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영업익 1142억원…전년 동기 比 53.1% 감소
리스크 관리 ‘속도’…가산동 연구소 부지개발 본PF 전환
올해 3분기 ‘어닝쇼크’ 급 성적을 받은 현대건설이 우발채무 리스크 관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가양동 복합개발 사업’의 본PF 주관사를 선정한 데 이어 ‘가산동 연구소 부지개발’의 본PF 전환에도 성공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험을 줄여 실적 반등 기반을 다지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
3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올해 3분기 잠정 누적 매출액은 25조423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21조530억원 대비 20.8% 증가한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125억원, 당기순이익은 3946억원으로 각각 20%, 27.5% 감소했다.
3분기 기준으로는 매출액 8조2569억원과 영업이익 114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5.1%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53.1% 줄었다. 당기순이익 또한 401억원으로 77.9% 역성장했다. 주요 원자잿값의 오름세와 현장 안전·품질 비용 확대 등 원가율 증가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떨어졌다.
실적은 악화했지만, 리스크 관리가 순항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앞서 현대건설은 자율공시를 통해 PF 관리체계 구축에 관련한 계획을 발표하며 리스크 대응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먼저 ‘리스크 관리 협의체’를 신설해 협의체가 PF 운영 정책의 제정·개정과 한도 설정 등 PF 우발채무 리스크 수준을 관리한다. 특히 책임준공을 포함한 신용공여, 지분투자 등 사업의 안정성과 발생할 수 있는 손실 위험도 담당하게 된다.
우발채무도 속속 정리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서울 가산동 ‘LG전자 가산A·가산B 연구소 부지개발’이 본 PF 전환에 성공했다. 이 2곳에는 지하 5층~지상 20층 규모의 지식산업센터가 건립될 예정이다. 오는 2025년 2월 착공해 2029년 1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 본PF 금액은 가산A가 4500억원, 가산B가 4200억원, 총 8700억원 규모다.
현대건설은 이번 전환을 통해 2715억원의 브리지론 우발채무 리스크를 해소했다. 가산A에 조달한 브리지론 2980억원 가운데 트렌치B 1025억원과 가산B의 브리지론 1690억원 등이다. 본PF에도 현대건설이 신용보강을 제공했으나 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이 낮다.
향후 우발채무 리스크는 더욱 옅어질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이사회에서 서울 ‘가양동 복합개발 사업’에 투입할 3조원 규모 본PF 조달을 승인했다고 공시했다.
이 개발사업은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제2의 코엑스’ 건립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인창개발이 시행을,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총 사업비는 5조원에 달하며, KB증권이 본PF를 대표 주관한다.
이는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부지를 매입한 지 5년여만에 이룬 결과다. 현대건설은 2019년 말 인창개발과 컨소시엄을 꾸려 10만5762㎡ 규모 공장부지를 사들였다. 당초 착공은 2021년 7월, 준공은 2024년 1월 예정이었지만 인허가, 시행사의 재무리스크 등으로 첫 삽도 뜨지 못했다.
이번에 사업이 다시금 진행되면서 현대건설은 앓던 이를 빼게 됐다. 해당 사업지는 현대건설이 1조5000억원 이상의 연대보증을 서고 있다. 현대건설의 부동산 PF 사업장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곳으로 꼽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신설한 리스크관리 협의체는 당사가 진행 중인 대규모 개발사업이 많은만큼, 리스크 관리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의미”라며 “향후 사업 개발과 금융 경쟁력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실행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소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