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수년간 주가·지배구조 논란에 비판받아
방경만, 적극 환원 이어 밸류업 프로그램 예고
구체적 내용 미공개에도 증권가 기대감 고조
KT&G가 방경만 사장 체제를 맞아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올해 하반기에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발표까지 예고했다. KT&G가 수년간 낮은 주가와 지배구조 등으로 비판받았던 만큼 새로운 체제를 맞아 논란을 사전조치를 통해 방지하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밸류업 제고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하면서 다음달 중으로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 4분기 연계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와 관련돼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기업 밸류업 상장기업 상장기업 간담회’를 열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참여를 독려했다. 동시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업에 대해 적극적인 세제 지원도 약속했다.
현재까지 기업 가치 제고계획 공시한 기업 중에서 주목되는 기업으로는 KT&G가 있다. KT&G는 지난해 11월 중장기 주주환원 계획을 통해 올해부터 2026년까지 3개년 동안 1조8000억원 규모의 현금 배당과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을 시행하기로 했다.
또 KT&G가 보유 중인 자사주 1000만주도 소각할 계획이다. 지난 2월에도 자사주 350만주(약 3150억원)를 소각했다.
KT&G의 높은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해온 인물로는 방경만 사장이 꼽힌다. 방경만 사장이 선임 이전까지 그룹 비즈니스 총괄부문장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을 맡아 IR활동을 맡아왔기 때문이다.
방경만 사장은 취임 이후에도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해왔다. 지난 6월 공개한 ‘KT&G 리포트’를 통해 앞으로도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동시에 제고할 수 있는 주주 환원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지난 8일 발표한 2분기 실적발표 자료에서도 올해 결산배당을 지난해(5200원)보다 높은 수준으로 지급하며 하반기에 자사주를 약 3500억원 규모로 매입해 소각 등을 약속했다. 또 올해 하반기에는 추가적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할 정책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덕분에 KT&G 주가도 모처럼 우상향을 그렸다. KT&G의 주가는 지난 9일 10만600원에 마무리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KT&G의 주가는 올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8만원~9만원대를 유지하며 상승세를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2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하고 적극적인 환원 정책을 펴면서 하반기부터는 주가가 반등했다.
증권가도 KT&G의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환영하는 모습이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T&G는 지난해 연말 발표한 중장기 주주환원 계획에 따라 하반기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으며 취득 완료 이후 즉시 소각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도 국내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평가되나 하반기 중 새로운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공개하겠다고 공시했다”며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실적 안정성과 확대되는 주주환원은 동사의 투자 매력을 높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도 “KT&G가 CEO 성과평가에 ‘주주이익’을 설정한 것은 중장기 책임경영 및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정부의 밸류업 정책과도 부합한다”고 평가다.
게다가 KT&G가 적극적인 주주환원과 밸류업 프로그램을 연달아 발표하면서 앞으로 생길 수 있는 분쟁 여지를 막을 수 있게 됐다.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는 매년 KT&G의 주주총회 때마다 주주환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고 주장해왔다.
당장 방경만 사장의 선임 여부가 확정된 올해 3월 주총에서도 FCP는 KT&G의 주주환원 정책을 비판해왔다. 이에 방경만 사장도 논란이 야기될 여지가 있는 주주환원 문제를 사전적으로 해결하는 정책을 펴오면서 논란 자체를 막고 있다.
KT&G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도 기업의 지속성장 동력인 핵심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와 국내외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