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김기유 사기대출 논란’과 관련해 대출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31일 태광그룹에 따르면 예가람저축은행과 고려저축은행은 지난해 8월 31일 이모씨가 운영하는 부동산시행업체에 각각 100억원과 50억원의 대출을 실시했다.
그룹 내부 감사 결과 해당 대출은 당시 태광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던 김기유 전 경영협의회 의장이 이씨의 부탁을 받고 이은우 예가람·고려저축은행 대표에게 지시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태광그룹은 김기유·이은우 등을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 수사 결과 이번 사건은 허위 서류와 차명 계좌가 동원된 사기대출로 확인됐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김 전 의장은 2007년경 ‘드로잉컬처’ 모임에서 이씨를 처음 알게된 뒤 수십 차례에 걸쳐 골프 비용을 대납해 주는 등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또 김 전 의장은 시중은행 지점장 출신인 이은우 대표를 2022년 5월 고려저축은행 대표로 영입했고, 이듬해 4월부터 예가람저축은행 대표를 겸직시켰다.
이후 이씨는 대출을 신청하면서 ‘토지담보부 차용 약정서’와 ‘차용증 이행 합의서’를 제출했는데, 해당 서류들은 이씨가 제3자와 짜고 허위로 작성한 가짜 서류였다. 대출금 150억원 중 100억원은 가짜 채권자 명의의 차명 계좌로 입금됐고, 이씨는 이를 9월 1일 본인 및 다른 차명 계좌로 전액 이체한 뒤 87억원을 횡령해 주식에 투자하거나 자신이 운영하는 다른 법인의 운영자금으로 전용하는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다.
이씨는 대출금 중 40억원을 자기앞수표로 인출했는데 이중 1000만원권 1매가 김 전 의장 부인의 계좌에 입금된 것이 확인됐다
해당 대출이 부실로 확인됨에 따라 예가람저축은행은 대출금 100억원 중 94억원을, 고려저축은행은 대출금 50억 전액을 손실 처리하고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이에 따라 예가람저축은행의 지급여력비율(BIS)는 14.8%에서 13.9%로 0.9%p 하락했다. 다만 이는 금융 당국 권고기준치(11%)를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지난 8월 대출금 중 이자 납부용으로 예가람저축은행 계좌에 미인출 상태로 남아있던 6억원을 회수했다.
예가람·고려저축은행은 최근 사기대출을 주도한 이은우 대표와 이씨 등을 상대로 피해 원금144억원과 이자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예가람·고려저축은행은 최근 “김 전 의장은 이 사건이 일어나게 만든 실질적인 총책이며, 범죄를 직접 실행한 관련자들을 맺어주고 뒤에서 조정한 인물이니 철저한 수사를 통해 김 전 의장과 그 일당들의 범행을 낱낱이 밝혀 달라”는 내용의 엄벌요청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그룹 관계자는 “자체 감사를 통해 사기대출을 조기에 적발했으나 고객들의 소중한 예금을 대출 피해에 노출시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리며, 소송과 가압류를 포함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채권 회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