해 3분기 롯데면세점의 매출은 7994억원, 영업손실은 46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약 4.5배 증가하면서 지난해 3분기 적자 전환 이후 5개 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롯데면세점은 지난 6월 비상 경영에 돌입, 8월에는 희망퇴직과 직무 전환 교육 등을 실시했다. 퇴직금 및 일회성 비용이 증가하면서 3분기 영업손실 규모가 급격하게 늘어났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의 상황도 비슷하다. 신세계디에프는 올해 3분기 매출 4717억원을 올렸지만 영업손실은 16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이번 적자 전환은 2022년 4분기 이후 8개 분기만이다.
업계 부진으로 적자를 면치 못한 신세계디에프도 이달부터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고강도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디에프는 “코로나19에 이어 중국의 경기 둔화, 고환율, 소비 트렌드 변화 등의 어려운 여건 속에 경영 체질을 개선하고 효율성을 높여 지속 성장의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면세업계는 희망퇴직, 비상경영 실시 등 체질 개선에 힘쓰는 동시에 여행객 수요에 맞춘 전략을 선보이며 수익 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2018년 임대료 부담으로 인천공항에 위치한 매장 일부를 철수했다. 인천공항 매장의 공백을 해외 지점과 온라인면세점, 시내면세점이 대신하고 있다. 현재 롯데면세점은 일본 도쿄·오사카, 베트남 하노이·나트랑·다낭, 호주, 뉴질랜드, 싱가폴 등 6개국에서 13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그 결과 롯데면세점의 3분기 누적 해외 매출 비중은 약 26%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배가량 증가했다. 지난달 재단장한 일본 동경긴자점과 베트남 나트랑공항점도 같은 기간 각각 80%, 60%대 신장률을 보였다. 롯데면세점은 해외 매장 리뉴얼을 통해 5년 내 해외 매출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온라인면세점과 해외면세점에 주력하고 있다”며 “특히 해외에서는 싱가폴 창이공항점과 호주, 베트남 국가에서 성장률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9월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패션과 뷰티 특화 공간인 ‘신세계 존’을 마련하며 브랜드 입점에 집중하고 있다. K뷰티 인기에 따라 최근 신세계면세점은 뷰티 브랜드 입점을 늘리고 있다. 이달 뷰티 브랜드 ‘토코보’의 온라인몰 입점에 이어 지난 19일 ‘포트레’의 오프라인 매장을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선보인다. 뷰티뿐만 아니라 카테고리를 다양화해 내년 상반기에는 럭셔리 브랜드를 모은 듀플렉스(복층) 매장 오픈을 준비 중이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뷰티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면세 업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질 것”이라며 “트렌드를 이끄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발굴해 특별한 가치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허서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