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이 지난 16일 경기 고양시 소재 농협중앙교육원에서 '새로운 대한민국 농협 조합장 이념교육'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농협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이 지난 16일 경기 고양시 소재 농협중앙교육원에서 '새로운 대한민국 농협 조합장 이념교육'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농협

지난 15일 걸그룹 뉴진스의 멤버인 팜하니씨가 국회에서 ‘직장 내 괴롭힘’ 경험을 눈물로 호소한 가운데, 농협에서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이 지난 5년간 35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에는 농협중앙회 임직원의 직장 내 성희롱 사건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준병 더불어민주당(전북 정읍시·고창군) 의원이 18일 농협조합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농협에서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올해까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징계 처분은 총 35건으로 확인됐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3건 ▲2020년 6건 ▲2021년 6건 ▲2022년 6건 ▲2023년 11건 ▲2024년 3건 등으로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한 징계처분은 매년 이뤄졌다.

기관별로 보면 농협은행이 10건으로 전체 28.6%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NH투자증권·농협경제지주(농경) 각각 7건, 농협경제지주(축산경제) 4건, 농협중앙회·농협손해보험·농협생명 각각 2건, 농협금융지주 1건 등으로 드러났다.

징계사유는 대부분 모욕적 언행, 부당한 업무지시, 임직원 행동강령 위반, 갑질 등 전형적인 직장 내 괴롭힘이었으나, 성희롱 및 성추행·신체적 괴롭힘과 같은 성비위 문제도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징계는 견책이나 감봉 등 경징계가 18건으로 51%, 정직 이상의 중징계가 17건(49%)이었다. 도급업체 직원·지점 직원·팀원들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직장 내 성희롱·성추행 등 5건에 대해서는 징계해직 처분이 내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하급직원에 대한 폭언과 갑질, 윤리강령·임직원 행동강령 위반이나 성희롱 등 11건은 견책으로 끝나 ‘솜방망이’ 처분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농협중앙회 임직원의 직장 내 괴롭힘도 확인됐다. 직장 내 성희롱 문제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감봉 3개월이라는 ‘경징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해수위 소속의 김선교 국민의힘(경기 여주시·양평군)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여간(20219~2024.9) 농업중앙회 임직원 징계 현황’에 따르면, 농협중앙회 임직원의 징계 인원은 지난 ▲2019년 6명 ▲2020년 13명 ▲2021년 10명 ▲2022년 9명 ▲2023년 7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올해 9월 기준으로 10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윤준병 의원은 “직장 내 괴롭힘은 당사자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만큼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고, 만약 발생할 경우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농협 내 조직문화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김선교 의원은 “농협을 대표하는 중앙회의 임직원 징계가 매년 반복되어 철저한 대책이 요구된다”며, “관련 교육 강화 및 강력한 처벌 등을 통해 같은 문제를 반복하지 않는 등 국민적 신뢰 회복 및 모범을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지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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